[비즈니스포스트]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가 올해 내건 실적 목표를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3년 연속으로 실적 목표를 채우지 못했다는 정정공시를 낸 터라 '이번에도'라는 시장의 의구심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롯데칠성음료 박윤기 실적 목표 '4번째 약속', 해외 공략으로 '양치기 오명' 벗는다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사진)가 3년 연속 실적 목표를 낮추는 정정공시를 내며 어느덧 세 번째 약속 번복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24일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내부적으로는 올해 가이던스(실적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올해에는 강력한 체질개선과 함께 시장기회를 확대해 생산성 및 원가 경쟁력을 높여 나갈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가이던스로 연결기준 매출 4조1천억 원, 영업이익 2천억 원을 잡았다. 2025년과 비교해 매출은 3.2%, 영업이익은 19.6% 증가하는 것이다.

하지만 롯데칠성음료가 보이는 자신감처럼 박 대표가 목표를 채울 수 있을지를 놓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2023년부터 매해 11월마다 정정공시를 진행하는 등 실적 목표치를 기존보다 하향조정했던 경우가 잦았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기준으로 지난해 실적 전망치를 정정한 곳은 9개 회사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한 곳은 실적이 목표치를 웃돌 가능성이 높다며 '가이던스 상향' 공시를 냈다. 사실상 하향 공시를 낸 곳은 8곳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정정공시가 '예상 밖 변수'에 따른 불가피한 조정이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달성 가능한 수준과 성장세를 종합해 연간 가이던스를 설정해 공시하고 있지만 내수 부진 및 다양한 경영환경 및 대외 변수에 따라 달성에 어려운 상황이 있다"며 "이에 정정공시를 통해 수정된 가이던스를 다시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가이던스를 낮춰 잡는 것은 기업이나 최고경영자(CEO) 입장에서 볼 때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일일 수밖에 없다. 스스로 기업가치를 낮추는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대표는 이런 부담에도 불구하고 진솔하게 정면으로 대응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실적 전망치를 낮춰 잡은 것은 기업 입장에서 달갑지 않은 일일 수 있지만 주주에게 정확하고 투명하게 알리겠다는 취지로 정정공시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점은 박 대표의 주주친화적 경영과 무관하지 않다. 박 대표는 롯데칠성음료 수장으로 취임한 2020년 12월부터 주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데 중점을 둔 최고경영자다. 

실제로 롯데그룹 내 주요 계열사 가운데 롯데칠성음료만큼 기업설명(IR) 자료를 상세하게 쓰는 기업은 없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칠성음료는 IR에 있어서 정말 진심을 보여주는 기업"이라며 "롯데 계열사 가운데 가장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박 대표의 주주친화적 경영도 실적 목표 미달과 관련한 잦은 정정공시 앞에서는 진심이 희석될 수밖에 없다. 시장은 설명의 충실함과 별개로 목표의 신뢰를 먼저 본다는 점에서 가이던스가 해마다 하향 조정되면 IR의 설득력도 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롯데칠성음료 박윤기 실적 목표 '4번째 약속', 해외 공략으로 '양치기 오명' 벗는다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가 2025년 3월25일 제58기 롯데칠성음료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가이던스는 회사가 스스로 세운 약속이라는 점에서도 무게가 무겁다. 한 번의 조정은 변수로 설명될 수 있지만 같은 선택이 반복되면 구조적 한계로 읽힐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를 '회복의 해'로 보고 있다. 원재료와 비용 환경이 안정되면서 판매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노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글로벌 사업도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시장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메가 브랜드 육성과 생산성 우위를 위한 생산·물류 거점 통합 및 자동화를 계획하고 있다.

증권가는 이미 롯데칠성음료의 실적 회복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1년 전과 비교해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시장 트렌드에 맞는 신제품 성과가 나타난다면 의미 있는 매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보틀링 사업 확대, 필리핀 자회사 수익성 개선 본격화, 지역 맞춤형 수출 증가에 따른 해외 실적 기여도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증권가 컨센서스(실적 추정치)는 이미 롯데칠성음료의 가이던스를 상회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올해 실적 추정치는 매출 4조1144억 원, 영업이익 2095억 원이다. 2025년보다 매출은 3.6%, 영업이익은 25.3% 늘어나는 것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원재료가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으며 기존 제품에 대한 보완 및 트렌드에 맞는 신제품 출시로 1년 전보다 판매량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나아가 해외 시장의 적극적 공략으로 시장 저변을 넓히며 수익성 개선 집중을 통해 올해 가이던스를 달성할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