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이 고부가가치 소재(스페셜티)로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마음이 더욱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 부문에서 업황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중국 석유화학 기업들의 추격도 거세지면서다.
24일 LG화학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적은 30일에 발표된다. 증권업계에서는 LG화학의 1분기 실적을 놓고 매출은 12조 원가량, 영업이익은 약 4천억 원을 낼 것으로 바라본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3% 정도, 영업이익은 50% 정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지난해 4분기에 5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기준 영업손실을 봤으나 한 개 분기만에 바로 영업흑자로 전환했다는 점, 기존에 시장 기대치가 2400억 원 수준이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준수한 성적으로 보인다.
다만 신 회장으로서는 사업 부문별로 살펴볼 때 아쉬운 실적일 수 있다. LG화학의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연결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여가 큰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LG화학의 매출 가운데 절반 이상인 6200억 원 안팎, 영업이익의 대부분인 약 3700억 원이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의 연결 실적인 것으로 추정된다.
LG화학이 직접 수행하는 사업에서 선방한 부문은 영업이익 1200억 원가량을 낸 첨단소재 정도이며 주력 석유화학에서는 900억 원 넘게 영업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산된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1분기 실적을 놓고 “수치만 보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한 것이나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 증가가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신 부회장에게 올해 1분기 실적은 현재 추진 중인 고부가가치 소재로 포트폴리오 전환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점이 드러나는 성적표인 셈이다.
신 부회장은 LG화학의 포트폴리오 전환뿐 아니라 석유화학산업 전반에 걸친 고부가제품 중심의 구조조정 대책 마련을 정부에 요구하는 등 한국화학산업협회장으로서 업계를 대표해 목소리를 내고 있기도 하다.
신 부회장은 지난 3월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베터리 2025’에서 “생태계 구축에 있어 LG화학은 과거부터 선도적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기술 투자와 개발, 생산 공정 투자를 통해 생태계 개발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화학업계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해 12월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방안’을 내놓았고 올해 상반기 중으로 구체적 실행안을 내놓는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현재 보스턴컨설팅그룹을 통해 업계 자율로 진행되는 컨설팅 용역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 용역 보고서는 이달 중으로 산업부에 제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 부회장은 지난 3월24일 LG화학의 정기 주주총회를 마친 뒤 정부가 내놓을 경쟁력 제고 방안에 대해 “매우 큰 기대를 갖고 있다”며 “정부와 업계가 합심해 더 노력해야 한다 생각하고 연구개발, 세제 혜택과 같은 분야에서 국책 과제를 통해 협조하는 방안 등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들 사이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데다 특정 산업에 지원 논란, 최근 정치적 상황 등을 고려하면 실행안이 나오는 데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또 마련된 내용이 업계의 눈높이를 맞추기 어려울 수도 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15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 출석해 “정부에서 강력하게 메스를 들이대면 문제의 소지가 있다”며 “업계의 자율적 사업재편안을 보고 최대한 지원하되 못 미치는 부분이 있으면 구조조정 조치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와 정부가 구조조정 등 방안을 마련하는 데 분주한 가운데 최근 중국 석유화학 기업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는 점은 신 부회장의 마음을 더욱 급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석유화학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기초 소재에서 공급을 쏟아내면서 한국 기업들에 업황 악화를 불러왔다. 한국 석유화학 업계가 대응책으로 고부가가치 소재 강화로 방향을 잡았으나 이 역시 중국 석유화학 업계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플라스틱 산업 전시회인 ‘차이나플라스’에는 페트로차이나가 인공위성용 특수 소재를, 킹파가 자동차 내외장재 소재를, 시노캠이 신재생 에너지 관련 소재를 내놓는 등 중국 석유화학 기업들의 고부가가치 소재 전시가 두드러졌다.
석유화학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 석유화학 기업들이 고부가가치 소재 강화로 앞서 나가려 하지만 중국의 석유화학 기업도 기초 소재를 만드는 수준에 그대로 머물러 있지 않을 것”이라며 “민관이 힘을 모아 연구개발 강화 등으로 기술 격차를 유지해야 활로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
석유화학 부문에서 업황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중국 석유화학 기업들의 추격도 거세지면서다.

▲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24일 LG화학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적은 30일에 발표된다. 증권업계에서는 LG화학의 1분기 실적을 놓고 매출은 12조 원가량, 영업이익은 약 4천억 원을 낼 것으로 바라본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3% 정도, 영업이익은 50% 정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지난해 4분기에 5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기준 영업손실을 봤으나 한 개 분기만에 바로 영업흑자로 전환했다는 점, 기존에 시장 기대치가 2400억 원 수준이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준수한 성적으로 보인다.
다만 신 회장으로서는 사업 부문별로 살펴볼 때 아쉬운 실적일 수 있다. LG화학의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연결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여가 큰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LG화학의 매출 가운데 절반 이상인 6200억 원 안팎, 영업이익의 대부분인 약 3700억 원이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의 연결 실적인 것으로 추정된다.
LG화학이 직접 수행하는 사업에서 선방한 부문은 영업이익 1200억 원가량을 낸 첨단소재 정도이며 주력 석유화학에서는 900억 원 넘게 영업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산된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1분기 실적을 놓고 “수치만 보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한 것이나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 증가가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신 부회장에게 올해 1분기 실적은 현재 추진 중인 고부가가치 소재로 포트폴리오 전환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점이 드러나는 성적표인 셈이다.
신 부회장은 LG화학의 포트폴리오 전환뿐 아니라 석유화학산업 전반에 걸친 고부가제품 중심의 구조조정 대책 마련을 정부에 요구하는 등 한국화학산업협회장으로서 업계를 대표해 목소리를 내고 있기도 하다.
신 부회장은 지난 3월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베터리 2025’에서 “생태계 구축에 있어 LG화학은 과거부터 선도적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기술 투자와 개발, 생산 공정 투자를 통해 생태계 개발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화학업계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해 12월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방안’을 내놓았고 올해 상반기 중으로 구체적 실행안을 내놓는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현재 보스턴컨설팅그룹을 통해 업계 자율로 진행되는 컨설팅 용역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 용역 보고서는 이달 중으로 산업부에 제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 부회장은 지난 3월24일 LG화학의 정기 주주총회를 마친 뒤 정부가 내놓을 경쟁력 제고 방안에 대해 “매우 큰 기대를 갖고 있다”며 “정부와 업계가 합심해 더 노력해야 한다 생각하고 연구개발, 세제 혜택과 같은 분야에서 국책 과제를 통해 협조하는 방안 등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들 사이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데다 특정 산업에 지원 논란, 최근 정치적 상황 등을 고려하면 실행안이 나오는 데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또 마련된 내용이 업계의 눈높이를 맞추기 어려울 수도 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15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 출석해 “정부에서 강력하게 메스를 들이대면 문제의 소지가 있다”며 “업계의 자율적 사업재편안을 보고 최대한 지원하되 못 미치는 부분이 있으면 구조조정 조치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LG화학은 올해 1분기 매출 12조 원가량, 영업이익은 약 4천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와 정부가 구조조정 등 방안을 마련하는 데 분주한 가운데 최근 중국 석유화학 기업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는 점은 신 부회장의 마음을 더욱 급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석유화학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기초 소재에서 공급을 쏟아내면서 한국 기업들에 업황 악화를 불러왔다. 한국 석유화학 업계가 대응책으로 고부가가치 소재 강화로 방향을 잡았으나 이 역시 중국 석유화학 업계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플라스틱 산업 전시회인 ‘차이나플라스’에는 페트로차이나가 인공위성용 특수 소재를, 킹파가 자동차 내외장재 소재를, 시노캠이 신재생 에너지 관련 소재를 내놓는 등 중국 석유화학 기업들의 고부가가치 소재 전시가 두드러졌다.
석유화학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 석유화학 기업들이 고부가가치 소재 강화로 앞서 나가려 하지만 중국의 석유화학 기업도 기초 소재를 만드는 수준에 그대로 머물러 있지 않을 것”이라며 “민관이 힘을 모아 연구개발 강화 등으로 기술 격차를 유지해야 활로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