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이 앞으로 진행될 조선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조선사로 꼽혔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21일 “삼성중공업의 흑자전환과 현대중공업그룹의 흑자기조 지속을 주목해야 한다”며 “삼성중공업은 유상증자를 통한 재무구조 안정화와 수주 기대감이 높아졌고 현대중공업은 현대오일뱅크 등 분사를 앞둔 비조선부문의 자산가치가 부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살아남을 듯"  
▲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삼성중공업은 3분기에 매출 2조6063억 원, 영업이익 920억 원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3분기보다 매출은 6.4%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하는 것이다.

인력 구조조정에 따른 인건비 감소효과와 급여반납, 복리후생비 등 경비절감이 흑자전환을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수주활동에서 조금씩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김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은 아직 LNG선과 유조선 등의 수주로 규모가 미미하지만 해외언론 등을 통해 드러나는 소식들을 볼 때 대규모 수주들이 가시화하는 양상”이라며 “특히 주요 경쟁사보다 해양플랜트에 대한 관심을 유지한 점이 차별화 지점”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중공업은 이탈리아 에너지기업 에니(ENI)가 발주한 모잠비크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FLNG)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돼 최종계약 체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삼성중공업이 확보할 금액은 약 25억 달러로 추정된다.

김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은 모잠비크 FLNG 수주계약은 1~2개월 안에 체결될 예정이고 내년 초 영국 석유회사 BP(브리티시페트롤럼)가 발주하는 매드독2 프로젝트의 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의 상부구조물 건조계약도 체결할 것으로 파악된다”고 내다봤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오일뱅크를 비롯해 분사를 앞두고 있는 비조선부문의 자산가치가 부각되고 있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조선사들이 극심한 수주난으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현대중공업는 자산 재평가가 이뤄지며 상대적으로 견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특히 최근 유가 안정화 기조와 함께 분위기만 조성되면 언제든 상장이 가능한 현대오일뱅크를 비롯하여 분사를 앞두고 있는 비조선부문의 자산가치가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살아남을 듯"  
▲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현대중공업은 3분기에 매출 9조1470억 원, 영업이익 3810억 원을 냈을 것으로 김 연구원은 파악했다.

현대미포조선은 3분기에 매출 1조362억 원에 영업이익 560억 원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됐다.

김 연구원은 “현대미포조선은 점진적으로 선가가 높은 선박들의 매출 인식이 늘어나고 있고 매출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석유화학제품 운반선을 연속으로 건조하면서 4분기 수익성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내다봤다.

조선사들의 수주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김 연구원은 “점진적인 개선은 있겠지만 내년에도 더딘 발주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선박 발주에 핵심인 선박금융시장의 위축이 부담스럽다”고 진단했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전세계 선박 발주는 모두 337척이다. 지난 15년 동안 연간 선박 발주가 1천 척 이하를 기록한 적은 한번도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