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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주도주 실종에 '3고 부담' 엄습, 대마에 비만약까지 순환 테마 점입가경

김태영 기자 taeng@businesspost.co.kr 2023-09-08 1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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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국내 증시가 주도주 실종에 '3고(고금리, 고환율, 고유가)' 악재까지 겹쳐 좀처럼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개인투자자가 시장 수급 주체로 떠오르면서 '테마주 순환'이 강도를 더하고 있어 증권가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증시 주도주 실종에 '3고 부담' 엄습, 대마에 비만약까지 순환 테마 점입가경
▲ 증시에 테마주 순환이 강도를 더하고 있어 우려가 나오고 있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고금리와 고환율에 시달리며 약 한 달 동안 2500선에서 답보하던 코스피가 고유가라는 악재까지 맞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석유 감산 조치를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하자 서부텍사스산 원유 가격은 최근까지 총 11%, 브렌트유는 8% 상승했다. 

유가 급등은 여러 방향으로 국내증시에 부담을 키우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에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재반등시킬 가능성이 있어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다시 긴축기조에 돌입할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역수지 악화로 원화 약세가 재개되며 외국인들의 국내증시 순매수세도 제약하고 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유가, 환율은 보통은 서로 상반되는 움직임을 보이며 악효과를 상쇄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러나 현재는 모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며 증시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주식시장 부담지수가 9월 들어 가파르게 상승했는데 유가 상승의 영향이 가장 컸다”며 “주식시장 부담지수가 높아질 때마다 시장의 조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주도 업종이 행방불명된 상태도 지속되고 있다. 

엔비디아향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 전망에 삼성전자의 주가가 1일부터 반등하며 주도주 복귀를 노렸으나 이틀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증권업계에선 경기와 수출의 본격적인 반등이 없다면 삼성전자에 호재가 생기더라도 주가상승이 단기에 그칠 것으로 바라본다.

최근 중국 정부가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아이폰, 갤럭시 등 외국 스마트폰의 사용 금지령을 확대 시행했다는 소식도 삼성전자의 주도주 복귀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애플 주가는 6일(-3.58%), 7일(-2.92%) 급감했으며 삼성전자도 이날 0.14% 하락마감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증시를 주도하던 2차전지 업종에도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 하락,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전기자동차 지원 폐기 공약 등 우울한 소식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등의 주도주 복귀 실패를 목도한 증시자금은 다시 테마주에 몰리고 있다. 초전도체와 맥신의 바통을 최근 비만약, 대마, 로봇 등 테마가 넘겨받았다. 

업종을 가리지 않고 호재성 보도가 나올 때마다 해당 테마에 뛰어드는 식이다. 가령 대마 테마는 미국정부가 대마의 위험도 분류를 낮추기로 논의한다는 소식에 관련 종목의 주가가 최근 급등했다.

그러나 이처럼 단순한 기대감만으로 상승하는 테마는 주가변동성이 크다. 주가상승세가 오래 가지 못하고 짧은 기간 내에 상승분을 반납하기 때문에 추격매수에 올라탄 투자자들은 손해를 보기 십상이다.

해당 테마와의 수혜 관련성이 불분명함에도 무분별하게 매수한다는 점도 문제다. 초전도체 테마 당시 관련 기업들이 초전도체와의 관련성을 부인한 사례가 있었으며 대마의 경우 국내기업들의 미국향 수출 여부가 불확실하다.
 
증시 주도주 실종에 '3고 부담' 엄습, 대마에 비만약까지 순환 테마 점입가경
▲ 결국 중국경기가 반등해야 국내증시도 본격적인 상승에 접어들 거라는 의견이 나온다.

증권가에선 앞으로도 테마주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3고 부담으로 증시지수 반등이 제한적일 가운데 테마주 성격 장세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짧게는 9월20일 연준 정례회의까지, 길게는 3분기 실적시즌까지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중국 경기가 반등해야 국내증시에서 테마주 열기가 사그러들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강 연구원은 “미국경기 둔화나 중국경기 개선이 선행돼야 주도주 중심의 장세가 돌아올 것이다”고 덧붙였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도 “우리 증시는 여전히 중국 경기에 좌지우지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며 “국내증시에 중요 수급 주체인 외국인투자자에게는 중국증시, 중국경기, 한국수출이 여전히 매우 중요한 투자결정 요소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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