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최근 5년 동안 서울경기지역 주택을 공공주택 건설비용보다 비싼 값에 매입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9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6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토지주택공사의 기존주택 매입사업 자료를 바탕으로 한 ‘LH 매입임대 현황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9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집값이 폭등한 최근 5년 동안 비싼 가격으로 매입임대 주택을 사들여 세금을 낭비했다고 비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실련 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 토지주택공사는 전용면적 59㎡ 규모 매입임대 아파트 한 채를 사는 데 평균 4억4천만 원을 썼다. 같은 면적 다세대주택은 평균 3억8천만 원에 사들였다.
토지주택공사가 2022년 12월 서울 강북구 칸타빌 수유팰리스 36채를 사들이는 데 쓴 돈은 79억4950만 원이다. 전용면적 1㎡당 920만 원, 아파트 1호당 2억2천만 원이 들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공개한 세곡지구 2-1 아파트 전용면적 1㎡당 건설원가가 436만 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 배가 넘는 비용을 투입한 셈이다.
경실련은 “토지주택공사가 수유팰리스를 사들이는 가격으로 공공주택을 직접 지었다면 41억8597만 원의 세금을 낭비하지 않았거나 공공주택을 더 많이 지을 수 있었을 것이다”며 “토지주택공사는 공공주택 확보를 위해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라도 기존주택 매입임대사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직접 공공주택을 공급할 대책은 제시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토지주택공사는 2016년 매입임대사업을 위한 기존주택 2318호 매입에 3700억 원을 썼다. 2017년에는 5165억 억 원(2952호), 2018년에는 1조45억 원(4866호), 2019년에는 2조1691억 원(9214호), 2020년에는 1조7438억 원(6838호)을 지출했다.
다만 최근 5년 동안 기존주택 매입금액은 5배 증가한 반면 매입주택 수는 3배 늘어나는 데 그쳤다.
경실련은 토지주택공사가 기존 주택 매입가격 기준을 개선하고 매입임대주택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매입임대주택 사업에 관한 감사가 필요하다고 봤다.
경실련은 “집값이 폭등한 시기에 토지주택공사가 매입임대를 급격히 늘린 것은 그 자체로 잘못된 매입이자 혈세 낭비”라며 “경실련은 매입임대 주택 정책이 무주택 서민과 국민의 편익을 위한 정책으로 거듭날 때까지 제도개선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