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향했던 정치적 공세와 여론 악화를 피하기 위해 이태원 참사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일본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앞으로 탄핵 위기를 겪으면서 ‘레임덕’ 상태에 놓이거나 지지율 악화 등을 마주하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졌다.
 
일본언론 “이태원 참사로 윤석열 ‘적색경보’, 임기 끝나버릴 위기 인식”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8회 중견기업인의 날 기념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닛케이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10월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대규모 인명사고가 벌어진 직후 윤석열 정부의 긴밀한 대응은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정부와 대비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사고 직후 당국 관계자들에 피해 수습을 강력하게 주문했고 긴급 대책회의를 열거나 한국에 국가 애도기간을 선포하는 등 다양한 조치를 시행했다.

닛케이아시아는 “윤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잃어버린 7시간’에 대해 확실히 기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사태에 부적절하게 대응하면 임기가 끝나버릴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박 전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 직후 미흡한 후속조치로 비판을 받아 결국 탄핵 여론 조성에 힘이 실리게 된 것처럼 이태원 참사 역시 정부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닛케이아시아는 윤 대통령이 임기를 약 6개월밖에 보내지 않은 상황에서 ‘적색경보’ 아래 놓이게 됐다며 이번 사건에 정치적 공세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바라봤다.

윤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여론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발의되려면 전체 재적인원 3분의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다만 해당 안건의 의결되려면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만 한다.

닛케이아시아는 이를 고려할 때 윤 대통령이 실제로 탄핵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2024년 총선을 앞두고 야당의 공세에 더욱 힘이 실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윤 대통령이 국정 운영 동력을 상실하는 ‘레임덕’ 상태에 놓이도록 하려는 야당의 정치적 공세가 총선 때까지 더욱 활발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닛케이아시아는 특히 윤 대통령 당선에 중요하게 기여했던 30대 미만 유권자층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전체 연령대 지지율보다 현저히 낮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계기로 정부에 저항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게 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윤석열 정부를 향한 반감이 시위 등 실제 행동을 이끌어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닛케이아시아는 “윤 대통령을 반대하는 정치적 세력은 이미 그가 불안한 위치에 놓였다는 점을 간파했다”며 “젊은 한국인들이 윤석열 정부에 실망감을 느끼면서 반정부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