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50% 아래로 내려앉았다.

6월 중순을 넘기며 발표된 모든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대를 가리키고 있다. 대선 득표율도 넘지 못하는 조사 결과가 많아 취임 40여 일 만에 일부 언론에서 ‘데드크로스’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윤석열 지지율 계속 하락 취임 50일 안 돼 47%, 나토 참석이 변수 될까

윤석열 대통령이 6·25전쟁 72주년을 하루 앞둔 24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국군 및 유엔군 참전유공자 초청 오찬에서 격려의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지율 반등을 위한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가운데 다음 주 윤 대통령이 첫 해외 순방에 나서 외교 성과로 반등 발판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24일 한국갤럽이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1천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자체조사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평가는 47%, 부정평가는 38%였다. 긍정평가 비율이 취임 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역대 대통령들의 임기 초반 지지율이 가장 높았던 점을 고려하면 지금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례적이라는 시각이 많다.

최근 주요 여론조사기관들이 가장 최근 발표한 자료들을 살펴보면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모두 40%대 중후반에 머물렀다. 대선 득표율인 48.6%와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이다.

알앤써치가 뉴스핌 의뢰로 18일부터 21일까지 나흘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2일 발표한 자료에서도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가 47.6%에 머물렀다. 부정평가는 47.9%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조원씨앤아이가 실시해 22일 발표한 국정운영 평가 조사 결과 긍정평가가 48.6%, 부정평가가 48.7%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1천 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20일 발표한 자료에서도 긍정평가가 49.4%, 부정평가가 44.8%로 집계됐다. KSOI가 TBS의뢰로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다.

리얼미터가 13일부터 17일까지 나흘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2529명을 대상으로 자체조사를 실시해 20일 발표한 결과는 긍정평가 48.0%, 부정평가 45.4%로 나타났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함께 실시해 16일 내놓은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 긍정평가가 49%에 머물렀다. 부정평가는 32%로 집계됐다. 

NBS 조사 결과는 2주 단위로 발표되고 있어 가장 최근 발표된 날이 16일이다. 이 조사는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리얼미터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9%포인트며 그 외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이 답보상태에 놓인 것을 놓고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을 의미하는 ‘3고 악재’가 주된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고 영향으로 한국은행은 21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5월 발표 4.5%포인트 상승)보다 2%포인트 높인 4.7%포인트로 수정했으며 같은 날 한국무역협회는 올해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147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놨다.

윤 대통령은 연일 경제살리기에 무게를 둔 발언을 이어가고 있지만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그는 20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지금 국민들이 (경제위기로) 숨넘어가는 상황이다"면서도 "전 세계적으로 고금리 정책을 쓰는 마당에 생긴 문제들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대처할 방도는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국회 하반기 원 구성 협상 지연에 관한 여당 책임론, 이준석 당 대표를 둘러싼 국민의힘 내홍 심화 등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문재인 전 대통령처럼 ‘팬덤’이 없는 것도 지지율 정체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지금 현상은 대내외적 환경이 주된 원인이기 때문에 윤 대통령의 대응에 따라 지지율 반등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보는 시선도 없지 않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2일 YTN라디오 이재윤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등 인플레이션이 사방에서 터지고 있다”며 “이런 원인으로 지지율이 좀 흔들리는데 극복을 잘 하면 올라간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과거 이명박 정권 때도 초기에 광우병 사태, 리먼 브라더스 사태 등이 터지며 정권 초중반까지 지지율이 높을 수 없었다”며 “중후반기 들어서면서 평균 지지율이 역대 대통령들과 비슷한 수준을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다음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이 지지율 반등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일반적으로 대통령의 외교 행보가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진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첫 해외 순방일정으로 29~30일 한국 대통령 최초로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우방국들과 협력을 이끌어 내고 10개국 정상들과 만나 현안에 관해 논의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22일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10개국과 양자회담을 진행하며 원전과 반도체, 신재생 에너지, 방위산업 등 양자 경제 현안에 관한 논의를 펼치고 2030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북핵문제 공조 등에서 협조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 배우자로서 외교 무대에 공식 등장하는 것도 지지율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 여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만찬 직전 잠시 인사를 나누기는 했으나 동반 일정을 소화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동행해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그간 김 여사의 비공식 행보를 놓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는데 공적 활동으로 전환하면 이러한 비판을 가라앉히는데 도움이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조용한 내조' 약속을 버린 만큼 공적 활동을 하더라도 지지율에는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22일 KBS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서 김 대표의 ‘광폭 행보’를 두고 “내조가 아니라 본인의 독자적 정치 활동을 하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 상임고문은 “그 정치 행보가 공적 영역을 파고들기 때문에 대통령에게 좋은 인상을 안 준다”며 “대통령 지지가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다”고 분석했다.

보수논객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도 같은 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7월 경에는 (윤 대통령 지지율이 더 떨어져) 30%대 치고 들어갈 것이다"며 "김건희가 설치면 설칠수록 윤석열 지지율 폭락의 가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다"고 적었다. 김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