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이 비소세포 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의 조건부 품목허가를 신청한다.

이 사장은 늘어나는 연구개발비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 올해 유한양행의 실적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


5일 유한양행에 따르면 29일에 열리는 미국 임상종양학회에서 레이저티닙의 단독투여 임상2상과 병용투여 임상1b상 중간 결과를 공개한다.

레이저티닙은 비소세포 폐암 치료제로 유한양행의 신약 후보물질 가운데 가장 기대되는 물질이다.

이 사장은 2018년 11월 레이저티닙을 다국적 제약사 얀센에 1조4천억 원 규모에 기술수출했는데 단일 항암제로는 국내 제약기업의 기술이전계약 가운데 최대 규모였다.

이 사장은 상반기에 학회에서 공개한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레이저티닙의 조건부 품목허가 신청을 낼 계획을 세웠다.

조건부 품목허가란 임상2상 자료만을 바탕으로 의약품 판매를 허가하는 제도다. 생명을 위협하거나 한 번 발병하면 증상이 호전되기 어려운 중증의 질환을 지닌 환자에게 치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도입됐다.

박재경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레이저티닙은 현재 타그리소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는 상황으로 이번 임상2상 결과를 바탕으로 ‘계열 내 최고 의약품(Best in class)’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의 계획대로 레이저티닙의 연구성과가 가시화된다면 연구개발 투자 확대로 빚어진 수익성 악화 흐름을 끊어내고 실적 개선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은 늘어나는 연구개발비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2014년 600억 원 정도였던 연구개발비는 지난해 1389억 원까지 증가했다.

게다가 유한양행은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이 20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2019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4804억 원, 영업이익 125억 원, 순이익 366억 원을 냈다. 2018년보다 매출은 2.5%, 영업이익은 75%, 순이익은 37.2% 각각 줄었다.

이 사장은 레이저티닙의 조건부 품목허가를 하반기에 마친 뒤 2021년 상반기까지 의료보험 급여 등재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사장의 계획대로 급여 등재를 마친다면 매출 감소흐름을 끊어내고 실적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약업계에서는 유한양행이 레이저티닙의 조건부 허가를 받게 된다면 기술수출 반환과 상업화에 관한 우려를 덜면서 레이저티닙의 신약 가치를 한층 높일 것으로 바라본다.

이 사장은 현재 레이저티닙의 글로벌 임상3상, 레이저티닙과 얀센의 이중항체인 ‘JNJ-6372’의 병용투여 임상2상을 계획하고 있다.

레이저티닙의 단독임상으로는 계열 내 최고 신약을, 병용임상으로는 최초 신약(First in class)으로 개발하는 ‘투트랙’ 전략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레이저티닙은 병용 파트너 JNJ-372 단독투여에서도 효과를 보여 병용임상에서 안전성 우려만 해소된다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 사장은 4월 레이저티닙의 기술수출 수수료를 받으면서 “레이저티닙 개발을 빨리 성공시켜 많은 환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희망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