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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이재명 쓰레기 놓고 '말싸움' 동안 주민들은 쓰레기와 전쟁

김남형 기자 knh@businesspost.co.kr 2019-06-14 16: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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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민의 자존심은 ‘정중하게 사과드린다’는 글 한줄로 회복되지 않는다. 사과문의 뒷부분을 훈계로 이어간 것은 ‘유체이탈 화법’ 아니면 ‘사과하면서 웬 훈장질이냐’고 묻고 싶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3일 자신의 유튜브방송 ‘원더풀TV’를 통해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한 말이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161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원희룡</a>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44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명</a> 쓰레기 놓고 '말싸움' 동안 주민들은 쓰레기와 전쟁
원희룡 제주도지사(왼쪽)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원 지사와 이 지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벌여온 ‘쓰레기 논쟁’이 원 지사의 판정승으로 끝나면서 원 지사가 기세를 올리고 있다.

최근 필리핀으로 밀수출됐다가 평택항으로 되돌아온 쓰레기를 포함해 4600여 톤의 출처를 밝히기 위한 전수조사와 처리 과정에서 제주도산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평택항의 쓰레기가 제주도산이라고 주장했다가 결국 11일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렸다.

‘말싸움'은 이 지사가 먼저 불을 지폈다.

이 지사는 3월28일 페이스북에 “나라망신을 톡톡히 시킨 그 압축폐기물이 평택항으로 되돌아 왔다”며 “쓰레기는 제주도에서 나왔는데 정작 피해는 경기도민들이 보고 있다”고 말해 원 지사와 날을 세웠다.

경기도는 당시 행정대집행을 통해 폐기물을 처리한 뒤 제주도에 처리비용을 청구하겠다고 했다.

두 도지사가 폐기물을 놓고 차분히 만나 빠르게 행정처리를 하지 않고 폐기물보다 악취나는 단어를 서슴지 않고 쏟아내며 정치적 기싸움까지 벌이는 동안 정작 피해를 본 사람들은 평택항 인근 주민을 비롯한 평택시민들이다.

평택항에 방치된 쓰레기를 처리하는 동안 쓰레기더미에서 나오는 냄새 등으로 지역주민들이 불편을 겼었다.

제주도의 쓰레기 문제는 원 지사가 이 지사에게 사과를 받는다고 끝나는 것은 아니다. 

평택항의 쓰레기는 제주도산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군산항 인근 물류창고와 광양항 부두에 제주도에서 만들어져 반출된 압축폐기물 9262톤이 보관돼 있다. 중간 처리업체가 1천 톤가량 처리했지만 앞으로도 8천 톤가량을 8개월 동안 처리해야 한다.

그동안 군산과 광양지역 주민들이 악취 등으로 불편을 겪어야 한다.

제주도 북부 광역환경관리센터 쓰레기 매립장에 쌓여있는 5만 톤가량의 압축포장폐기물의 처리도 남아 있다. 제주도의 쓰레기 처리를 위해 11월 동복자원순환센터가 완공되지만 쌓여있는 쓰레기를 다 처리하려면 3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도 역시 쓰레기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의 불법쓰레기 120만 톤 가운데 69만 톤이 경기도에 매립돼 있다.

쓰레기 처리 문제는 경기도와 제주도뿐만 아니라 전국적 문제이기도 하다.

광주광역시와 나주시의 SRF열병합발전소 시험 가동을 둘러싼 갈등, 인천광역시의 쓰레기 매립장 시한 만료 및 청라 소각장 증설 문제, 청주시 후기리 소각장 신설 문제 등 각 지역의 쓰레기 처리를 둘러싼 갈등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많은 시민들이 처리되지 못한 쓰레기 더미를 곁에 두고 생활하고 있는 셈이다.

쓰레기 문제의 근본 원인은 발생하는 쓰레기의 양이 처리되는 양보다 많기 때문이다.

제주시 회천동 북부광역소각장에는 하루 평균 210톤의 가연성 폐기물이 반입되지만 처리능력은 140톤 정도에 불과하다. 매일 70톤가량의 쓰레기가 쌓인다.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는 일이 시급하다. 말싸움을 벌일 때가 아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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