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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주가] 김종갑 전기요금 원전수출 힘겨운 씨름, 한전 주가 부진

김수연 기자 ksy@businesspost.co.kr 2019-05-31 1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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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갑 비상경영, 그러나 주가하락 멈추지 못해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2018년 4월 취임 때부터 ‘비상경영’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한국전력의 제일 과제로 수익성을 들며 수익성을 구조적으로 개선하는 데 힘썼다.

취임 당시 주가는 3만4500원이었는데 지금은 더 떨어졌다.

취임 초기에는 김 사장을 향한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그 뒤 계속 내려가 지난해 10월11일 52주 최저가 2만3850원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LNG가격 상승, 원전 이용률 하락, 에너지전환정책 등에 따라 전력 구입비용이 늘어난 데 영향을 크게 받았다.

◆ 한국전력 주가를 결정하는 3요소, 유가 전기요금 원전

김종갑 사장이 취임 때 ‘비상경영’을 선포하면서 주가는 잠시 오르는 듯했다.

취임 20여 일 만에 주가가 3만7750원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한국전력이 6년 만에 영업적자를 마주하면서 주가는 하락세를 보여 52주 최저가를 2만3850원으로 경신했다.

적자의 원인으로 국제유가 상승, 원전이용률 하락이 꼽힌다.

여기에 더해 김 사장은 지나치게 낮은 전기요금도 불합리하다고 들었다.

김 사장은 2018년 7월 ‘두부 공장의 걱정거리’라는 글에서 “수입 콩값이 올라갈 때 그만큼 두부 가격을 올리지 않았더니 이제는 두부 가격이 콩 가격보다 더 싸지게 됐다”며 전기요금이 석유, 가스 등 발전 원자재 가격에 못 미친다는 점을 지적했다.

계획예방정비로 원전 이용률이 떨어지면서 한국전력의 전력 구입비용 부담이 커진 점도 김 사장을 곤혹스럽게 했다.

발전원가가 저렴한 원전 대신 LNG 발전비중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한국전력이 발전회사에서 사들이는 전력 구입비용(SMP)도 비싸졌다.

원전 이용률이 하락하자 정부의 에너지 전환정책에 발맞춰 재생에너지 발전을 지원하고 원자력발전 비중은 축소하려다 적자에 이르게 된 것 아니냐는 정치권 비판도 김 사장은 들어야 했다.

김 사장은 한국전력 주가를 높이기 위해 한국전력 주식도 매입했다. 한국전력에서 사장이 주식을 사는 일은 처음이다.

우리사주조합을 출범해 직원들의 한국전력 주식 매입도 장려했다.

비상재무절감 계획도 세웠다. 한국전력의 ‘2019년 재무위기 비상경영 추진계획’에 따르면 영업비용은 최대 1조7억 원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2019년부터는 원전 이용률도 다시 높아지고 유가도 하락세를 보여 한국전력 주가는 2019년 3월8일 3만5800원까지 오른다.

원전 이용률은 2019년 1분기 78.5%로 파악됐고 4월 91%까지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김 사장은 다시 악재를 마주하게 됐다.

강원도에서 산불이 났고 한국전력이 관리하는 전신주와 전선이 발화원인으로 조사되면서 김 사장은 피해지역 주민에게 민사적 배상책임을 약속했다.

◆ 공직과 민간기업 두루 거친 에너지 전문가

김종갑 사장은 공직과 민간기업을 두루 거친 에너지 전문가다.

1975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상공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상공부 통상협력 담당관과 미국 허드슨연구소 객원연구원을 거쳐 산업자원부 국제산업협력국장을 역임하는 등 해외업무 경험도 많이 했다.

산업자원부 차관보와 특허청장을 지낸 뒤 산업자원부 제1차관을 끝으로 공직생활을 마무리했다.

2007년 하이닉스반도체 대표이사 사장에 올라 하이닉스반도체 구조조정과 적자 탈출, 그리고 SK그룹에 매각까지 해냈다.

한국인 최초로 글로벌 에너지기업인 한국지멘스 대표이사 회장으로 재직하다가 한국전력공사 사장 공모에 지원해 선임됐다.

공직을 그만둔 뒤 민간기업 CEO로 옮기고 국내 기업 CEO에서 외국 기업 CEO로 또다시 옮긴 점을 봤을 때 도전을 즐기는 성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김종갑 사장은 2007년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으로 취임해 임원의 30%를 줄이고 그의 임금도 35% 깎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동시에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는 연구개발(R&D) 인력만 100여 명을 채용해 기술 개발에 집중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7분기 동안 이어진 적자에서 벗어나 2009년 3분기 흑자를 낼 수 있었다.

2003년 노무현 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일할 때는 탄탄한 이론과 해외 업무 경험을 발휘해 산업과 통상정책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 주가 상승, 전기요금 개편과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출이 열쇠 

김종갑 사장은 1월 기자간담회 때도 “2018년 원가 이하로 판 전기가 4조7천억 원 정도”라며 “원가를 반영해 전기요금체계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재생에너지발전 비중을 더 확대하고 발전원가가 저렴한 원전과 석탄발전은 비중을 차차 줄이기로 한 만큼 전기요금 인상의 필요는 더 크다.

한국전력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원전 건설사업 수주에 노력해 해외 원전사업의 발판도 마련해야 한다.

김 사장은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1차 예비사업자로 선정된 뒤 직접 사우디아라비아에 세 차례나 가서 왕립원자력·신재생에너지원(K.A.CARE) 원장을 만나기도 했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와 경쟁하고 있다. 2차 예비사업자 발표가 3월에 나기로 했지만 아직 소식은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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