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조 전 부사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나기 위해 대한항공 변호인단이 어떤 법정전략을 펼칠지 주목된다.
31일 법원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에 대한 항소심이 오는 4월1일 오후 3시30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 302호 법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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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
조 전 부사장은 이날 열릴 첫 공판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보통 재판의 첫 절차는 공판준비기일로 시작되고, 준비기일에 피고인은 출석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이번 재판은 쟁점이 명확한 만큼 준비기일 없이 곧바로 공판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피고인이 반드시 출석해야 한다.
조 전 부사장은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번 항소심의 쟁점은 1심과 마찬가지로 항공보안법상 항로변경죄 적용이다.
조 전 부사장이 지난 17일 재판부에 제출한 항소이유서에서도 1심이 항로변경 혐의를 유죄로 본 부분을 문제삼았다.
조 전 부사장 변호인들은 항소심에서도 지상로까지 항로에 포함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반하는 해석이라는 주장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조 전 부사장이 비행기를 돌리는 과정에서 위력을 행사했는지도 쟁점이다.
조 전 부사장은 항소심에서 항로변경죄를 인정하더라도 기장이 비행기를 돌린 것이 직접 위력을 행사해서가 아니라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박창진 사무장에 대한 위력행사를 기장에 대한 위력행사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항소심을 맡은 재판부는 서울고법 형사6부다. 재판장인 김상환 부장판사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을 맡아 1심 판결을 깨고 원 전 원장에게 실형을 선고해 주목을 받았다.
조 전 부사장은 최근 변호인단도 새로 구성했다. 1심 변호인단 10명 가운데 남은 사람은 유승남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가 유일하다. 검찰조사부터 변론까지 1심 변호를 주도한 서창희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이번 변호인단에서 빠졌다.
1심 변호인단이 수사단계부터 구속과 실형을 막지 못하는 등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않아 변호인단을 대거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
항소심 변호인단은 유승남, 한양석, 이인형, 유승룡 등 모두 4명으로 모두 최근까지 판사였던 변호사들이다.
유승남 변호사는 2008년까지 서울서부지방법원 부장판사를 지냈고 한양석 변호사는 2013년까지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냈다.
이인형 변호사도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를 지낸 뒤 지난해까지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원장을 지냈다. 유승룡 변호사는 지난해까지 서울남부지법 부장판사로 근무했다.
국내에서 항로변경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경우는 조 전 부사장이 처음이다. 또 주기장에서 항공기에 시동이 걸리지 않은 상태에서 견인차를 연결해 이동한 데 대해 항로변경죄가 적용된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
이 때문에 법조계 관계자들은 항소심에서 형량이 무거워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대한항공 내부에서도 조 전 부사장이 이번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지 않겠느냐는 낙관론이 나오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이 1심에서 항로변경죄 형량 가운데 가장 가벼운 1년을 선고받은 만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2년으로 바뀔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것이다.
1심 재판부는 조 전 부사장이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은 점도 양형결정에 고려했다. 이 때문에 조 전 부사장이 태도를 바꾸고 이 점을 강력하게 내세워 집행유예 판결을 받아내려 할 가능성이 높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