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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지역난방공사 '문외한' 황창화, 위기관리 능력 보여줄까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18-12-05 17:2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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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화 한국지역난방공사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두 달 만에 경기 고양 백석역 열 수송관 누수사고에 직면해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 지역난방공사 설립 이후 최대 위기

5일 공기업계에 따르면 백석역 열수송관 누수 사고는 지역난방공사가 1985년 출범한 이후 마주한 최대 위기로 평가된다.
 
[오늘Who] 지역난방공사 '문외한' 황창화, 위기관리 능력 보여줄까
▲ 황창화 한국지역난방공사 대표이사 사장.

지역난방공사는 집단에너지사업법에 따라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하며 지역냉난방사업 등을 하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공기업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들은 사업 특성상 정권의 산업정책에 따라 사업기조가 바뀔 때가 많은데 지역난방공사는 꾸준히 매년 1천억~2천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내며 별다른 부침 없이 사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왔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들이 발전사업, 해외자원외교, 채용비리 등으로 사회적 논란을 겪을 때도 지역난방공사는 논란에 크게 휘말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백석역 열 수송관 누수 사고로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지역난방공사에 따르면 4일 오후 8시40분경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역 3번 출구 인근에 매설된 온수 난방용 열 수송관 용접부에서 뜨거운 물이 뿜어져 나오면서 1명이 사망하고 4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지역난방공사는 4일 오후 10시15분에 온수 유출을 막고 사고 발생 약 10시간 만인 5일 오전 7시55분 복구를 마치고 지역난방 열 공급을 다시 시작했는데 그 사이 인근 아파트 4개단지 2861세대 및 건물 17개소에 난방 공급이 중단됐다.

지역난방공사는 온수 난방용 열수송관을 관리하는 만큼 이번 사고에 1차적 책임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5일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백석역 사고와 관련해 국민에게 사과하면서 “관계부처 장관은 현장을 살피고 지역난방공사는 최대한 빨리 복구하라”고 말했다.

사고 수습은 이제부터 시작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는 30년 가까이 된 노후화한 배관이 압력을 견디지 못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또다시 비슷한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사상자 등을 대상으로 한 피해보상 문제도 남아 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열 수송관이 노후화돼 사고가 난 걸로 추정된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노후한 열수송관을 중심으로 집중 점검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부상을 입거나 사망하신 분들께는 지역난방공사와 협의해 보상과 지원에 한 치의 소홀함도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 황창화, 위기관리 능력 보여줄까

황창화 사장은 취임한 지 두 달이 갓 지나 최대 위기를 맞은 만큼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황 사장은 1959년 생으로 동성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했다.
 
[오늘Who] 지역난방공사 '문외한' 황창화, 위기관리 능력 보여줄까
▲ 4일 오후 경기 고양시 백석역 근처에서 지역난방공사 열수송관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수증기가 자욱한 현장. <연합뉴스>

1998년 임채정 전 의원의 보좌관으로 정계에 발을 들여놓은 뒤 노무현 대통령 인수위원회 인수위원, 한명숙 전 국무총리 시절 총리비서실 정무수석비서관, 19대 국회도서관장 등을 거쳐 10월1일 지역난방공사 사장에 올랐다.

황 사장은 2016년 19대 총선에서 서울 노원병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했고 올해 초까지도 더불어민주당 노원병 지역위원장을 지내며 6월 노원병 보궐선거를 준비했다.

결과적으로 6월 보궐선거에서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공천을 양보하며 출마하지 않았지만 선거 이후에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에서 이해찬 후보 캠프 대변인을 맡아 정치활동을 이어갔다.

황 사장은 8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나자마자 10월 지역난방공사 사장에 올랐는데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황 사장을 문재인 정권의 대표적 낙하산 인사로 몰아세우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종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는 10월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종합 국정감사에서 황 사장의 이력을 언급하며 “과거 정부의 인사방식을 적폐라고 비난하던 문재인 정권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식 새로운 적폐행태가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주요 공기업 사장들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만큼 대부분 낙하산 비판을 피해갈 수 없는데 황 사장은 과거 더불어민주당의 전력 때문에 더 큰 비판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민주당은 2013년 박근혜 정부가 지역난방공사 사장에 김성회 전 새누리당 의원을 선임할 당시 낙하산 인사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황 사장이 이번 위기를 별탈 없이 극복한다면 위기관리 능력을 입증하면서 낙하산 논란 꼬리표를 떼어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황 사장이 다음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이번 사고 수습은 황 사장 개인에게도 중요할 수 있다. 사고 수습과정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킨다면 다음 선거에서 부정적 이미지가 덧붙여질 수밖에 없다.

지역난방공사는 이날 황 사장 및 임직원 일동 명의로 대국민 사과문을 내고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부상자 및 불편을 겪으신 주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지역난방공사는 “불의의 사고를 입은 분들이 하루빨리 회복하고 쾌유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정확한 사고원인 파악 및 후속조치방안 수립, 시설 안전관리 강화 등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서도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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