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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열, 호반건설 어떻게 키워 돈 모았나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5-03-09 19:3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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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열, 호반건설 어떻게 키워 돈 모았나  
▲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를 통해 호남을 대표하는 기업인의 반열에 서려고 한다.

김 회장의 금호산업 인수의지는 그만큼 강력하다.

김 회장은 젊은 나이에 자본금 1억 원, 직원 5명으로 호반(현 호반건설)을 설립했다.

호반건설은 1989년 설립된 지 25년 만에 자본금 100억 원, 직원 400여 명에 건설을 포함해 레저와 방송사업을 거느린 매출 2조5천억 원 규모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 평가액 2조347억 원으로 건설사 가운데 15위에 올랐다.

◆ 28세에 호반 설립한 자수성가 기업인

김 회장에 대해서 알려진 사실은 그리 많지 않다. 김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로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고 있지만 단 한 번도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때문에 김 회장의 의중을 놓고 온갖 추측만 난무했다.

분명한 사실은 김 회장이 호남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인으로서 호남에서 맹주의 역할을 하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 회장은 1961년생 전남 보성 출신으로 자수성가한 기업인이다. 그는 조선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뒤 중소건설사에서 일하다가 호반을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 설립 당시 김 회장의 나이는 28세였다.

호반의 첫 사업은 광주 북구 삼각동의 호반맨션아파트 149가구였다. 변두리 지역이라 수요가 많지 않았으나 아파트 완공 직전 살레시오고와 전남공고 등 시내 고등학교들이 주변으로 이전하는 계획이 발표됐다. 덕분에 호반이 세운 아파트는 완판됐다.

김 회장이 건설사업만 해 왔다면 호반건설은 호남지역 기업으로만 남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김 회장은 단순한 지역 건설인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김 회장은 호반이 어느정도 자리를 잡자 금융업을 시작했다.

지금 호반건설은 호반이 설립한 호반건설산업이 모체다. 호반건설산업은 현대파이낸스라는 이름으로 1996년 설립됐다.

김 회장은 이듬해 현대파이낸스의 회사이름을 현대여신금융으로 변경하고 할부금융 사업을 펼쳐나갔다. 그러던 중에 IMF사태가 발생했다. IMF사태는 김 회장에게 기회였다.

현대여신금융은 1999년 신화개발주식회사로 회사이름을 변경하고 호반의 건설사업부문을 인수했다. 그리고 2000년 이름을 호반건설산업으로 변경하고 본격적으로 건설사업 확대에 나섰다.

김 회장은 IMF사태로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자 여러 곳에 땅을 사 ‘호반리젠시빌’이라는 이름으로 주택분양사업을 펼쳤다. 호반건설의 기반은 광주였지만 이때부터 울산, 대구, 천안 등 전국적으로 사세를 확장해갔다.

호반건설산업은 2006년 이름을 호반건설로 변경했다. 호반건설산업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2005년 114위에 지나지 않았으나 2012년 49위, 2013년 24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호반건설에 건설사업부문을 넘겨준 호반은 지주사 역할을 하다가 2012년 호반건설에 흡수합병됐다.

호반은 당시 호반건설을 비롯해 호반주택, 호반하우징, 호반토건, 호반리빙, 호반엔지니어링 등 다수의 시행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었다. 덕분에 단기간에 다수의 택지를 확보하고 주택을 분양해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다.

  김상열, 호반건설 어떻게 키워 돈 모았나  
▲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 금융사업 노하우를 건설에 적용해 성공

호반건설은 철저하게 공공택지사업에 주력했다. 계열사를 동원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다수의 택지지구를 사들여 시행과 시공을 함께 하는 자체사업을 폈다. 이점이 호반건설이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한 원인으로 꼽힌다.

김 회장이 금융사업을 통해 사업적 안목을 키웠고 이를 건설산업에 그대로 적용했을 뿐이라는 분석도 업계에서 나온다.

김 회장은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 경기침체로 부동산 가격이 떨어졌을 때 헐값으로 대거 토지를 확보해 주변시세보다 싼값에 분양하는 단순한 전략으로 성공을 거뒀다.

분양률 90% 미만이면 새로운 사업을 하지 않는 것과 어음을 사용하지 않는 무차입 경영 등 김 회장만의 원칙도 금융사업 경험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김 회장은 2001년 여주 스카이밸리C.C를 인수하고 2010년 하와이 와이켈레C.C를 인수해 레저사업도 벌이고 있다.

김 회장은 2011년 KBC광주방송도 인수했다. 호반건설과 호반베르디움이 각각 광주방송 지분 16.59%, 13.00%를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은 광주방송 회장을 겸직하고 있으며 김 회장의 부인 우현희씨는 KBC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호반건설이 전국적 기업으로 성장한 뒤에도 호남지역에 대한 공헌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김 회장은 지역경제 진흥에 기여하고 소년소녀 장학사업으로 지역사회에 봉사한 공을 인정받아 2004년 광주시민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또 2012년부터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이 때문에 김 회장이 호남기업인으로서 금호산업을 인수하기에 충분한 명분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지금까지 호남기업을 대표해 온 금호산업에 대한 예우로 김 회장이 인수전에서 물러나는 것이 옳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호반건설처럼 호남지역을 뿌리로 둔 삼라마이더스그룹의 경우 금호산업 인수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인수전에 나서지 않았다. 삼라마이더스그룹은 호반그룹과 컨소시엄 구성 가능성도 일축하며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삼라마이더스그룹은 금호산업에 대한 배려와 도의적 차원에서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기로 방침을 정하고 일찌감치 이런 내용을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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