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의 지주사 SK와 SK텔레콤이 지난해 모두 좋은 실적을 거두면서 박 사장과 장 사장이 서로 자리를 바꿨던 것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93조8620억 원, 영업이익 5조8748억 원, 순이익 5조1588억 원을 냈다. 2016년보다 매출은 13.5%, 영업이익은 11.2%, 순이익은 82.8% 증가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7조5200억 원을 거두며 2014년 이후 3년 만에 매출 반등에 성공했다. 영업이익이 0.1%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통신비 인하 영향을 고려하면 양호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 사장과 장 사장이 2016년 12월 이뤄진 SK그룹 인사에서 ‘수평이동’을 통해 서로 자리를 교체할 때만 해도 뜻밖의 인사라는 말이 나왔다. 두 사장과 함께 SK텔레콤과 SK 임원 13명이 서로 자리를 옮겼는데 이는 SK그룹에서 전례가 없는 임원진 교차이동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SK와 SK텔레콤 모두 좋은 성과를 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인사 결정이 주효했다는 말이 나온다.
SK와 SK텔레콤은 주가도 1년 전과 비교해 상승했다. 8일 기준 SK와 SK텔레콤 주가는 각각 29만4천 원, 24만4천 원으로 지난해 초와 비교해 각각 약 30%, 10% 이상 올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의 실적과 주가 향상 폭이 더 크긴 하지만 사업환경 등을 고려했을 때 SK텔레콤도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둔 것”이라며 “박 사장과 장 사장에게는 취임한지 2년차에 접어든 올해가 더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과 장 사장은 모두 올해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은 1월 초 역대 최대 규모의 전담조직인 ‘5G전사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5G 상용화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했다. 또 인공지능 생태계의 주도권 확보하기 위해 음악 플랫폼사업에 진출하겠다고 결정하는 등 신사업 확대를 위해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장 사장도 1월 신년사에서 “신사업을 발굴하면서 수익모델을 다각화해야 한다”며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등 디지털 중심의 고부가 사업으로 경영 체질을 전환해야 한다”고 신사업을 강조했다.
특히 인공지능분야에서는 SK와 SK텔레콤이 긴밀하게 협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 플랫폼 ‘누구’로 B2C(기업대개인)사업을 하고 있고 SK는 인공지능 플랫폼 ‘에이브릴’을 통해 B2B(기업간거래)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하지만 SK그룹의 인공지능사업이 일원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딥러닝을 통한 스스로 학습이 가능한 인공지능의 특성상 하나의 플랫폼만 개발해 모든 서비스에 적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SK텔레콤은 누구에 에이브릴 기술을 접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박 사장과 장 사장이 SK텔레콤과 SK 대표이사를 모두 지낸 만큼 사업들을 잘 파악하고 있어 두 회사가 협력을 강화하기 더 수월할 것”이라며 “올해 두 사람이 신사업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내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