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국내에서 노조문제를 겪으면서 해외에서 상용차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6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상용차를 생산하는 전주공장 노조와 증산하기로 합의한 뒤 14일부터 시범생산을 하고 있다. 23일부터 늘어난 생산목표에 맞춰 변화된 생산체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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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희 현대자동차 사장. |
현대차는 3월 전주공장 노조와 증산협의를 시작하면서 시간당 1대로 버스 생산량을 늘릴 것을 노조에 요구했다. 하지만 현대차 노사가 합의한 버스 생산목표는 시간당 0.87대에 그쳤다. 현대차 전주공장의 시간당 버스 생산대수는 0.67대였다.
현대차는 주문량 등을 감안해 버스 생산량을 시간당 1대로 늘려달라고 요구했던 것인데 합의한 결과가 이에 못 미치면서 공급차질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이전에도 전주공장 생산능력이 떨어지는 탓에 공급이 늦어져 거래처가 주문을 취소하는 경우도 빈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 상용차 생산거점을 늘리는 것도 전주공장의 낮은 생산능력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7월 베트남 꽝남성에 1천억 원을 들여 상용차 조립공장 증설작업을 마친 데 이어 중장기적으로 현지에서 상용차 부품까지 생산하는 일괄 생산체제를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내년 하반기부터 인도네시아 상용차공장을 가동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상용차업계 관계자는 “상용차는 승용차보다 수익성이 높은 데다 전 세계적으로 수요도 늘고 있어 현대차의 알짜사업으로 꼽힌다”며 “하지만 국내 전주공장 노조가 증산을 꺼려하면서 회사가 해외에서 상용차 생산능력을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2015년에 2020년까지 글로벌 상용차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2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국내보다 해외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현대차는 2020년까지 전주공장 신증설 등 생산능력 확대에 4천억 원을 투자하고, 상용부문 신차 및 연구개발에 1조6천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또 2020년까지 전주공장 생산능력을 10만 대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세웠다.
하지만 현대차 전주공장 생산량은 수년째 5~6만 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