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회천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과 관련해 시공 역량을 갖춘 건설사를 새롭게 선정하면서도 수익성까지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한수원이 기존에 시공을 맡기로 했던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과 협상 결렬을 선언하면서 원전 수출을 위한 ‘팀코리아’ 내부에서는 파열음이 일었다. 2029년 체코 원전 착공을 앞둔 상황에서 김 사장은 현대건설·삼성물산 등 대체 시공사 선정과 대우건설과의 재협상 가능성까지 여러 선택지를 놓고 수익성 확보 방안을 고심할 것으로 전망된다.

▲ 김회천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과 관련해 시공 역량을 갖춘 건설사를 새롭게 선정하면서도 수익성까지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한국수력원자력>


3일 한수원에 따르면 2027년 7월까지 신규 시공사와 계약을 체결한다는 목표 아래 구체적 입찰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한수원은 신규 시공사 선정 절차와 함께 체쿼 원전 사업 추진에 필요한 설계·인허가 업무도 병행한다고 밝혔다.

두코바니 원전 사업으로 유럽에 한국형 원전을 처음으로 수출한다는 점에서 한수원에게 의미가 큰 데 시공사 재선정이 경쟁입찰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계약 금액과 조건 등을 최적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회천 사장은 지난 4월 취임 뒤 첫 해외 일정으로 체코를 방문했다는 점도 두코바니 사업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당시 김 사장은 체코전력공사(CEZ)와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의 발주사인 자회사 EDU II의 경영진을 만나 사업의 성공적 완수를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김 사장은 당시 “두코바니 원전 사업은 체코의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 사업”이라며 “한수원은 두코바니 원전 사업을 충실히 이행하는 동시에 세계 원전 시장 ‘퍼스트 무버’로서 대한민국 원전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 뒤 지난 6월에는 사업 계약 1주년을 맞아 다시 현지를 찾았다. 김 사장은 한국·체코 정부 관계자와 발주사,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한 ‘두코바니 프로젝트 이행 점검 협의체’ 회의에도 참석해 양국 기업 간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김 사장으로서는 두코바니 원전 사업의 원활한 추진에 공을 들이면서도 건설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해외 원전 사업은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만큼 설계 변경과 기자재 조달, 공정 지연 등으로 비용이 늘어날 여지가 많아 수익성 변동이 일어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한수원은 앞서 한국전력공사와 함께 추진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출 과정에서도 공사비와 추가 업무 등을 둘러싼 갈등을 겪었다. 애초 2020년으로 예정됐던 완공 시점이 2024년까지 늦춰지면서 추가 비용이 발생했고 이후 한수원이 한전을 상대로 런던국제중재법원(LCIA)에 중재를 신청할 정도로 비용 부담을 둘러싼 갈등이 깊어졌다.

최근 원전 발주처들도 공사비 상승 위험을 최소화할 목적에서 고정가격 방식의 계약을 선호하는 추세다. 일례로 현대건설이 설계·조달·시공(EPC) 본계약 체결을 추진하고 있는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7·8호기 사업을 놓고 불가리아 정부는 고정가격으로 건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발주사도 마찬가지로 총액 확정계약을 요구하면서 한수원 역시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과 협상 과정에서 공사비 상승 위험을 줄이기 위해 기본설계를 바탕으로 체코 사업 공사비를 미리 고정하는 조건을 요구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 총액 확정계약 조건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만큼 앞으로 새롭게 시공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한수원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시선이 많다. 사진은 체코 두코바니 원전의 모습. <연합뉴스>


다만 총액 확정계약 조건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만큼 앞으로 새롭게 시공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한수원이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는 시선이 많다.

전체 설계·조달·시공(EPC)이 아닌 시공만 담당하는 건설사 입장에서 상세설계 이후 늘어나는 공사비까지 감당해야 하는 총액 확정계약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서다.

특히 체코 원전에 적용되는 APR1000은 한국이 기존에 주력으로 건설해 온 APR1400과 달리 상업 운전 실적이 없는 원자로다. 실제 건설 과정에서 설계 변경이나 추가 공사가 얼마나 발생할지 가늠하기 어려운 만큼 건설사들로서는 공사비 상승 위험을 고려해 입찰 참여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2018년부터 토목·건축·전기·물류업체 등과 접촉하며 현지 조달망을 구축해 온 것과 달리 새로 선정되는 기업은 2027년 7월부터 2029년 착공까지 1년 남짓한 기간에 관련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국내에서 대형 원전 주설비공사를 주관한 경험이 있는 건설사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대우건설 3곳뿐”이라며 “체코 원전 사업은 신규 노형을 처음 적용하는 만큼 건설사들이 관련 위험을 감수하기에 쉽지 않은 구조”라고 지적했다.

다만 체코 원전 사업에 ‘팀코리아’ 시공사로 참여하면 해외 원전 건설 실적 확보와 더불어 앞으로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추가 수주 기회를 넓힐 수 있다는 점은 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일 만한 대목으로 꼽힌다.

이에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에서도 체코 사업 참여를 고려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두 회사는 2018년 한수원의 체코 원전 시공 협력사 선정 절차 당시 컨소시엄을 꾸려 함께 입찰에 참여하기도 했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체코 원전 시공 계약과 관련한 질의응답 자료에서 “사업 일정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였을 때 현시점에서 협상을 종료하고 신규 시공사 선정 절차를 추진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체코 발주사와 긴밀히 협의해 시공사 선정 지연이 전체 사업 일정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