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태성 세아베스틸지주 대표이사 겸 세아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대표이사 사장의 2026년 상반기 경영 성과가 엇갈리고 있다. 이미지는 생성형AI 제미나이를 활용해 만든 이미지. <구글 제미나이>
이태성 세아베스틸지주 대표이사 겸 세아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은 특수강 판매량 증가와 가격 인상 등에 힘입어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대표이사 사장은 본업인 강관(파이프) 사업의 호실적에도, 신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영국 해상풍력 발전 하부구조물 제조 사업의 초기 비용으로 적자 늪에 빠졌다.
18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세아베스틸지주가 주력 사업의 실적 성장과 함께 신사업도 순항을 이어가면서, 이태성 사장이 경영 능력을 입증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아베스틸지주는 2022년 세아베스틸의 물적분할로 출범한 세아그룹의 중간 지주회사다. 주요 사업 자회사로 세아베스틸, 세아창원특수강, 세아항공방산소재 등을 거느리고 있다.
이태성 사장은 2014년 세아베스틸지주의 전신인 세아베스틸에 경영기획부문장으로 입사한 뒤 2016년부터 대표이사로 3년 동안 재직했다. 이후 2022년 3월 다시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 사장은 현재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세아베스틸지주는 2026년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1039억 원, 영업이익 916억 원을 거뒀다. 2025년 상반기보다 매출은 12.8%, 영업이익은 46.3% 각각 늘어났다.
세아베스틸지주에 따르면 자회사들의 적극적 영업활동에 따른 판매량 확대,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품목별 매출 비중 개선, 전략적 판매단가 인상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김진범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31일 보고서에서 “상반기 본업의 개선세를 감안하면 하반기 분위기 역시 전년보다 확실히 긍정적일 것”이라며 “세아베스틸의 특수강 판매량이 증가해 고정비 부담 완화가 이어지고, 보합세로 접어든 고철(철스크랩) 가격도 스프레드(단위 무게당 제품 가격과 원재료 가격의 차이)에 우호적”이라고 분석했다.
신사업인 항공우주용 특수합금과 사용 후 핵연료 운반·저장용기(CASK) 신사업도 본격화되고 있다.
세아베스틸지주의 미국 자회사 세아슈퍼알로이테크놀로지(SST)는 연내 항공우주용 특수합금 공장을 준공해 연산 6천 톤 규모의 니켈 기반 초내열합금 생산체계 가동을 앞두고 있다. 세아항공방산소재도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총 588억 원을 투입해 경남 창녕군에 연간 생산능력 770톤 규모의 항공용 고강도 알루미늄 소재 공장을 건립하고 있다.
사용 후 핵연료 운반·저장용기 ‘KN-18’의 한국수력원자력 납품에 성공한 세아베스틸은 올해 하반기 추가 물량 입찰에 참여한다.
반면 이주성 사장이 이끄는 세아제강지주는 올해 상반기 적자를 냈다.
세아제강지주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1588억 원, 영업손실 241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은 9.7% 늘었지만 1501억 원 흑자였던 영업손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세아제강지주는 18일 발표한 실적 설명자료에서 “영국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사업법인 세아윈드의 설비 감가상각비와 향후 추정 가능 원가를 ‘노퍽 뱅가드’ 계약 확정 시점에 일회성 충당금으로 설정하면서 영업이익이 일시적으로 적자 전환했다”며 “이번 충당금 설정으로 향후 대규모 비용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력 자회사 세아제강이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 8735억 원, 순이익 474억 원을 거둔 반면 세아윈드는 매출 4600만 원, 순손실 1720억 원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세아제강지주는 유럽 해상풍력 시장 공략을 위해 2021년부터 세아윈드를 설립하고 생산설비 구축을 위해 유상증자 등으로 약 4585억 원을 투입했다. 대규모 투자는 이주성 사장의 주도로 이뤄졌다.
하지만 지난 2026년 2월 덴마크 오스테드사와의 3억6400만 파운드(약 6950억 원) 규모의 ‘혼시3’ 프로젝트 계약이 해지됐고, 지난 6월 독일 RWE와의 노퍽 뱅가드 동부지구 프로젝트의 계약 규모가 기존 7115억 원에서 2278억 원으로 축소되는 등 일감이 줄고 있다.
김진범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노퍽 뱅가드 동부지구 프로젝트 수주 규모 축소는 생산 안정화를 진행 중인 세아윈드에는 조심스러운 소식”이라고 진단했다.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사장은 세아제강의 강관(파이프) 북미 판매를 확대하며 수익성 개선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LNG,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수소 등 에너지 전환 프로젝트 분야와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에 발맞춰 데이터센터 연계 특수 강관 제품(STS 파이프, 송유관 등) 판매를 점진적으로 늘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편 향후 세아그룹의 경영 시스템은 오너 3세의 독립경영 체계로 굳혀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현재 세아그룹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되어 있는 이순형 세아홀딩스 겸 세아제강지주 회장. <세아그룹>
현재 세아그룹의 동일인(총수)은 이종덕 회장의 차남이자 이주성 사장의 아버지인 이순형 세아홀딩스 겸 세아제강지주 회장이다.
이순형 회장은 1995년부터 형인 이운형 세아그룹 회장과 ‘형제경영’으로 세아그룹을 이끌었다. 이운형 회장은 이태성 사장의 아버지다.
이운형 회장이 그룹의 전략을 수립하고 대외 활동에 집중하는 한편, 당시 부회장이었던 이순형 회장은 내부 현안과 실무를 관장했다.
이운형 회장이 2013년 별세한 뒤에는 이순형 회장이 세아그룹의 경영 전반을 총괄하고 있는데, 오너 3세 시대가 열리면 각자가 맡은 사업에 집중하는 독립경영 구도로 흐를 공산이 크다.
이태성 사장은 세아홀딩스 산하의 특수강 부문 자회사의 경영에 집중하는 한편, 이순형 회장의 아들인 이주성 사장은 세아제강지주를 정점으로 한 강관 부문 자회사 경영에 집중하는 형태다.
실제로 이태성 사장은 세아제강지주가 출범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보유하고 있던 세아제강과 세아제강지주 지분을 이순형 회장의 개인회사 에이팩인베스터스에 전량 매각하며 세아제강지주 계열과의 지분 연결고리를 모두 끊어냈다.
이태성 사장은 특수강 부문 계열사들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세아홀딩스의 지분 33.12%(개인회사 에이치피피 포함 41.97%)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세아홀딩스에는 이순형 회장 3.78%, 이주성 사장 16.92% 등의 지분이 여전히 남아 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