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버블론' 실적으로 잠재운 엔트로픽 IPO도 순항,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메모리 훈풍 더 간다

▲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이 7월 말 기준 올해 연 매출 650억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며 AI 수익성이 입증되고 있는 가운데, AI 투자 수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이 폭발적인 매출 확대와 수익성을 증명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가 더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앤트로픽이 하반기에 예정된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진행한다면 막대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으로부터 직접 메모리를 구매하는 물량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18일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앤트로픽의 연환산 매출은 7월 말 기준 650억 달러(약 91조 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2025년 말 약 100억 달러(약 14조1280억 원) 수준이던 매출이 7개월 만에 6.5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지난 5월에 기록한 매출 470억 달러와 비교해도 두 달 만에 약 38% 늘어났다.

2분기 잠정 매출도 115억 달러(약 16조2300억 원)로 지난해 전체 매출을 웃돌았고, 지난해 2분기(7억8700만 달러)와 비교하면 14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분기 조정 영업이익도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흑자로 전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앤트로픽은 생성형 AI의 수익성을 증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일각에서는 기업들의 AI 투자를 위한 장기 자금조달과 지출은 늘어나는 반면, AI 모델의 수익성이 가시화되지 않자 'AI 버블론'이 제기돼왔다. 이에 따라 AI 인프라 투자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도 꺾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25년 10월 리포트에서 AI 관련 기업들의 주가와 투자 규모가 생산성·이익 개선 속도를 앞지르는 점을 '버블적 특징'으로 지목하며, 과대평가 국면의 '공기 빼기(디플레이트)' 시기가 올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AI 버블론' 실적으로 잠재운 엔트로픽 IPO도 순항,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메모리 훈풍 더 간다

▲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는 지난 7월24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메모리 반도체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하지만 앤트로픽이 호실적을 내면서, 메모리 수요 증가가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손인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가을로 예상되는 앤트로픽의 IPO는 AI 사이클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IPO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AI 랩스의 대규모 자금 조달 역량이 강화되며 하드웨어 수요가 한층 더 강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앤트로픽의 기업가치는 지난 5월 시리즈H 투자 유치 당시 9650억 달러(약 1360조 원)로 평가받았다. 이르면 10월로 점쳐지는 IPO에서는 이보다 두 배 이상 높은 2조 달러(약 2800조 원) 안팎의 기업가치가 거론되고 있다.

앤트로픽은 조달한 대규모 자금을 AI 인프라 확대에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앤트로픽과 일부 반도체 공급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월24일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미국 AI 서밋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부터 반도체를 공급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 규모와 수주액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뿐만 아니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도 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

미국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자사 AI 모델 '클로드'에 최적화된 맞춤형 반도체(ASIC)를 개발하기 위해 사내 전담팀을 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SIC 생산은 삼성전자 2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활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손 연구원은  "프론티어 AI 랩스의 중장기 메모리 직접 구매 수요도 상당한 수준으로 보인다"며 "오픈AI, 앤트로픽 등 프론티어 AI 랩스의 연환산매출(ARR) 성장세가 유지되며 향후 IPO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해당 업체들이 2028년 너머의 장기 슈퍼사이클을 이끄는 핵심 수요 축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