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이재명 정부 2년 차 집권여당을 이끌게 됐다.

2002년 이후 스스로 '18년 광야 생활'이라고 표현할 만큼 긴 정치적 부침을 겪은 김 대표는 2020년 국회에 복귀한 뒤 이재명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거쳐 집권당 수장에 올랐다.
 
'18년 광야' 딛은 김민석, 이재명 정부 2년차 민주당 신임 대표 선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취임 축하 인사차 방문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나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대표는 18일 오전 취임 뒤 처음 국회 당대표실에 출근해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을 접견했다.

김 대표는 강 실장과 홍 수석을 만나 "벽이 없는 원팀으로 완성이 되고 소통이 이뤄지겠다는 느낌과 기대와 책임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통상 신임 당대표가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로 일정을 시작하는 것과 달리 김 대표는 현충원 방문에 앞서 대통령실 참모진을 먼저 만났다.

김 대표는 "당은 앞으로 정부와 대통령의 국정 방향을 잘 뒷받침하면서 민생의 촉수를 펼치고 새벽부터 전국을 돌겠다"며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민심을 청와대나 정부에 전달하고 토론하면서 당정과 국정이 안정적으로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전날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제3차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최종 득표율 54.08%를 얻어 정청래 후보(45.92%)를 꺾고 신임 당대표로 선출됐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선호투표제가 적용됐다. 선호투표는 최하위 후보를 1순위로 선택한 유권자의 2순위 표를 남은 후보들에게 배분하는 방식이다.

선호투표를 반영한 결과 김 대표는 권리당원 투표에서 55.94%, 전국대의원 투표에서 66.69%를 얻었다.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49.30%를 얻어 정 후보(50.70%)에게 1.40%포인트 뒤졌다.

김 대표는 순회경선 초반 정 후보와 접전을 벌였으나 최대 승부처로 꼽힌 호남에서 크게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15일 전남광주·전북을 합친 호남권 경선에서 김 대표는 57.54%를 얻어 정 후보(32.65%)를 24.89%포인트 차로 앞섰다.

김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안정적 당정 관계를 강조했다.

당선 수락연설에서도 "당청 관계, 당정 관계는 국정의 중심인 대통령과 정부를 지원하는 전면 협력의 창조적 수평 관계가 될 것"이라며 "당은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주권 정부의 성공을 위해 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성공을 위해 토론하고 직언하고 방패가 되고 민심 창구가 될 것"이라며 정부를 뒷받침하는 역할과 함께 여당의 민심 전달 기능도 강조했다.

김 대표는 1964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재학 시절 서울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86세대 정치인으로 1990년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발탁돼 정치권에 입문했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 서울 영등포을에 출마해 당시 총선 최연소인 31세로 당선됐다. 16대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에서 승리해 재선에 성공했고 김 전 대통령 총재 비서실장 등을 맡으며 'DJ 키즈'이자 차세대 정치인으로 주목받았다.

정치 인생의 큰 굴곡은 2002년 찾아왔다. 새천년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지만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에게 패했고 같은 해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을 탈당해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를 지지했다.

이후 2004년 총선에서 낙선한 데 이어 유학과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 따른 피선거권 제한 등으로 오랜 기간 원외에 머물렀다.

정치활동 자체를 멈춘 것은 아니었다. 2008년 민주당 최고위원에 선출됐고 2014년에는 원외 정당인 '민주당'을 창당했다. 2016년 더불어민주당에 합류한 뒤 민주연구원장과 정책위원회 의장 등 당내 주요 보직을 거쳤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서울 영등포을 지역구에서 당선되며 18년 만에 국회에 복귀했고 2024년 22대 총선에서도 승리해 4선 의원이 됐다.

김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이 시기를 두고 "18년 광야 세월을 지켜봐 준 벗들 앞이라 울컥하고 긴 세월 힘들었지만 견뎌낸 제 자신에 울컥한다"고 돌아봤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치적 호흡을 본격적으로 맞추기 시작한 것은 2022년 대통령선거 때부터다.

김 대표는 당시 이재명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았고 이후 민주당 정책위의장을 거쳐 2024년 전당대회에서는 수석최고위원에 선출돼 이재명 당시 대표와 지도부에서 함께 활동했다.

2024년 총선에서는 당 상황실장을 맡아 선거 전략을 총괄했고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뒤에는 초대 국무총리로 발탁돼 약 1년 동안 국정 운영을 경험했다.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 당으로 복귀한 김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집권당다운 집권당'을 만들겠다며 당권에 도전했고 결국 당 대표 자리에 올랐다.

김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5·18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스무 살의 서울대 학생회장으로 공인의 길에 선 지 40년 만에 민주당 대표가 됐다"며 "평생 스승 김대중의 뒤를 이어 감격이고 평생 동지 이재명의 길을 이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 앞에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 동력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전당대회 과정에서 깊어진 당내 갈등을 봉합해야 하는 과제가 놓였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는 최민희·박선원·서미화·이성윤·한민수 의원이 당선됐다. 친청(친정청래)계로 꼽히는 최민희·이성윤·한민수 의원도 지도부에 입성한 만큼 새 지도부 내부의 화합과 조율도 김 대표의 지도력을 가늠할 요소로 꼽힌다.

김 대표는 "정청래, 송영길과 함께 뛰겠다. 제가 그 장을 넓게 열고 함께 모실 것"이라며 당내 통합 의지를 강조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