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수의 타워크레인이 9일 이집트 엘다바아 원자력 발전소 2호기 건설 현장에서 원자로 압력 용기를 설치하고 있. <연합뉴스>
에너지 기업들의 주가가 대체로 저평가돼 투자 매력도가 높지만 소형모듈원자로(SMR)를 비롯해 아직 상용화하지 않은 기술을 내세우는 곳도 있어 투자 기간이 단기에 머문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파이낸셜타임스는 조사업체 딜로직 자료를 인용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에너지 기업이 상장으로 조달한 투자금 규모가 126억 달러(약 18조6천억 원)라고 보도했다.
이는 닷컴 버블의 영향으로 기업공개가 전반적으로 활발했던 1999년 하반기 이후 반기 기준 최대 규모이다. 에너지 기업들의 지난해 연간 증시를 통한 조달액인 43억 달러(약 6조3500억 원)도 크게 웃돌았다.
일례로 데이터센터 전력 설비 업체 포젠트파워솔루션은 지난 2월 뉴욕증시에 상장해 17억 달러(약 2조5천억 원)를 조달했다.
독일 가스엔진 업체 이니오는 지난 6월 나스닥에 상장해 28억 달러(약 4조1천억 원)를 확보했다. 지열발전 기업 퍼보에너지도 지나 ㄴ5월 상장으로 22억 달러(약 3조2천억 원)를 거둬 들였다.
투자자들이 AI 반도체 기업에서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기업으로 투자 대상을 넓히면서 에너지 기업의 자금 조달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됐다.
컨설팅업체 ICF는 미국 전력 수요가 데이터센터의 급증으로 2026년부터 2035년까지 총량 기준으로 3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에너지 기업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점은 투자 매력도를 키우는 요소로 꼽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에너지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평균 18배로 집계됐다. 정보기술(IT) 부문은 40배와 비교해 낮은 수치다.
주가수익비율은 기업의 현재 주가가 해당 기업의 1년 치 순이익 대비 몇 배로 평가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배수가 높을수록 주식이 고평가됐다는 의미다.
다만 파이낸셜타임스는 SMR 개발사인 X에너지의 주가가 지난 4월23일 상장 당시 공모가 대비 33% 하락했다는 사례를 들며 투자자들이 상장 직후 에너지 종목을 매수했다가 단기간에 매도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SMR은 모듈 형태로 제작·설치·운영이 가능한 소형 원자로로 대형 원전에 비해 규모가 작고 현장에서 조립식으로 지어 건설 기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다.
15일 X에너지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1.76% 하락한 15.0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공모가는 주당 23달러였다.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상장한 에너지 기업 가운데 3분의 2는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밑돈다.
이를 놓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일부 에너지 기업은 상업적으로 아직 실현 가능성이 입증되지 않은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