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대폭 높이며 경기 회복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정작 고용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성장률은 높여 잡았지만 취업자 전망은 오히려 낮춘 정부는 성장의 성과를 고용으로 연결하기 위한 후속 대책 마련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성장률 목표 3%로 올렸는데 취업자 전망은 낮췄다, 정부 '성장과 고용 디커플링'에 고심

▲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상향했지만 청년과 제조업 중심의 고용 부진은 하반기 경제정책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하반기 경제성장전략 관련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 일자리전담반(TF) 회의를 열고 청년과 제조업 중심의 고용 부진을 개선하기 위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제조업과 건설업 등 고용 부진 업종의 일자리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가용 정책수단을 총동원해 대응하기로 했다. 또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청년일자리 회복방안'도 3분기 안에 마련해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정부가 일자리 대응에 속도를 내는 것은 경기 회복세가 청년과 제조업 고용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재정경제부는 15일 발표한 '7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경기 회복 흐름이 공고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물가 상승과 청년·제조업 부문의 고용 부진은 여전히 민생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14일 발표한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3.0%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와 설비투자 확대 등을 반영한 결과다.

정부는 올해를 '잠재성장률 3%, 수출 세계 4강,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를 향한 경제 대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3·4·5 비전'도 함께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반도체와 물리적 인공지능(피지컬AI), AI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를 비롯해 5극3특 성장엔진 육성, 공급망 강화, 구조개혁 등을 통해 성장세를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고용 전망은 성장 전망과 엇갈렸다.

정부는 올해 취업자 증가 전망치를 기존 16만 명에서 15만 명으로 낮췄다. 중동전쟁 영향에 따른 내수 부진과 건설투자 회복 지연, 반도체 이외 산업의 부진으로 고용 회복 속도가 더딜 것으로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요컨대 정부는 경제성장률은 1%포인트 높여 잡았지만 취업자 전망은 오히려 하향 조정했다. 이는 정부도 성장의 과실이 노동시장으로 확산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6월 고용지표에서도 성장과 고용의 온도차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가 15일 발표한 '6월 고용동향'을 보면 6월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6만3천 명 증가하며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청년층과 제조업의 고용 부진은 이어졌다.
 
성장률 목표 3%로 올렸는데 취업자 전망은 낮췄다, 정부 '성장과 고용 디커플링'에 고심

▲ 7일 인천 남동구 인천시청 중앙홀에서 열린 '2026 인천 일자리 한마당'을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공고를 살펴 보고 있다. <연합뉴스>


6월 취업자 증가분 대부분은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나왔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9만7천 명 감소하며 44개월 연속으로 줄었고, 청년 고용률도 43.9%로 1년 전보다 1.7%포인트 하락했다.

산업별로 보면 반도체 수출 호조에도 제조업 취업자는 9만7천 명 감소하며 24개월 연속 줄었고 건설업 취업자도 6만7천 명 감소했다. 반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은 21만4천 명 늘며 전체 취업자 증가를 사실상 떠받쳤다.

정부는 최근 들어 이 같은 '성장과 고용의 디커플링'을 구조적 문제로 보고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기업 지원을 일자리 창출과 연계하는 재정지원 방안을 발표해 청년과 지역인재를 채용하는 기업에 보조금과 정책금융 등을 우대하고 AI 전환 과정에서 직무 전환과 고용 유지를 지원하기로 했다. 청년 AI 인재를 중소기업·소상공인과 연결해 AI 확산과 일자리 창출을 함께 추진하는 방안도 내놨다.

이 같은 기조는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도 이어졌다.

정부는 3분기 중 '청년일자리 회복방안'을 마련해 AI·반도체 등 첨단분야 전문인력 20만 명 이상을 2030년까지 양성하고 민간·공공부문에서 양질의 청년 일자리 20만 개 이상을 창출하기로 했다. 아울러 3대 메가프로젝트와 5극3특 성장전략 등을 통해 첨단산업과 지역 성장동력을 확충하고, 성장의 성과가 청년과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는 구상도 담았다.

다만 성장률이 높아졌다고 해서 고용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는 점차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성장을 견인하는 반도체 등 자본집약형 산업은 취업유발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고,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생산연령인구 감소와 AI 확산까지 맞물리면서 성장과 고용의 괴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성장률 전망을 3%까지 끌어올린 만큼 시장의 관심은 성장률 자체보다 그 성과가 청년과 제조업, 지역경제의 일자리로 얼마나 확산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