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학기 Sh수협은행장이 기업신용분석 역량을 앞세워 기업금융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신 행장이 11월 임기 만료를 앞둔 상황에서 올해 IB 성과는 연말 연임 여부에 영향을 주는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17일 수협은행에 따르면 리스크관리 임원이 직접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신용분석 교육을 진행하는 등 리스크관리 역량을 IB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데 힘쓰고 있다.
양기태 Sh수협은행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보는 7월 초 SK가스와 SK케미칼, SK디스커버리, SK플라즈마 등 SK그룹 주요 계열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Sh수협은행 크레딧 전략 포럼(Credit Strategy Forum)’을 열었다.
모두 7회 과정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의 첫 번째 포럼으로 앞으로 남은 6번의 포럼 모두 양 부행장보가 직접 진행한다.
이번 포럼은 기업경영분석과 재무구조 해석, 경기순환과 거시경제 환경에 대한 이해 등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경영 의사결정에 필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수협은행의 기업신용분석 프레임워크를 바탕으로 은행의 리스크관리 노하우를 기업고객과 공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현직 리크스관리그룹장이 직접 기업을 찾아 교육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통상 은행권의 기업 대상 세미나나 컨설팅은 기업금융 조직이나 회계사·세무사 등 외부 전문가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수협은행은 이를 통해 기업고객의 전략적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동시에 기업과 접점을 넓히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더군다나 기업신용분석 역량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자체 리스크관리 체계의 전문성도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다.
이 같은 전략의 중심에는 신 행장이 영입한 양 부행장보가 있다.
양 부행장보는 수협중앙회를 거쳐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에서 글로벌 리스크솔루션 이사, 글로벌 회계법인 EY에서 파트너(Associate Partner)를 역임한 리스크관리 전문가다. 국제결제은행(BIS) 산하 바젤은행감독위원회의 기대신용손실(ECL) 관련 논의에도 참여했다.
신 행장은 지난해 3월 신용리스크 내부등급법(IRB) 승인 추진 등 리스크관리 체계 고도화를 위해 양 부행장보를 영입했다. 신 행장은 양 부행장보과 1995년 수협중앙회 입사 동기이기도 하다.
수협은행은 양 부행장보 영입 이후 IB 부문 위험관리 체계가 한 단계 고도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양 부행장보는 수협은행 합류 이후 인공지능(AI) 기반 기업리스크 진단 모형 ‘크레디트래커(Creditracker)’ 구축을 주도했다.
크레디트래커는 신용평가 애널리스트가 사용하는 130여 개의 재무 이상징후 체크리스트를 데이터화한 시스템이다. 신용분석 초보자부터 전문가까지 누구나 기업 리스크를 보다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크레디트래커는 올해 1월부터 수협은행의 실제 기업신용분석 업무에 활용되고 있다.
양 부행장보는 수협은행에서 경기침체 확률을 예측하는 ‘매크로트래커(Macrotracker)’도 개발했다.
매크로트래커는 주요 경제지표를 분석해 거시경제 리스크 이상 신호를 조기에 탐지한다. 수협은행의 경제전망 보고서인 '하우스뷰' 작성에도 활용되고 있다.
수협은행은 이 같은 위험진단 모형을 활용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한 데 이어 ‘신용리스크 내부등급법’ 승인까지 받으면서 건전성이 크게 개선됐다.
수협은행은 올해 1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신용리스크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았는데 이를 지난해부터 소급해 적용하고 있다.
▲ 신 행장이 기업신용분석 역량을 차별화 요소로 활용해 기업금융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에 수협은행의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6.66%로 직전 분기보다 3.98%포인트 상승했다. 국내 주요 은행 가운데 자본적정성 순위도 3위까지 올라섰다.
자본비율 개선은 대외 신인도 강화와 자금조달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수협은행은 이를 바탕으로 기업금융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 수협은행은 올해 1분기 기업대출을 지난해 말보다 2조5천억 원 늘리는 등 IB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금융 성과는 올해 11월 임기가 끝나는 신 행장의 연임에 주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수협은행뿐 아니라 모든 은행권이 금융당국의 기조에 따라 가계대출을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서다.
결국 신 행장이 올해 차별적 실적을 내기 위해서는 개인금융보다는 IB 쪽 성과가 필요한 셈이다. IB 확대는 금융당국이 새 정부 들어 가장 힘을 주고 있는 생산적 금융과 정책 방향이 일치하기도 한다.
수협은행은 1분기 이미 좋은 시작을 알렸다. 수협은행은 1분기 세전 순이익으로 986억 원을 거두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증가한 실적을 냈다.
신 행장은 크레딧 전략 포럼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통해 “수협은행이 그동안 축적해 온 기업신용분석 노하우를 기업 고객과 공유할 수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더 다양한 지식 공유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관계 금융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