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됐다.
제식구 감싸기의 구태를 드러냈고 방탄국회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게 됐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방탄국회는 없다”고 공언했는데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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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 |
국회는 3일 본회의에서 송광호 의원 체포동의안을 223명 가운데 찬성 73표, 반대 118표, 기권 8표, 무효 24표로 부결시켰다. 이날 투표는 무기명으로 진행됐다. 반대, 기권, 무효표를 행사한 의원 수가 여당 의원 수보다 많았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원내대변인은 “정말 충격적”이라며 “김무성 대표가 나서 방탄국회는 없다고 공언했지만 말로 방탄국회 없다고 하고 행동으로 조직적 부결을 감행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체포동의안 부결의 책임을 새누리당에만 물을 수 없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대표는 “우리 당 의원들이 모두 반대표를 던졌더라도 실제 반대표에 훨씬 미달한다”며 “이런 상황을 두고 우리 당에게만 모든 비난을 퍼붓는 것은 좀 달리 생각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현숙 원내대변인도 체포동의안을 부결하자는 당론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야당에서도 상당수 반대표를 던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본회의에 앞서 열린 새누리당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일부 의원들이 “송 의원이 수사를 받지 않겠다는 것도 아니니 알아서 잘 해달라”, “지역구 주민들의 주권도 생각해달라” 등 송 의원을 옹호하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우리 원칙은 방탄국회를 하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당론없이 개별의원 판단에 따르는 것”이라며 “새누리당은 당론으로 어떠한 것도 얘기한 적 없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반대표가 많이 나온 이유에 대해 “송 의원이 수사를 철저히 받겠다고 몇 번씩 얘기했고 고령이고 하니 불구속 수사를 해도 증거인멸이나 여러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의원들이 판단한 것 같다”며 “철저히 수사 받겠다고 하니 구속 수사와 불구속 수사의 차이를 크게 두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송광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로 검찰의 구속영장 집행이 불발되면서 정치권은 또 다시 방탄국회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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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취임 이후 첫 관훈토론회에서 “체포동의안은 영장실질심사를 돕는 절차일 뿐 부결할 이유가 없다”며 “어떤 경우라도 우리 당의 의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탄국회는 열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체포동의안이 부결되자 “의원 각자가 판단한 문제에 대해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송광호 의원은 예상치 못한 결과에 동료의원들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송 의원은 본회의가 끝난 뒤 “동료의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이런 결과를 예상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원은 국민의 주권을 위임받은 자리”라며 “지금은 정기국회중이고 저를 뽑아준 유권자들을 위해 주권행사를 못하는 데 대해 의원들이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겠는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송 의원은 방탄국회 논란에 대해서 “방탄국회는 무슨 방탄”이냐며 발끈했다.
송 의원은 철도부품 제작회사로부터 5천여만 원을 받은 혐의로 사전구속 영장이 청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