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덜 나쁜가, 최대 승부처 경기지사 선거 김은혜 김동연 난타전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와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비즈니스포스트] 전국 최대 지방자치단체인 경기도는 이번 6·1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로 평가된다.

여야가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기도지사를 놓고 ‘윤석열의 입’이었던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와 ‘대권 잠룡’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맞붙는다.
 
선거를 10여 일 앞두고 두 후보 사이 네거티브 공방도 치열하다.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 지지율이 오차범위 안 초박빙 양상을 보이는 만큼 후보와 관련된 논란의 영향을 무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일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와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가열되며 경기도지사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는 ‘KT 신입사원 취업청탁’ 의혹에 휩싸였다. 19일 민중의소리 보도에 따르면 2012년 KT 신입사원 채용 당시 고위임원 또는 정치인이 청탁한 지원자 9명의 명단을 보도했는데 그 명단에 김은혜 후보가 추천한 김 모 씨가 포함됐다.

보도가 나오자 민주당과 김동연 후보 측은 김은혜 후보의 사죄와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며 공세를 펼쳤다.

이에 김은혜 후보는 전날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어떤 식으로든 저는 부정 채용에 관여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은혜 후보의 해명이 나온 몇 시간 뒤 김은혜 후보가 2019년 2월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을 때 공채과정에서 특정인을 추천한 사실을 인정했다는 보도가 뒤따랐다.

19일 KBS에 따르면 김은혜 후보는 2019년 검찰 참고인 조사에서 추천한 사람이 남편의 친척인데 시댁 쪽에서 챙겨봐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면서 “회사 내부 기준에 부합하는 인재라면 뽑고 아니면 탈락시키라는 식으로 설명했다”고 말했다.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과거 행적이 도마에 오른 것은 김은혜 후보뿐만이 아니다.

김동연 후보는 1994년 택시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입건됐던 사실이 재조명되며 논란이 됐다. 당시 김동연 후보는 검찰로부터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기소유예는 혐의가 인정되지만 여러 사정을 고려해 기소를 면해 주는 검사의 처분이다.  

김은혜 후보 측은 김동연 후보가 경기도지사 자격이 없다며 맹비난했다.

김동연 후보는 이와 관련해 12일 경기도지사 TV토론회에서 “때린 적 없다”며 “억울한 (택시요금) 바가지 논쟁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두 후보는 자녀 문제로도 날선 공방을 벌였다.

김은혜 후보가 초등학생 아침급식 제공을 공약하면서 본인을 ‘경기맘’이라 강조하자 김동연 후보 측은 김은혜 후보의 자녀가 고소득층 자녀들만 입학한다고 알려진 미국 사립기숙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김동연 후보 측 백혜련 수석대변인은 18일 논평에서 “겉으로는 경기도의 교육격차 해소를 외치며 뒤로 본인의 자녀만큼은 특별한 교육을 위해 황제 조기유학을 보낸 ‘가짜 경기맘’임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에 김은혜 후보 측은 “정치인 엄마로서 말 못할 사연이 있다”면서 오히려 김동연 후보 자녀의 ‘이중국적’ 의혹을 제기해 맞받았다.

김은혜 후보 측은 공직자였던 김동연 후보의 아들이 아직도 미국시민으로 이중국적을 갖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자신이 ‘흙수저’임을 강조하는 김동연 후보의 아들이 고액의 학비가 필요한 용산국제학교와 미국 대학교를 다녔다며 ‘위선의 끝판왕’이라고 공격했다.

김동연 후보는 18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아들이 사립이 아닌 공립학교를 나왔으며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쳤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들은) 화성 51사단에서 육군 병장으로 충실히 근무해 제대했다”며 “사립학교 다닐 형편이 못돼 공립학교에 다녔다”고 반박했다. 

이 밖에도 배우자 관련 의혹도 존재한다. 김동연 후보 배우자는 모친 명의로 판교 아파트를 분양받았다는 투기 의혹이 제기됐고 김은혜 후보 배우자는 국내 변호사 자격이 없이 미국 변호사 자격만 있는데도 소속 법률사무소 홈페이지에 국내 법률사무를 취급한 것처럼 적혀 있어 허위이력 문제가 떠올랐다.

선거가 막판으로 치닫고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계속 박빙을 보일수록 지지율을 높이는 전략보다 상대 지지율을 끌어내릴 수 있는 ‘네거티브 전략’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인일보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19일 발표한 경기도지사 여론조사 결과에서 김은혜 후보가 42.1%, 김동연 후보는 41.7%로 두 후보 격차는 0.4%포인트에 불과했다. 

경기도지사 선거의 또 다른 변수로 평가되는 강용석 무소속 후보는 4.9%를 얻었다.

김동연 후보는 부총리, 김은혜 후보는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전국 단위 선거에서 관심이 집중되는 검증대에 올라선 것은 처음이다. 이번에 나온 의혹과 논란을 극복해야만 경기도지사에 당선돼 향후 정치적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동연 후보가 당선되면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로서 확고한 위치를 다질 수 있다. 김은혜 후보도 경기도지사가 된다면 '여성 최초 광역단체장'이라는 타이틀을 차지하게 돼 여권의 주요 인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