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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왜 유임시켰나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5-12-01 18: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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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왜 유임시켰나  
▲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왼쪽)과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과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자리를 지켰다.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은 스마트폰사업의 부진에 책임을 지고 겸임하던 무선사업부장에 물러났으나 적자에 신음하는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사장들이 자리를 유지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두 회사를 놓고 향후 방향을 잡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 두 회사가 다시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 박대영 박중흠, 유임

박대영 사장과 박중흠 사장은 1일 삼성그룹이 발표한 사장단 인사에서 이름이 빠졌다. 이들은 내년에도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을 이끌게 됐다.

두 사장의 거취는 삼성그룹 연말인사에서 관심을 받았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각각 조 단위 손실을 내며 올해 최악의 실적을 냈던 만큼 책임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게다가 삼성그룹이 활발하게 사업구조 개편을 하고 있어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도 개편 대상으로 지목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두 사장은 결과적으로 다시 기회를 얻었다. 이 부회장은 업황 부진 속에서 개인에게 책임을 돌리기보다 두 사장에게 구조조정과 실적개선의 과제를 맡긴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부회장은 11월9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를 방문해 보고를 받기도 했다. 이를 놓고 여러 추측이 나왔으나 결과적으로 박대영 사장을 재신임하는 쪽을 선택했다.

박대영 사장이 재신임을 발판으로 삼성중공업에 대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박대영 사장은 내년 3월 대표이사 임기가 만료된다. 이 때문에 구조조정에 힘을 쏟지 못했는데 거취가 결정되면서 구조조정 드라이브를 걸 수 있게 됐다.

박중흠 사장은 10월 발표한 1조2천억 원의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와 사옥매각 등 현재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재무구조 개선 노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중흠 사장은 내년 9월 임기가 만료돼 현재 추진하는 자구안을 마무리하고 물러날 가능성도 있다.

두 사장이 유임되면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가능성도 다시 떠오른다. 박대영 사장과 박중흠 사장은 과거 삼성중공업에서 함께 근무한 적이 있어 두 사람이 수장을 맡고 있는 동안 합병설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두 사장은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을 추진했다. 삼성중공업의 시공역량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설계역량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합병은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 박대영 박중흠, 대안찾기 어려웠나

두 사장의 유임을 놓고 중공업과 건설부문에 대해서 삼성그룹 차원에서 뾰족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당장 개편의 묘수를 내기도 어렵고 매각도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울며 겨자먹기로 현 체제를 유지하는 쪽을 택했다는 것이다.

박대영 사장과 박중흠 사장을 대신할 인물을 찾기는 쉽지 않다. 박대영 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조선해양분야 전문가로 삼성중공업 임원 재직기간만 20년이 넘는다.

삼성중공업의 부사장 3명 가운데 재무전문가인 전태흥 부사장을 제외한 나머지 원윤상·하문근 부사장은 임원 재직기간이 10년 남짓에 불과하다.

삼성중공업 현재 임원 가운데 삼성중공업 출신으로 최근 성동조선해양 대표이사로 선임된 김철년 사장보다 경력이 긴 사람은 박대영 사장이 유일하다.

삼성중공업이 성동조선해양을 사실상 위탁경영하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내부 인사를 사장으로 올리기도 어렵다.

박중흠 사장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성안 부사장이 화공사업본부장을 맡고 있기는 하지만 1960년생으로 다소 젊은 데다 지난해 부사장으로 승진한지 1년 밖에 지나지 않았다.

강성영 부사장이 1958년 생으로 경력은 길지만 화공사업본부 담당임원으로 직책상 최 부사장이 앞선다. 발전사업본부장인 제임스맥키 부사장은 외국인이다. 이들을 대표이사로 올리기도 부담된다.

외부에서 찾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삼성그룹 사장급 인사들은 주로 전자계열사 출신이다. 경쟁사들도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할 정도로 업황이 둔화된 상황에서 비전문가를 수장에 앉히는 것은 무리수가 될 가능성이 많다.

그렇다고 외부인재를 영입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결국 삼성그룹은 현재 박대영-박중흠 체제를 이어가면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개편방향을 다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빠진 것은 이들에 대한 삼성그룹의 고민이 아직 진행 중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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