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6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하면서 중국 원유 수요가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국제유가를 끌어내렸다.

  국제 유가 급락, 정유화학업계 불안 확산  
▲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에 국제유가가 급락했다.
11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전날보다 4.18% 떨어진 가격인 배럴당 43.0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 가격은 금융위기 때인 2009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북해산브렌트유는 이날 전날보다 2.44% 떨어진 49.18달러, 두바이유는 2.13% 떨어진 49.57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중국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은 11일 위안화 가치를 사상 최대폭인 1.86% 내린데 이어 12일에도 1.62%나 추가로 인하했다.

중국은 수출 등 경제 지표가 악화하자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했다. 이 때문에 세계 2위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공급과잉도 국제유가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7월 원유생산량 증가폭이 3년 만에 최대였다고 11일 발표했다.

OPEC은 7월 하루 원유공급량이 3151만 배럴로 6월보다 10만1천 배럴 늘어났다고 밝혔다.

국제유가 하락은 재고평가 손실로 이어져 국내 정유화학업계에 치명적이다. 지난해에 SK이노베이션이 37년만에 적자를 내는 등 저유가의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국제유가 하락 원인이 중국 수요 부진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더욱 키운다. 중국 경기 침체가 석유화학업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석유화학업계의 한 관계자는 “위안화 평가절하는 원화가치 상승으로 일시적인 영업이익 증가를 가져올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볼 때 수요부진에 따른 불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