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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글로벌경영 강화하는 조현준, 효성 새 투자처로 미국 꼽아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19-12-26 13:5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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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글로벌경영의 다음 투자처로 미국을 바라보고 있다.

조 회장이 해외 거대시장을 공략할 때 단일 계열사 차원이 아닌 그룹 차원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여러 계열사들의 현지 생산기지를 구축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에서도 같은 방식의 투자를 통해 관세장벽을 우회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늘Who] 글로벌경영 강화하는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033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조현준</a>, 효성 새 투자처로 미국 꼽아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26일 효성그룹에 따르면 조 회장의 미국 투자계획은 합성섬유 계열사 효성티앤씨와 전력기기 계열사 효성중공업의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효성그룹이 이미 미국 일리노이주에 효성첨단소재의 타이어코드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티앤씨, 효성화학 등 주요 4개 계열사 가운데 3개 계열사의 생산거점이 미국에 마련되는 것이다.

특히 미국 스판덱스공장은 조 회장에게 의미가 각별하다.

조 회장은 세계에 효성의 스판덱스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대륙별로 생산거점을 마련하기 위한 투자에 힘써왔다.

그 결과 효성티앤씨는 중국과 베트남공장을 통해 아시아 스판덱스시장을, 터키공장을 통해 유럽시장을, 브라질공장을 통해 남미시장을 각각 공략하고 있다. 개별국가로서 거대시장을 형성한 인도를 공략하기 위한 인도 스판덱스공장도 앞서 9월 가동을 시작했다.

효성티앤씨가 북미를 제외한 모든 권역에 스판덱스공장을 확보한 만큼 미국공장은 조 회장이 계획을 실현하기 위한 마지막 한 걸음인 셈이다.

조 회장은 인도 스판덱스공장의 가동 당시 ‘다음 투자처는 미국’이라고 직접 밝히며 의욕을 보였다. 이에 효성그룹은 미국 공장을 프리미엄제품의 생산거점으로 삼는다는 기조 아래 투자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조 회장이 미국 변압기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계획은 이미 큰 틀이 잡혔다. 효성중공업이 미국에 자회사를 설립해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시에 위치한 미쓰비시의 변압기공장을 4650만 달러에 인수하면서 생산기지를 확보한다.

현지언론인 멤피스비즈니스저널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은 테네시공장 인수작업을 2020년 2월에 마친 뒤 생산제품을 외철형 초고압변압기에서 내철형 초고압변압기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공장은 내년 상반기 안에 가동을 시작한다.

효성그룹 지주사 효성에 따르면 미국은 세계 최대의 전력기기 수요국으로 내철형 초고압변압기시장은 연 2조 원 규모에 이른다.

조 회장이 미국에 효성화학의 가스화학설비를 짓는 계획까지는 아직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효성 관계자는 “효성화학의 미국 생산거점 구축은 아직 논의되지 않고 있다”며 “2021년까지 2조 원이 넘는 베트남 투자가 진행되기 때문에 부채부담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조 회장이 차후에라도 효성화학의 미국 진출을 검토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화학업계도 미국이 셰일가스에 기반을 둔 가스화학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과 효성화학이 가스를 분해해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가스화학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늦든 빠르든 효성화학이 미국 화학공장을 지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바라본다.

조 회장이 미국에 판매법인뿐만 아니라 현지 생산기지까지 구축하기 위해 공을 들이는 것은 미국의 관세장벽을 우회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효성그룹은 이전까지 베트남공장의 스판덱스를 미국에 수출하는 방식으로 관세를 적용받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탈퇴하며 현재는 17~28%의 반덤핑관세를 부과받고 있다.

변압기는 스판덱스처럼 우회 수출을 하지 않고 있어 관세장벽에 더욱 취약하다. 미국은 한국산 변압기에 40~60% 수준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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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성중공업이 인수할 미쓰비시의 미국 초고압변압기 생산공장. <효성중공업>

이에 조 회장은 우회 수출로를 찾기보다 현지에 생산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더욱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효성중공업도 미국 변압기공장의 인수 소식을 전하며 ‘관세 부담을 덜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 회장의 현지 투자계획은 관세 부과를 피하는 것 이외의 세제혜택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도 보인다.

현지매체들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은 미국 테네시주 정부로부터 변압기공장 인수로 지불해야 하는 재산세 가운데 1천만 달러(116억 원)를 감면받는다. 주정부는 효성중공업에 추가 혜택을 주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조 회장은 일찍부터 효성그룹이 글로벌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해외 거점이 필요하다고 보고 현지 생산기지 구축에 공을 들였다. 시장 변화에 적시 대응하기 위해서는 생산지를 수요처와 최대한 가깝게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기조 아래 조 회장은 1990년대 후반 ‘C(차이나) 프로젝트’팀을 이끌며 중국 가흥과 광둥에 스판덱스공장을 지었다. 그가 2007년 베트남 년짝공단에 법인을 만들어 시작한 베트남 기지는 현재 효성그룹 주요 4개 계열사의 생산설비가 모두 위치한 글로벌 전진기지가 됐다.

효성 관계자는 “미국에 그룹의 생산거점을 만드는 것을 조 회장이 세운 글로벌 경영계획의 ‘화룡점정’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며 “큰 기대를 받는 만큼 실무진 차원부터 투자계획을 면밀하게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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