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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톡톡] 아버지와 한 여인, 최태원을 SK 사회적 가치에 눈뜨게 하다

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 2019-06-19 1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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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사회적 가치’ 하면 바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떠올릴 정도다. 단순히 기부 등 사회공헌이 아닌 사회적 가치 생태계를 구축하고 사회적 가치 측정시스템을 만드는 등 대단한 정성을 쏟고 있다.


최 회장은 왜 사회적 가치에 이렇게 몰두하게 됐는가? 앞으로 구현하려는 사회적 가치의 청사진은 무엇인가?

■ 방송 : CEO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김현정 기자

곽보현(이하 곽)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어디를 가나 사회적 가치가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하고 다닙니다. 왜 이렇게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사회적 가치에 몰두하게 된 겁니까.

김현정(이하 김) : 최태원 회장은 1998년 39살의 나이로 SK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했습니다. 그 뒤 15년 동안 회사의 성장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렸죠. 그러던 중에 최태원 회장의 삶에 쉼표의 시간이 찾아옵니다. 바로 2년 7개월 동안의 수감생활인데요. 최 회장은 감옥살이를 하면서 자기 성찰의 시간을 제대로 보낸 것 같습니다.

곽: 교도소가 ‘학교’라고도 불리기도 하는데, 그래서 여러 가지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자기 성찰의 결과물이 뭡니까.

김 : ‘횡령’ 혐의로 옥살이를 하면서 ‘한국의 대표적 기업인으로서 나는 무엇으로 남을까’라는 생각을 절실하게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도달한 결론이 ‘사회적 가치’입니다.

곽 : 그러고 보니 최 회장이 옥살이를 하면서 책을 썼죠.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이라는 책입니다. 최 회장은 저서에서 ‘사회적 가치를 통해 SK는 사회에 보탬이 되는 기업으로, 최 회장 자신은 사회적 가치를 경영에 뿌리내린 인물로 남고 싶어 했다‘는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김 : 그렇습니다. 최태원 회장은 SK그룹 회장이 되자마자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고 기업에 생존에 몰두해야 했습니다. 그러다 옥살이 성찰을 통해 기업이 돈을 버는 것 뿐 아니라 여러 사회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되고 그 일을 위해 우선 자기자신부터 철저히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곽 : 옥살이 중 성찰을 통해 자신과 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위해 완전 탈바꿈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최 회장에게 이런 깨달음의 영감을 준 사람들이 있을 것 같은데요.

김 : 먼저 최태원 회장의 아버지 최종현 SK 선대회장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에도 선대회장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그 중 한 구절을 살펴보면 “선친께서 몸소 보여주신 사업보국과 사회공헌 정신을 계승, 발전시켜야 하는 내 인생의 소명을 사회적 기업에서 찾고자 한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곽 : 사업보국을 얘기했는데 최종현 회장은 기업이 국가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많은 고민을 했던 기업인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김 : 2018년에 SK에서 홀로그램 기술로 선대 회장의 모습을 구현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최 회장은 “아버지가 살아 돌아오시면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고 듣고 싶은 이야기도 많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과 애틋한 감정이 큽니다.

곽 : 이것이 재벌 2세와 3세의 차이입니다. 재벌 2세라고 할 수 있는 최태원 회장은 아버지가 얼마나 고생하며 회사를 일구었는지 직접 눈으로 보고 배운 세대이기 때문에 그런 아버지를 닮고 싶고 부끄럽지 않게 자신도 잘해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그런 생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 최 회장에게 영향을 준 다른 인물이 있나요.

김 : 최태원 회장 스스로 혼외 사랑하는 여인이 있다는 것을 밝혀 세상을 놀라게 했던 김희영 이사장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곽 : 김 이사장은 티앤씨재단 이사장이죠. 티앤씨재단은 최태원 회장과 김희영 이사장이 함께 설립한 사회적 가치 추구 재단인데, 김 이사장이 어떤 영향을 미쳤다는 건가요.

김 : 최태원 회장은 최근 사회적 가치 축제(’SOVAC 2019’)에서 깜짝 발언을 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습니다. 바로 사회적 가치에 영감을 준 것은 김희영 이사장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입니다. 최 회장은 행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지독한 기업인이었고 공감능력은 제로였다. 그러던 와중에 아주 반대인 사람을 만나서 변화하게 됐다"면서 김 이사장을 "돈이나 이런 것에는 전혀 관심도 없고 오직 사람만을 향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하고 덕분에 자신은 사람에 눈을 뜨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곽 : 사랑이 많은 것을 바꾼 것 같군요.

김 :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를 놓고 최 회장의 사회적 가치 행보가 퇴색됐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아직 노소영 관장과 이혼소송이 진행 중이고 또 결혼생활 중에 만났기 때문입니다.

곽 : 지금까지 사회적 가치의 전도사로 불리는 최태원 회장이 어떻게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게 됐고 최 회장에게 어떤 인물들이 영향을 줬는지 살펴봤습니다. 이어서 최 회장이 말하는 사회적 가치는 무엇을 담고 있으며, 그가 어떤 일을 해나갔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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