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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주가] '젊은' 이석주, 제주항공 '규모의 경제'로 주가 지탱하다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19-06-12 1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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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주, 1등 저비용항공사의 젊은 경영인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은 음력으로 1969년 10월에 태어났다. 올해 51세로 저비용항공사의 경영자 가운데 가장 젊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를 포함해도 이석주 사장보다 젊은 경영자는 얼마 전 아버지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로 대한항공을 경영하게 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뿐이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시카고대학교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수료하고 경영전략 컨설팅 회사를 운영했다.

이후 안용찬 전 제주항공 부회장의 권유를 받고 애경그룹에 입사했다. 이후 ‘모녀팩트’라고 불리는 화장품 ‘에이지20s’를 기획했는데 이 브랜드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안 전 부회장 등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 업황을 읽을 줄 아는 마케팅 전문가

제주항공 최고경영자는 이석주 사장 이전까지 줄곧 재무 전문가나 항공 전문가가 맡아왔다. 이석주 사장은 역대 제주항공 경영자 가운데 유일한 마케팅 전문가 출신이다.

이석주는 경영전략 컨설팅 회사를 운영한 경력이 있을 뿐 아니라 애경그룹에서도 애경산업 마케팅부문장을 거쳐 애경산업 마케팅·전략 총괄 겸 제주항공 커머셜본부장을 역임했다.

이런 이유로 업계 동향을 읽는 데 능숙하다는 평가가 많다. 

제주항공은 2018년부터 계속해서 기단확대에 나서고 있는데 이런 경영 방침은 이석주 사장이 저비용항공 시장의 트렌드를 읽고 현재 저비용항공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몸집 불리기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제주항공의 보도자료를 보면 ‘경쟁 심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라는 표현이 자주 나오는데 이석주 사장이 업황을 읽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데 능숙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직원들과 소통을 잘 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석주 사장은 직원들과 소통을 통해 2018년 7월 객실승무원 복장규정을 완화했다. 본래 안경을 착용할 수 없었던 규정을 삭제하고 네일아트도 허용했다.

올해 3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주항공의 직원 복지를 어떻게 평가하냐는 질문에 “제주항공은 무조건 임플로이(고용자) 퍼스트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 제주항공 주가, 경쟁사들과 격차 벌렸다

이석주 사장이 본격적으로 제주항공 경영을 시작한 2018년 첫 거래일부터 현재까지 제주항공 주가는 그다지 변하지 않았다. 

2018년 1월3일 제주항공 주가는 3만6천 원, 6월10일 주가는 3만5800원이다.

하지만 변화가 거의 없었다는 점을 두고 이석주 사장이 단지 현상유지만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진에어의 주가는 2만7750원에서 2만300원으로 26.8% 감소했고 항공사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을 내고 있는 대한항공의 주가는 3만5750원에서 3만2500원으로 9.1% 내려갔다. 

코스피 지수 역시 2018년 1월3일 2486.35에서 2019년 6월10일 2099.49로 15.6% 감소했다. 주가의 절대적 변화가 아닌 상대적 변화를 본다면 이석주 사장은 사실상 ‘선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제주항공 주가, 매출 증가에 오르고 자연재해에 내렸다

이석주 사장의 경영은 ‘규모의 경제’라는 한 마디로 설명된다. 

이석주 사장은 제주항공의 경영을 맡은 뒤 줄곧 추가 항공기를 도입하고 신규 노선에 취항하는 등 제주항공의 몸집을 불리는데 주력해왔다.

이 몸집 불리기는 매출 증대라는 성과로 나타났다. 제주항공은 2018년에 창사 이래 최초로 연 매출 1조 원을 넘어섰다.

연 매출 1조 원 돌파의 신호탄을 쏜 것은 2018년 1분기 실적이었다. 제주항공은 2018년 1분기에 최초로 분기 매출 3천억 원을 넘어섰다.

제주항공이 2018년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직후인 5월11일 제주항공 주가는 장중 5만2천 원을 보였다. 제주항공이 2015년 11월 상장한 뒤 지금까지 주가가 가장 높은 고점이다. 

하지만 제주항공 주가는 이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해 5개월 만에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외부 요인 때문이다. 

항공사 주가는 유가나 환율, 여행 심리 등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외부적 악재가 실적보다 주가에 훨씬 큰 영향을 미칠 때가 많다. 

2018년 2분기 평균 국제 유가는 배럴 당 84.7달러였다. 2017년 2분기보다 무려 36.4% 상승한 것이다. 국제 유가 상승은 제주항공을 비롯한 항공사들의 급격한 유류비 상승을 불러왔다.

유가 상승에 더해 주요 관광지를 강타한 연이은 자연재해로 여행심리가 급격하게 위축했다.

제주항공을 포함한 저비용항공사들의 주력노선인 일본은 2018년 여름부터 연이은 지진, 태풍 피해를 입었다. 일본 오사카 간사이공항과 삿포로 신치토세공항이 자연재해로 폐쇄되기도 했다. 

발리, 자카르타 등의 유명 관광지가 있는 인도네시아는 9월 말 쓰나미 피해를 입었고 태풍 ‘위투’는 휴양지로 유명한 괌과 사이판을 강타했다. 

하지만 자연재해에 따른 주가 하락은 일시적이었다. 10월30일 52주 신저가인 2만7600원을 기록했던 제주항공 주가는 조금씩 회복해 현재는 3만 원 중반대에 안착해있다.   

◆ 제주항공 주가, MAX8와 아시아나항공에 달렸다

제주항공 향후 주가를 결정지을 두 가지 요인은 B737-MAX8의 운용과 아시아나항공 인수, 두가지에 달려있다.

제주항공은 2018년 11월20일 미국 보잉사의 차세대 항공기 B737-MAX8 50대를 2022년부터 차례로 건네받는 구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이 2018년 말 기준 보유하고 있는 항공기 대수는 모두 39대라는 것을 살피면 사실상 주력 항공기를 B737-MAX8로 교체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제주항공이 여기에 투자한 금액은 4조9774억 원으로 단일 기종 기준 한국 국정항공사가 체결한 항공기 구매계약 가운데 최대 규모다. 또한 일반적으로 항공사들이 항공기를 운용하는 방식인 운용리스가 아니라 직접구매라는 점 역시 제주항공이 B737-MAX8에 미래를 걸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B737-MAX8 항공기가 기체 결함 때문에 연달아 추락하고 이에 따라 이 기종의 운항이 세계적으로 중단된 상황이기 때문에 B737-MAX8의 운용은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제주항공이 이 기종을 본격적으로 운용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운항중단 조치가 그때까지 해제되지 않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운항중단 조치가 해제되고 항공기 제조사와 항공사에서 안전을 보증한다고 해도 고객들은 불안을 느낄 가능성이 충분하다. 실제로 B737-MAX8의 두 번째 추락사고 직후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B737-MAX8 항공기를 운용하고 있던 이스타항공이 고객들의 문의전화에 시달리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 역시 제주항공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제주항공을 운영하고 있는 애경그룹은 최근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 SK, 한화, 롯데, CJ 등 인수후보 물망에 오르내린 다른 대기업집단들이 일제히 손사래를 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애경그룹이 이미 제주항공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다면 두 항공사 사이에 시너지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공동운항(코드셰어)이 쉬워지는 것은 물론이고 기재를 유동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되고 장거리 노선 위주의 아시아나항공과 단거리 노선 위주의 제주항공의 노선을 효율적으로 구성해 환승수요를 유치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수 있는 자금력이 있는지를 놓고 물음표가 붙고 있다. 이런 이유로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을 분리매각 방식으로 인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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