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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김택진, 인공지능에서 엔씨소프트 '새 놀이'를 찾다

서하나 기자 hana@businesspost.co.kr 2018-03-30 17:4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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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071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택진</a>, 인공지능에서 엔씨소프트 '새 놀이'를 찾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엔씨소프트>
호모 루덴스란 놀이하는 인간을 지칭하는 말이다. 인류학자 요한 하이징하가 이름붙인 것인데 흔히 노동하는 인간 '호모 파베르'와 대립되는 개념으로 쓰인다. 

하지만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행복한 삶일 것이다. 놀이가 곧 노동이 되는 삶을 꿈꾸지만 실현되기도 쉽지 않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는 게임으로 성공해 '야구구단'을 창단하는 꿈을 이뤘다. 이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분야를 더욱 넓히려 한다. 

그는 관심 분야인 미디어, 야구 등 여러 ‘놀이’에 인공지능을 접목하는 실험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30일 판교 R&D센터에서 열린 주주총회 인사말에서 “인공지능 연구개발로 미래 성장동력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투자를 확대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주총에서도 게임을 넘어 인공지능 등 새 먹거리를 적극적으로 찾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미 여러 게임회사들이 인공지능과 게임을 연계하고 있지만 김 대표의 머릿속에는 인공지능을 ‘놀이’와 접목하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듯하다. 

그 첫발은 미디어와 인공지능을 연계하는 연구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인공지능 연구 인력을 대거 채용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미디어업계 종사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와 인공지능을 연계하는 방안을 연구하려는 것이란 관측이 업계에서 나온다. 

이재준 엔씨소프트 인공지능 센터장은 최근 엔씨소프트 기자간담회에서 "엔씨소프트가 생각하는 인공지능 기술의 활용방안은 기존보다 더 나은 해결책을 제공하거나 사용자가 새로운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과 자동차를 운전하는 기술이 만나 '자율주행자동차'를 만들었듯 인공지능이 다른 분야와 만나 전혀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택진 대표가 게임을 제외하고 가장 먼저 인공지능과 연계한 분야는 바로 '야구'다.

엔씨소프트는 15일 인공지능 야구서비스 앱 ‘페이지(PAIGE)’를 선보였다. 페이지는 인공지능(AI)를 담은 공간(PAGE)이라는 뜻이면서 메이저리그(MLB)의 전설적 투수 사첼 페이지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에게 적합한 이야기를 ‘친구가 야구 소식을 들려주 듯’ 안내해준다.

김 대표는 야구에 애정이 깊은 것으로 유명하다. 

2011년 엔씨소프트 제9단 창단승인 기자회견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초등학교 시절 만화 ‘거인의 꿈’을 보며 꿈을 키웠고 중학교 시절엔 빠른 볼을 잘 던지려고 팔과 다리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다녔다. 커브볼 책을 구해 본 뒤 몇 달간 밤새 담벼락에서 혼자 피칭 연습을 했다. 야구라는 단어가 가슴을 뛰게 한다. 야구는 내 마음대로 즐길 수 있는 영화이자 삶의 지혜서다.”

김 대표는 NC다이노스의 9구단 선정을 두고 한국야구협회(KBO)와 만난 자리에서 “내 재산만으로도 프로야구단 100년은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비추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는 2011년부터 인공지능을 핵심기술로 선정하고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원천기술을 확보해 정보통신 기술에서 미래 경쟁력을 창출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서울대, 카이스트 등 국내 인공지능분야 연구실 12곳과 협력도 하고 있다. 최근 자연어 처리분야 권위자인 임해창 전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가 연구에 합류했다.

김 대표는 2월23일 ‘엔씨소프트 인공지능(AI) 데이 2018’ 행사에서 “아날로그 시대가 프로그래밍 기반 디지털 시대로 바뀌었듯 이제는 인공지능이 데이터를 학습하는 ‘러닝’의 시대로 가고 있다”며 “엔씨소프트는 인공지능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려 다가오는 시대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오랜 기간 대표를 지내는 것을 두고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인공지능 등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김 대표의 의지가 담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대표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대표로 재선임되면서 2021년 3월까지 엔씨소프트를 이끌게 됐다.1997 년 창업과 함께 대표에 올랐는데 이변이 없다면 24년이라는 세월을 엔씨소프트의 수장으로 보내는 것이다.

지금의 엔씨소프트를 만든 것은 게임 곧 놀이다. 김 대표가 인공지능 기술경쟁 시대에 앞으로 또 어떤 놀이를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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