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이스X가 미국에서 지상 5G 통신망 구축을 추진하며 기존 이동통신사와의 경쟁에 나서면서, 스타링크가 6G 시대에는 국내 통신 3사의 잠재적 경쟁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챗GPT 생성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미국 전역에 자체 지상 5G 통신망 구축을 추진하며 기존 이동통신사와 직접 경쟁에 나서고 있다.

스페이스X가 지난해 12월 스타링크를 통해 위성 인터넷 시장에 진출한 한국에서도 이동통신 사업을 확대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국내에서는 주파수 거래 제한과 외국인 지분 규제로 스타링크의 독자 이동통신망 구축이 쉽지 않아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2030년 이후 위성과 지상망을 통합하는 6G 기술이 상용화되면 자체 위성망과 지상 기지국을 모두 확보하려는 스타링크가 장기적으로 국내 통신 3사의 잠재적 경쟁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5일 퀄컴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4일(현지 시각) 퀄컴과 다년간의 계약을 맺고 2027년부터 미국 전역에 지상 5G 통신망 구축을 시작하기로 했다.

스페이스X는 계약 기간에 걸쳐 수만 곳에 기지국을 구축할 계획이며, 퀄컴은 기지국용 반도체 플랫폼 '드래곤윙'과 관련 소프트웨어를 공급한다.

스페이스X는 버라이즌과 AT&T, T모바일 등 미국 주요 이동통신사에 통신망 공유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자체 지상망 구축을 추진해 왔다. 10월에는 미국 전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800㎒ 저대역 주파수 인수 계약도 맺었다.

위성통신은 산간·오지 등 통신 음영지역에서 강점을 보이지만, 도심과 건물 내부에서는 신호 전달과 대용량 데이터 처리에 한계가 있다.

스페이스X는 이러한 약점을 지상망으로 보완해 미국 이동통신 시장에서 독자적 사업자로 자리 잡는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스페이스X의 이러한 행보는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도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타링크는 2025년 12월4일 국내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한 뒤 SK텔레콤 자회사 SK텔링크와 KT의 위성통신 자회사 KT SAT을 공식 재판매 사업자로 확보하고 해상·항공 등 기업용 위성통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재는 국내 통신사와 직접 경쟁하기보다 협력하는 사업 구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미국에서 자체 지상망 구축을 추진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이동통신 경쟁 관계로 전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스페이스X가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 미국과 달리 독자적 통신망을 구축하는 데 상당한 제약이 따를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이동통신 주파수 이용권의 양도·임대에 법적 요건과 정부 승인 절차가 적용돼 스페이스X가 기존 사업자의 주파수를 확보해 독자 이동통신망을 구축하기는 쉽지 않으리라고 분석된다.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 기간통신사업자에 대한 외국인 지분 49% 제한과 공익성 심사, 주파수 할당 조건에 따른 기지국 구축 의무 등도 진입장벽으로 꼽힌다.

국내 통신 3사가 이미 전국 단위의 5G망과 실내 통신 인프라를 구축한 상황에서 스페이스X가 별도의 지상망을 확보하더라도 기존 통신사와 경쟁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6G 이동통신 시대에는 위성과 지상망을 모두 확보한 사업자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스페이스X가 국내 통신 3사의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진은 스타링크코리아의 홈페이지 회사 소개글. <스타링크>

그러나 6G 시대에는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6G에서는 지상 이동통신망과 저궤도 위성망을 통합하는 비지상망(NTN) 기술이 한층 고도화되면서 이동통신사업자의 경쟁력도 지상 기지국 규모뿐 아니라 위성망 접근성과 통합 서비스 운영 능력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스페이스X가 미국에서 자체 저궤도 위성망에 이어 지상 이동통신망 구축까지 추진하고 있는 만큼, 관련 기술이 발전하면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도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박진우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2030년경 상용화를 앞둔 6G 이동통신 기술에서는 '저궤도 위성통신서비스'가 핵심 요소로 기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스타링크의 국내 서비스 출범은 국내 산업계의 저궤도 위성통신서비스 기술의 개발·도입을 앞당기는 기폭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케빈 조 LG유플러스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지난 4일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스타링크가 위성 직접통신(D2D) 기술을 고도화하고 주파수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러한 움직임은 위성통신이 기존 지상망의 커버리지 보완을 넘어 중장기적으로 이동통신 시장의 새로운 경쟁 요인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국내 통신사들도 이러한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위성·지상망 통합 기술 개발과 새로운 서비스모델 발굴 등을 통해 차세대 통신 시장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

박종석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4일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위성과 지상망의 결합을 통해 기존 위성 통신의 커버리지와 데이터 수용 용량 등이 지속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향후 기술 발전과 사업 모델, 국내외 규제 변화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