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북부 지역에 있는 TSMC 반도체 파운드리에서 대형 기중기들이 증설 작업을 하고 있다. <TSMC>

[비즈니스포스트] 한국과 일본, 대만 기업들의 미국 투자가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라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라는 투자은행 전망이 나왔다.

기업들이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등 미국 내 생산 시설을 확충하는 과정에서 토지 매입부터 공장 건설, 가동에 이르기까지 투자가 단계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3일 에르네스토 토레스 칸투 씨티그룹 북미 외 글로벌 사업부문 총괄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투자 여력을 갖춘 한국과 대만, 일본 기업들의 대미 투자가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들 아시아 기업의 미국 투자가 한 번의 지출로 끝나지 않고 여러 단계에 걸쳐 누적된다는 점이 이런 시각의 근거로 제시됐다.

토지를 매입한 뒤 공장을 짓고 생산·운영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추가 투자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관세 변수와 이란 전쟁으로 기업이 공급망을 재편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점도 미국 투자 증가 요인으로 꼽혔다. 전쟁으로 무역 경로와 공급망을 다시 짜야 하는 기업이 늘면서 투자 수요도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미국 트럼프 정부는 한국과 일본, 대만 등 국가를 상대로 관세를 인상해 해당 국가의 기업을 대상으로 미국 투자를 늘리도록 압박하고 있다.

칸투 총괄은 “대형 다국적 기업들은 지정학 충격 속에서도 회복력을 보인다”며 “투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그룹, LG에너지솔루션 등 한국 기업은 미국에 각각 반도체와 자동차,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대만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 TSMC도 1650억 달러(약 221조 원)를 투자해 애리조나주에 공장을 지어 운영 중이다.

웨이저자 TSMC 회장은 지난 7월16일 2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애리조나주에 1천억 달러(약 134조 원)를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사례가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씨티그룹이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한국과 일본, 대만 정부는 상호 관세율을 낮추는 대가로 미국에 각각 투자 및 지원 패키지를 약속했다.

한국과 일본 정부의 대미 투자 규모는 각각 3500억 달러(약 469조 원)와 5500억 달러(약 737조 원)다.

대만의 대미 투자는 대만 기업이 미국에 2500억 달러(약 335조 원)를 직접 투자하고 대만 정부가 기업의 추가 대미 투자를 돕는 신용보증 2500억 달러를 제공하는 구조다.

칸투 총괄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다른 국가 사이에 자금·무역 흐름도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