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부가 ‘기초연금 차등지급’ 개편을 추진하면서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의 급여 수준과 역할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연금에 10년 동안 가입한 평균소득자의 연금액이 기초연금의 기준 연금액보다 낮게 산출된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됐다. 기초연금의 노인빈곤 완화 기능을 강화하면서 두 연금을 합친 노후소득을 함께 고려한 제도 정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3일 국민연금연구원의 '연금포럼 제102호'에 실린 김형수 부연구위원의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따른 다층노후소득보장체계 : 공적연금제도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보면, 평균소득자가 국민연금에 10년 가입했다고 가정했을 때 월 연금액은 올해 소득 기준으로 약 34만3302원으로 계산됐다.
이는 올해 기초연금 기준연금액인 월 34만9700원보다 약 6400원 적은 수준이다. 10년 동안 보험료를 내고 받는 국민연금이 세금으로 지급하는 기초연금보다 오히려 적은 셈이다. 다만 이는 올해부터 적용되는 ‘소득대체율 43%’를 가입기간 전체에 적용한 계산으로, 현재 국민연금 수급자의 실제 평균 수령액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김 부연구위원은 이 같은 급여 역전 가능성을 두고 "제도의 정책적 수용성을 저해하는 유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 최소 가입 기간을 높이거나 기초연금액 수준을 조정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다만 이 같은 급여 역전은 두 연금의 금액을 산출해 비교한 것이다. 국민연금 수급자도 65세 이상으로 소득과 재산 요건을 충족하면 기초연금을 함께 받을 수 있어 실제 노후소득은 두 연금을 합친 수령액을 살펴봐야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초연금 수급자 676만 명 가운데 국민연금을 함께 받는 사람은 343만 명으로 50.8%를 차지했다. 두 연금을 함께 받는 비율은 2014년 30.4%에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보험료 납부와 가입기간을 바탕으로 노후소득을 보장하는 제도이고, 기초연금은 소득과 재산을 고려해 노인의 생활안정을 지원하는 제도다. 두 연금의 목적은 다르지만 함께 받는 사람이 늘고 있는 만큼 개별 급여액뿐 아니라 두 연금을 합쳐 얼마나 받는지도 중요하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저소득 노인의 기초연금 지급액을 높이는 차등지급 개편 방안을 담았다.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소득 하위 70%에게 지급하는 현행 기준은 유지하면서 소득이 적을수록 더 많이 지급하는 방식이다.
정부안에 따르면 소득 하위 30% 노인 348만 명에게는 내년 4월부터 올해보다 3만 원 많은 월 38만 원을 지급한다. 소득 하위 30% 초과~45% 이하인 174만 명에게는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월 35만9천 원을 지급하고, 45% 초과~70% 이하인 290만 명의 지급 기준액은 월 35만 원으로 동결한다.
부부가 모두 기초연금을 받으면 각각 20%를 감액하는 제도도 손질한다. 소득 하위 45% 이하 저소득층 부부의 감액 비율을 10%로 낮춰 노후소득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소득 하위 30% 부부가 함께 받는 월 기초연금은 최대 56만 원에서 68만4천 원으로 늘어난다.
내년도 기초연금 예산은 올해 23조1천억 원보다 11% 증가한 25조7천억 원으로 편성됐다. 정부는 관련 법률을 연내 개정해 내년 4월부터 개편안을 시행한다는 목표도 내놨다. 아울러 소득 하위 45% 노인에게 내년 1~3월 물가상승분을 소급 지급할 수 있도록 국회 예산·법률 심의 과정에서 관련 예산 반영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기초연금 지급액을 높이는 효과를 판단하려면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함께 받는 경우도 살펴봐야 한다. 국민연금 수령액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기초연금이 일부 줄어드는 연계감액 제도가 운영되고 있지만 이번 정부 개편안에는 해당 감액 기준을 조정하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연계감액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에서 중복되는 소득보장 혜택을 조정하기 위한 제도다. 올해는 국민연금 수령액이 월 52만4550원을 넘고 연금액 가운데 소득재분배 성격의 급여도 일정 기준을 초과하면 기초연금이 최대 절반까지 줄어들 수 있다.
국민연금 제도가 성숙하면서 실제 연계감액 제도의 적용을 받는 수급자도 늘어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6일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를 보면, 감액 대상자는 2021년 38만9천 명에서 2025년 84만2천 명으로 11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함께 받는 사람 가운데 감액 대상자의 비율은 14.7%에서 22.6%로 상승했고 연간 감액 규모는 3001억 원에서 8925억 원으로 약 3배 늘었다.
특히 지난해 감액 대상자 가운데 국민연금을 월 100만 원 이하로 받는 사람은 67만8천 명으로 전체의 80.5%를 차지했다. 감액 대상자의 월평균 기초연금 감액액은 9만6천 원이었다.
국민연금을 월 100만 원 이하로 받는 사람이 감액 대상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이들에 대한 연계감액의 영향을 살펴볼 필요성이 제기된다. 다만 국민연금 수령액만으로 전체 소득과 재산 수준을 판단하기는 어려워 수급자의 실제 경제적 여건을 고려하면서 감액 기준이 두 연금을 합친 노후소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점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연계감액 기준을 조정할 때는 재정부담도 고려해야 한다. 감액을 줄이면 수급자가 받는 기초연금은 늘어나지만 그만큼 정부의 재정지출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 6월 발간한 '노인 지원 사업의 재정전망과 기초연금 시나리오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기초연금 제도를 유지한다는 가정 아래 국민연금 연계감액만 폐지할 경우 2026~2035년 10년 동안 12조1천억 원의 추가 재정소요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번 기초연금 차등지급 개편으로 저소득 노인의 노후소득이 얼마나 늘어날지는 기초연금 인상액뿐 아니라 국민연금 연계감액 등을 반영한 실제 수령액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국민연금 장기가입에 따른 보상과 기초연금의 빈곤 완화 기능을 조화시키면서 재정부담까지 고려해 감액 기준을 정비하는 것이 과제로 남는다. 허원석 기자
국민연금에 10년 동안 가입한 평균소득자의 연금액이 기초연금의 기준 연금액보다 낮게 산출된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됐다. 기초연금의 노인빈곤 완화 기능을 강화하면서 두 연금을 합친 노후소득을 함께 고려한 제도 정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정부가 기초연금 차등지급 개편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따른 보상과 두 연금을 합친 노후소득을 고려한 제도 정비가 과제로 떠올랐다. 사진은 한 시민이 연금을 상담하는 모습. <연합뉴스>
3일 국민연금연구원의 '연금포럼 제102호'에 실린 김형수 부연구위원의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따른 다층노후소득보장체계 : 공적연금제도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보면, 평균소득자가 국민연금에 10년 가입했다고 가정했을 때 월 연금액은 올해 소득 기준으로 약 34만3302원으로 계산됐다.
이는 올해 기초연금 기준연금액인 월 34만9700원보다 약 6400원 적은 수준이다. 10년 동안 보험료를 내고 받는 국민연금이 세금으로 지급하는 기초연금보다 오히려 적은 셈이다. 다만 이는 올해부터 적용되는 ‘소득대체율 43%’를 가입기간 전체에 적용한 계산으로, 현재 국민연금 수급자의 실제 평균 수령액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김 부연구위원은 이 같은 급여 역전 가능성을 두고 "제도의 정책적 수용성을 저해하는 유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 최소 가입 기간을 높이거나 기초연금액 수준을 조정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다만 이 같은 급여 역전은 두 연금의 금액을 산출해 비교한 것이다. 국민연금 수급자도 65세 이상으로 소득과 재산 요건을 충족하면 기초연금을 함께 받을 수 있어 실제 노후소득은 두 연금을 합친 수령액을 살펴봐야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초연금 수급자 676만 명 가운데 국민연금을 함께 받는 사람은 343만 명으로 50.8%를 차지했다. 두 연금을 함께 받는 비율은 2014년 30.4%에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보험료 납부와 가입기간을 바탕으로 노후소득을 보장하는 제도이고, 기초연금은 소득과 재산을 고려해 노인의 생활안정을 지원하는 제도다. 두 연금의 목적은 다르지만 함께 받는 사람이 늘고 있는 만큼 개별 급여액뿐 아니라 두 연금을 합쳐 얼마나 받는지도 중요하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저소득 노인의 기초연금 지급액을 높이는 차등지급 개편 방안을 담았다.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소득 하위 70%에게 지급하는 현행 기준은 유지하면서 소득이 적을수록 더 많이 지급하는 방식이다.
정부안에 따르면 소득 하위 30% 노인 348만 명에게는 내년 4월부터 올해보다 3만 원 많은 월 38만 원을 지급한다. 소득 하위 30% 초과~45% 이하인 174만 명에게는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월 35만9천 원을 지급하고, 45% 초과~70% 이하인 290만 명의 지급 기준액은 월 35만 원으로 동결한다.
부부가 모두 기초연금을 받으면 각각 20%를 감액하는 제도도 손질한다. 소득 하위 45% 이하 저소득층 부부의 감액 비율을 10%로 낮춰 노후소득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소득 하위 30% 부부가 함께 받는 월 기초연금은 최대 56만 원에서 68만4천 원으로 늘어난다.
내년도 기초연금 예산은 올해 23조1천억 원보다 11% 증가한 25조7천억 원으로 편성됐다. 정부는 관련 법률을 연내 개정해 내년 4월부터 개편안을 시행한다는 목표도 내놨다. 아울러 소득 하위 45% 노인에게 내년 1~3월 물가상승분을 소급 지급할 수 있도록 국회 예산·법률 심의 과정에서 관련 예산 반영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기초연금 지급액을 높이는 효과를 판단하려면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함께 받는 경우도 살펴봐야 한다. 국민연금 수령액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기초연금이 일부 줄어드는 연계감액 제도가 운영되고 있지만 이번 정부 개편안에는 해당 감액 기준을 조정하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연계감액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에서 중복되는 소득보장 혜택을 조정하기 위한 제도다. 올해는 국민연금 수령액이 월 52만4550원을 넘고 연금액 가운데 소득재분배 성격의 급여도 일정 기준을 초과하면 기초연금이 최대 절반까지 줄어들 수 있다.
국민연금 제도가 성숙하면서 실제 연계감액 제도의 적용을 받는 수급자도 늘어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6일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를 보면, 감액 대상자는 2021년 38만9천 명에서 2025년 84만2천 명으로 11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함께 받는 사람 가운데 감액 대상자의 비율은 14.7%에서 22.6%로 상승했고 연간 감액 규모는 3001억 원에서 8925억 원으로 약 3배 늘었다.
특히 지난해 감액 대상자 가운데 국민연금을 월 100만 원 이하로 받는 사람은 67만8천 명으로 전체의 80.5%를 차지했다. 감액 대상자의 월평균 기초연금 감액액은 9만6천 원이었다.
국민연금을 월 100만 원 이하로 받는 사람이 감액 대상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이들에 대한 연계감액의 영향을 살펴볼 필요성이 제기된다. 다만 국민연금 수령액만으로 전체 소득과 재산 수준을 판단하기는 어려워 수급자의 실제 경제적 여건을 고려하면서 감액 기준이 두 연금을 합친 노후소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점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연계감액 기준을 조정할 때는 재정부담도 고려해야 한다. 감액을 줄이면 수급자가 받는 기초연금은 늘어나지만 그만큼 정부의 재정지출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 6월 발간한 '노인 지원 사업의 재정전망과 기초연금 시나리오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기초연금 제도를 유지한다는 가정 아래 국민연금 연계감액만 폐지할 경우 2026~2035년 10년 동안 12조1천억 원의 추가 재정소요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번 기초연금 차등지급 개편으로 저소득 노인의 노후소득이 얼마나 늘어날지는 기초연금 인상액뿐 아니라 국민연금 연계감액 등을 반영한 실제 수령액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국민연금 장기가입에 따른 보상과 기초연금의 빈곤 완화 기능을 조화시키면서 재정부담까지 고려해 감액 기준을 정비하는 것이 과제로 남는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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