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KB증권이 주식거래대금이 줄어든 3분기에도 순이익을 지난해보다 70% 넘게 늘리며 이익체력이 한 단계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홍구 강진두 KB증권 각자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 요건 중 하나인 자기자본 8조 원 기준도 넘겼다. 이익체력과 자본을 함께 키우면서 종합투자계좌를 향한 항해도 순풍을 탄 모양새다.

▲ 이홍구 KB증권 각자대표이사 WM부문 사장. <KB증권>


3일 증권업계에서는 KB증권이 3분기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영업력과 자본력을 바탕으로 다른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와 비교해 실적 측면에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9일 보고서에서 "KB금융지주는 3분기 비은행 실적이 비교적 양호했다"며 "어려운 업황에도 KB증권은 향상된 자본력과 영업력을 바탕으로 2천억 원대 순이익 흐름을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도 지난달 30일 보고서에서 "KB증권은 3분기 다른 은행지주 증권 자회사보다 상대적으로 좋은 실적을 냈다"며 "KB금융지주는 이를 바탕으로 은행과 비은행 이익비중 6대4의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고 말했다.

KB증권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지배주주) 2712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3분기 1578억 원보다 71.9% 증가했다.

4대 금융지주 증권 계열사 가운데 전년 동기 대비 3분기 순이익이 늘어난 곳은 KB증권이 유일하다.

KB증권은 이번 3분기 호실적을 통해 세 개 분기 연속 2천억 원대 이상의 순이익을 올렸다. KB증권은 1분기와 2분기 각각 3478억 원과 4485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KB증권이 2017년 통합 출범 뒤 지난해까지 분기 순이익 2천억 원을 넘긴 것은 2020년 3분기와 2021년 1분기 두 차례뿐이다.

KB증권이 올해 들어 매 분기 한 단계 올라간 이익 체력을 보여주고 있는 셈인데 이를 바탕으로 1~9월 누적 순이익(1조675억 원)은 이미 지난해 연간 순이익 6739억 원을 넘어섰다.

특히 3분기는 증시거래 대금이 급감했음에도 지난해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분기 국내 증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35조 원으로 2분기 56조 원에서 37.5% 줄었다.

3분기 KB증권의 순이익이 1년 전보다 늘어난 데에는 이홍구 대표가 이끄는 자산관리(WM)부문이 큰 몫을 한 것으로 파악된다.

WM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은 3502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802억 원 늘었다. 전체 영업이익 증가분 1283억 원의 62.5%를 차지했다. 1~9월 누적으로 봐도 전체 영업이익에서 WM이 차지하는 비중은 59%에 이른다.

KB증권은 한 단계 올라선 이익체력을 바탕으로 IMA 진출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IMA는 증권사가 고객이 맡긴 돈을 통합해 운용하고 그 수익을 돌려주는 계좌로 자기자본 8조 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만 영위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처음 지정됐고 올해 3월 NH투자증권이 뒤를 이었다.

KB증권은 올해 들어 KB금융지주로부터 2월 7천억 원에 이어 7월 1조 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받았다. 당시 KB증권은 유상증자 소식을 알리며 확충한 자본을 IMA 등 미래 성장사업의 기반 마련에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KB증권의 6월 말 별도기준 자본총계는 7조9784억 원이다. 여기에 7월23일 납입된 1조 원을 더하면 자본 규모는 이미 8조 원을 크게 웃돈다.

증권사가 IMA 사업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2년 연속 자기자본 8조 원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KB증권이 올해와 내년 결산에서 요건을 채우면 2028년 IMA 신청이 가능한 셈이다.

▲ 강진두 KB증권 각자대표이사 IB부문 사장. <KB증권>


강진두 대표가 이끄는 기업금융(IB)부문은 IMA 진출 뒤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고쳐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발행어음과 IMA로 조달한 자금의 25%만큼을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모험자본에 공급하도록 했다.

강 대표는 올해 1월 IB부문 대표에 올랐다. 현대증권 구조화금융(SF)실장을 거쳐 KB증권에서 기업금융1부장과 기업금융2본부장 그리고 IB2총괄본부장을 지냈다.

KB증권은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에서 IB부문의 PE신기사본부를 PE·성장투자본부로 바꾸고 본부 직속으로 생산적금융추진팀을 새로 만들었다. 모험자본 공급 정책을 더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다. 중견·중소기업 금융을 맡는 기업금융2본부도 확대 재편했다.

IB부문도 호실적을 내며 IMA를 향한 항해에 힘을 싣고 있다.

IB부문은 3분기 총영업이익 893억 원을 올렸다. 2분기보다 39.5% 늘면서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KB증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시장 변동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적극 대응하며 사업별로 영업력을 키우는 데 힘쓰고 있다"며 "국내외 인프라 금융과 지분투자 연계 거래 등 투자형 IB 사업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권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