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법인 경희학원은 21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에서 ‘제45회 유엔 세계평화의 날 기념 국제회의 PBF 2026’과 제2회 미원평화상 시상식을 열고 세계원자과학자협회에 미원평화상을 수여했다. 왼쪽부터 김원수 경희학원 미원평화학술원 상임고문 겸 경희대 미래문명원장, 알렉산드라 벨 세계원자과학협회 회장 겸 CEO, 다니엘 홀츠 세계원자과학협회 과학·안보위원회 의장, 데이비드 쿨만 세계원자과학협회 이사회 의장, 아비 로브 미원평화상 선정위원 겸 하버드대학교 천문학과 석좌교수. <비즈니스포스트>
핵무기와 기후변화에 인공지능(AI), 생물안보까지 인류가 스스로 만들어낸 위험이 커지고 있지만 이들은 시계에 시간이 남아 있는 동안 정책과 제도를 바꿔 파국에서 멀어질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학교법인 경희학원은 21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에서 ‘제45회 유엔 세계평화의 날 기념 국제회의 Peace BAR Festival(PBF) 2026’과 제2회 미원평화상 시상식을 열고 세계원자과학자협회에 미원평화상을 수여했다.
세계원자과학자협회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 개발을 위한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과학자들과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J. 로버트 오펜하이머 등이 핵무기가 초래할 위험을 알리기 위해 1945년 설립한 단체다.
1947년부터는 복잡한 국제적 위험을 ‘자정까지 남은 시간’으로 표현하는 지구 운명의 날 시계를 운영했고 이후 기후변화와 생물학적 위협, AI 등 파괴적 기술까지 분석 범위를 넓혔다.
경희학원은 이러한 과학적 경고를 사회적 행동과 평화의 문제로 연결해온 지난 80년 동안의 활동을 평가해 세계원자과학협를 제2회 미원평화상 수상기관으로 선정했다.
세계원자과학협회에서는 알렉산드라 벨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다니엘 홀츠 과학·안보위원회 의장, 데이비드 쿨만 이사회 의장이 수상자로 나섰다. 조인원 경희학원 이사장과 아비 로브 미원평화상 선정위원 겸 하버드대학교 천문학과 석좌교수, 노상석 미원평화상 후원재단 이사장이 시상했다.
이날 경희대에서 이어진 논의의 출발점은 ‘자정까지 85초’라는 숫자였다.
세계원자과학자협회는 올해 1월 운명의 날 시계를 지난해 ‘자정 89초 전’에서 ‘85초 전’으로 4초 앞당겼다. 1947년 시계가 만들어진 뒤 자정에 가장 가까운 시간이다.
세계원자과학자협회는 핵무기 위험과 기후변화, 인공지능(AI)을 비롯한 파괴적 기술, 생물안보 위협에 더해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협력마저 약화하고 있다는 점을 시곗바늘을 앞당긴 주요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벨 회장은 ‘85초’를 종말을 예고하는 숫자로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벨 회장은 이날 경희대학교 청운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계가 몇 시를 가리키고 있든 시계에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는 것은 우리의 운명을 바꿀 시간이 있다는 뜻”이라며 “정책과 절차, 이런 위험을 관리하는 구조를 바꾸고 모두에게 더 밝은 미래를 만들 시간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세계원자과학자협회는 단순히 종말까지 남은 시간을 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위험을 줄이기 위한 정책 대응도 요구하고 있다.
올해는 미국과 러시아의 핵무기 제한 대화 재개, AI의 군사적 이용 특히 핵 지휘·통제체계 적용에 관한 국제적 지침 마련, AI를 이용한 생물학적 위협을 막기 위한 다자협력 등을 제안했다.
이날 시상식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AI와 북핵, 대학 교육 등 인류가 직면한 구체적 현안과 대응 방안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졌다.
기자간담회에는 벨 회장, 홀츠 의장, 쿨만 의장, 존 포프 세계원자과학협회 공보·소통 총괄과 아비 로브 하버드대학교 천문학과 석좌교수 겸 미원평화상 선정위원이 참석했다.
AI가 인간을 대신해 판단하는 상황에 대한 경고도 나왔다.
로브 교수는 기자간담회에서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 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AI가 전쟁에서 사람을 죽일지 여부를 결정하는 상황은 심각한 윤리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AI 에이전트를 아무런 통제 없이 인터넷상에서 활동하게 해서는 안 된다며 안전기구와 규제 마련 필요성도 강조했다.
홀츠 의장은 AI를 원자력이나 생명공학처럼 이익과 위험을 동시에 가진 ‘이중용도 기술’로 규정하면서 AI의 발전 속도에 비해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대응이 뒤처지고 있다며 기술을 실제로 배치하기 전에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반도 핵 문제도 화두에 올랐다.
미 국무부 핵문제 담당 부차관보를 지낸 벨 회장은 국제사회가 북한 핵위협을 언젠가 해결될 문제처럼 두고 봐서는 안 된다며 다시 적극적으로 관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핵확산금지조약(NPT) 관련 회의에서도 북한 문제가 충분히 논의되지 않는 데 놀랐다면서 세계 지도자들이 북한 핵문제를 긴박감을 갖고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미원평화상은 경희학원 설립자인 미원 조영식 박사의 평화 사상과 실천을 기리기 위해 2024년 제정된 국제 평화상으로 2년마다 수여된다.
조 박사는 1981년 세계대학총장회 총회에서 세계평화의 날과 세계평화의 해 제정을 제안했고 같은 해 유엔총회에서 관련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올해 행사는 이 제안이 나온 지 45년을 맞아 ‘평화 혹은 붕괴 : 지구행성사회의 문명 미학을 향해’를 주제로 열렸다. 권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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