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넷마블이 최근 선보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신작 '솔: 인챈트'의 흥행과 흑자 기조 안착에도 좀처럼 기업가치 반등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신작 흥행과 강도 높은 비용 효율화가 실적 반등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회사의 '다작 전략'(여러 게임을 출시해 소수의 흥행 게임으로 수익성을 내는 전략)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기업가치가 상장 이후 최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넷마블 신작 '솔:인챈트' 흥행에도 기업가치 여전한 저평가, 김병규의 '다작 전략'에 붙는 의문부호

▲ 넷마블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신작 '솔: 인챈트'가 6월18일 출시 이후 흥행을 이어가고 있지만, 넷마블의 기업가치는 좀처럼 저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넷마블>


일회성 흥행 공식을 넘어 장기적으로 탄탄한 현금흐름을 이끌 장기 흥행작의 부재가 여전히 회사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 넷마블의 신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솔: 인챈트'는 지난 6월18일 출시 이후 이날까지 구글 플레이스토어 게임 분야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출시된 모바일 신작들이 대체로 고전하던 흐름을 깨고 올해 첫 흥행작을 배출한 것이다. 지난달 출시 후 이틀 만에 누적 매출 1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신작 흥행에 힘입어 넷마블의 2분기 실적도 호조를 기록할 전망이다. 증권가는 넷마블의 2분기 매출을 7431억 원, 영업이익을 1023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6.8%, 영업이익은 영업이익은 12.5% 증가하는 것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531억 원)와 비교해  92.7% 가량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분기 출시된 신작 매출이 반영되고, '솔: 인챈트'의 초기 흥행 성적이 반영된 영향이다. 

회사는 2024년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흑자 폭을 키우며 실적 개선 흐름세를 보여왔다. 자체 개발한 신작 게임의 흥행과 비용 효율화로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 다만 완연한 실적 반등 흐름과 달리 시장에서 바라보는 넷마블의 몸값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기준 넷마블 주가는 3만88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2020년 기록한 최고가(20만4500원)와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 것이다. 지난 6월 말 상장 이후 역대 최저가(3만4450원)를 새로 쓴 뒤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넷마블의 시가총액은 3조1873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인 2조8351억 원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여기에 올해 1분기 말 기준 넷마블이 장부가로 반영한 코웨이(2조2195억 원)·하이브(2644억 원) 관계기업 투자 지분에 현금성자산(7564억 원)만 더해도 회사 시가총액을 웃돈다. 보유 자산이 기업가치를 넘어서는 것으로, 사실상 본업인 게임 사업의 가치가 시장에서 거의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저평가의 배경에는 최근 주식시장의 업종 쏠림 현상과 함께 회사의 '다작 기조'를 둘러싼 의구심이 자리잡고 있다. 김병규 넷마블 대표는 다수의 신작을 연달아 출시해 이 중 흥행작으로 실적을 방어하는 전략을 일관되고 구사하고 있다. 

2025년에도 'RF 온라인 넥스트', '세븐나이츠 리버스',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 '뱀피르' 등 다양한 신작을 쏟아냈고, 올해도 국내 게임사 중 가장 많은 8종의 신작을 예고했다.

김병규 대표는 앞서 "지난해에는 여러 장르 신작 흥행과 비용 구조 효율화를 통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며 "2026년에는 그동안 준비해 온 8종의 신작을 1분기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의미 있는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넷마블 신작 '솔:인챈트' 흥행에도 기업가치 여전한 저평가, 김병규의 '다작 전략'에 붙는 의문부호

▲ 넷마블이 올해 상반기 출시한 신작들 가운데 '솔: 인챈트'를 제외하면 대부분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사진은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본사 사옥. <넷마블>


다만 일부 신작들의 성과가 단기 흥행에 그치면서 장기적으로 안정적 매출을 내는 대형 게임이 부족하다는 점이 고질적인 한계로 지적된다. 

초반 흥행에 성공한 신작들도 제품수명주기(PLC)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매번 새로운 신작 흥행에 기대야 하는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들어 신작 흥행률이 낮아지면서 이런 의구심은 더욱 커졌다. 상반기 출시된 '일곱개의 대죄: 오리진', '몬길 스타다이브', '스톤에이지 키우기' 등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에 그쳤다. 

회사 주가는 지난해 9월 6만9천원으로 52주 최고가를 찍은 뒤 하락세로 돌아섰다. 여러 개발 프로젝트를 동시에 추진하는 과정에서 개발 인력과 자본이 분산됐고, 이 때문에 개별 게임의 흥행률이 낮아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다작 전략의 또 다른 약점인 마케팅 비용 증가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넷마블은 올해 1분기에만 마케팅 비용으로 1682억 원을 투입했다. 신작 출시를 앞두고 적극적인 마케팅비 집행이 이어지면서 마케팅비는 매출 대비 25.8%까지 상승했다. 

현재 매출 1위를 달리는 '솔: 인챈트'에도 대규모 마케팅비가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반기에도 여러 신작 출시를 앞둔 만큼, 마케팅 비용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넷마블은 하반기 '나 혼자만 레벨업:카르마', '샹그릴라 프론티어', '프로젝트 옥토퍼스', '이블베인', '프로젝트 이지스' 등을 출시한다. 이들 신작 대부분이 글로벌 시장을 함께 겨냥하고 있는 만큼 마케팅 비용 부담도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지운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 다수 신작 출시에 따른 마케팅비 부담이 이어질 수 있어 2026년 이익 추정은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주가 반등을 위해선 기존작 매출 하향을 신작 매출이 상쇄하고, (앱마켓) 지급수수료율 하락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회사는 앞으로 신작 운영에서 초반 매출 극대화보다 장기 제품수명주기(PLC)를 늘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김병규 대표는 지난 5월7일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신작 운영에서 초반 매출을 극대화하는 전략보다는 장기 PLC를 안정적으로 가져가는 전략이 회사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라고 이해하고 있다"며 "이러한 방향성을 갖고 업데이트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