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반도체 호황 '사상누각' 우려, 해외 투자기관 "AI 데이터센터 투자 지속성 불안"

▲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의 지속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메모리반도체 호황도 다소 불안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데이터센터 참고용 사진.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메모리반도체 호황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실적과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할 가능성은 불안하다는 해외 투자기관의 평가가 나왔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기업들이 지금과 같은 수준의 투자를 계속 이어가려면 관련 사업에서 거두는 매출도 지금보다 크게 증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각) 미국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마이크론 주가는 인공지능 산업에 ‘낙관론’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이는 위험한 신호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배런스는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의 최근 주가 흐름을 보면 인공지능 시장 성장에 투자자들의 확신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적 전망치 대비 기업가치를 고려하면 마이크론 주가는 최근 1년 사이에 8배 넘게 상승했지만 여전히 저평가된 수준이라는 분석도 제시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인공지능 시장의 D램과 낸드플래시,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메모리반도체 수요 급증 및 가격 급등에 힘입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빅테크를 중심으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증설 경쟁이 격화되면서 필수 부품인 메모리반도체 주문 물량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배런스는 지금의 인공지능 인프라 증설 규모가 범위와 속도, 규모 등 측면에서 비슷한 사례를 찾기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투자기관 레이먼드제임스의 분석을 전했다.

다만 레이먼드제임스는 이러한 투자가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 건설되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규모를 고려한다면 AI 서비스로 연간 1조 달러(약 1502조 원)의 매출이 발생해야만 투자를 정당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현재 인공지능 서비스 고객들이 지불하는 매출은 수백억 달러 규모에 불과하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메모리반도체 호황 '사상누각' 우려, 해외 투자기관 "AI 데이터센터 투자 지속성 불안"

▲ SK하이닉스 인공지능 메모리반도체 전시장 홍보용 사진. < SK하이닉스 >

결국 역사적으로 보면 이러한 대규모 투자는 결국 ‘버블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현재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의 주가는 빅테크 기업을 비롯한 고객사들의 대규모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가 지속돼 호황기를 계속 주도할 것이라는 예측을 반영하고 있다.

만약 이들의 투자가 무리한 수준으로 판명돼 대폭 지연되거나 위축되는 결과로 이어지면 자연히 메모리반도체 기업 주가에도 큰 타격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투자전문지 마켓워치도 레이먼드제임스 보고서를 인용해 공급 과잉이나 재무 부담, 현금흐름 축소 등 다양한 원인이 투자 위축을 이끌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데이터센터 투자 축소는 관련 기업 주가에 타격을 넘어 경기 침체를 자극하는 등 경제 전반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배런스는 인공지능 산업을 둔 별도 기사에서 “빅테크 기업들이 최소한 12~18개월 안에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를 포기할 가능성은 낮다”는 조사기관 세븐스리포트의 분석도 함께 전했다.

세븐스리포트는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의 주가보다 순이익 전망치가 더 빠르게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관측도 제시했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주가는 지금보다 더 저평가되는 상황과 마주할 가능성이 크다.

세븐스리포트는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극단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이는 빅테크 기업들의 끝없는 수요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아직 투자자들이 우려하기 이른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