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CXMT 상장은 글로벌 경쟁력 평가 '시험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촉각

▲ CXMT의 상장이 중국 반도체 산업을 바라보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평가를 반영하는 지표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자연히 촉각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 CXMT 메모리반도체 전시장 홍보용 사진. < CXMT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메모리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XMT) 상장이 임박했다. 반도체 산업 육성에 주력해 온 중국 정부의 성과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CXMT가 상장 흥행에 성공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잠재력을 인정받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놓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촉각을 기울일 공산이 크다.

27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CXMT는 중국의 첨단 기술 산업에 핵심 기업으로 떠올랐다”며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CXMT가 미국과 기술 패권 경쟁을 비롯한 중국의 산업 정책에 ‘국가대표’로 자리잡고 있다는 아오페이 베이징 신한캐피털 연구원의 평가를 전했다. CXMT가 중국 반도체 산업 전체의 수준을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CXMT가 시장의 기대감을 한껏 높인 상황에서 기업공개(IPO) 절차를 본격화하면서 중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 육성 노력에 성과를 확인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이번 상장은 중국 정부가 추진해 온 반도체 자급체제 강화 전략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CXMT는 상하이 증권거래소에서 상장 승인을 받아 최소 43억 달러(약 6조5천억 원)에서 조건에 따라 최대 50억 달러(약 7조5천억 원)를 조달한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은 CXMT의 메모리반도체 연구개발 및 생산 투자 확대에 쓰인다.

중국 기업의 기업공개 규모로는 2025년 배터리 업체 CATL의 홍콩 증시 상장 뒤 최대, 중국 본토 증시에서는 2022년 이래로 가장 큰 수준이다.

아오페이 연구원은 현재 CXMT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 및 입지가 CATL의 상장 당시와 유사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CATL은 2025년 홍콩 증시에 상장할 때 이미 전 세계 배터리 1위 기업으로 글로벌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었다.
 
중국 CXMT 상장은 글로벌 경쟁력 평가 '시험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촉각

▲ 중국 상하이에서 3월25일 열린 반도체 전시회 '세미콘 차이나' 전시장 사진. <연합뉴스>

반면 CXMT는 아직 메모리반도체 고객사 기반이 중국 내수시장에 집중되어 있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에 이어 4위에 그친다.

그럼에도 CXMT가 CATL과 견줄 만한 기업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중장기 관점의 잠재력과 메모리반도체 산업의 성장성 등을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동샤오펑 중국 인민대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중국 글로벌타임스에 “중국 반도체 산업의 꾸준한 혁신은 결국 글로벌 시장 구조에도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IT전문지 스타트업포춘은 “CXMT의 상장 성과는 중국 정부의 메모리반도체 산업 육성 노력이 얼마나 멀리까지 왔는지를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CXMT의 자금 조달 규모와 상장 뒤 주가 흐름이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의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분명히 나타내는 지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스타트업포춘은 “CXMT의 기업공개는 중국 반도체 업계가 세계의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을지 증명할 시험대”라며 “현재 실적보다 자체 고대역폭 메모리(HBM) 개발과 같은 목표에 투자자들의 신뢰를 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XMT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이 과점하고 있는 HBM 시장에 진출을 노리고 있다. HBM은 인공지능 반도체의 성능 향상에 쓰이는 메모리반도체다.

HBM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에 큰 격차로 앞서나가는 대표적 기술로 꼽힌다. CXMT와 같은 후발주자가 단기간에 이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CXMT의 기업공개가 크게 흥행한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본격적으로 추격을 받을 수 있다는 시장의 평가가 우세해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스타트업포춘은 이번 상장이 미국과 중국의 기술 경쟁에서 중국이 해외에 의존하지 않고 인공지능(AI) 공급망을 자체적으로 얼마나 구축할 수 있을지도 보여주는 단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타임스는 증권감독관리위원회에서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중국 낸드플래시 제조사인 YMTC도 CXMT를 뒤따라 자국 증시 상장 준비 절차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