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의 반도체 기술 탈취" 주장에 대만 '우회적 반박', TSMC 창업자 자서전 선물

▲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5월27일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미국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장중머우 TSMC 창업자의 자서전을 들어보이고 있다. 그는 대만에 주재하는 미국 대사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책을 선물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TSMC 창업자의 자서전을 선물하며 반도체 산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만이 미국의 반도체 기술을 빼앗아 성장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계속되자 이와 상반되는 내용을 담은 책을 선물하며 우회적으로 반박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28일 로이터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미국 독립기념일 행사에 참석해 장중머우 TSMC 창업자의 자서전을 레이먼드 그린 미국재대만협회(AIT) 타이베이 사무처장에 선물했다.

라이 총통은 트럼프 대통령에 선물을 전달해달라고 요청하며 “대만 반도체 산업의 발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이번 선물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대만을 겨냥해 미국의 반도체 기술을 빼앗았다고 비난한 점과 관련이 있다고 해석했다.

대만의 대표 반도체 기업인 TSMC의 설립 및 성장 과정이 반영되어 있는 장중머우 창업자의 자서전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하는 셈이다.

라이 총통은 “두 권의 자서전은 대만 반도체 산업이 성장해 온 역사를 담고 있다”며 “미국과 대만 사이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분야에서 협업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과 관련한 내용은 직접 입에 올리지 않았다.

그러나 로이터에 따르면 레이먼드 그린 사무처장은 라이 총통에게 자서전을 선물받으며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 장중머우 창업자도 이날 행사에 직접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반도체 산업을 겨냥해 압박 수위를 높이는 배경은 대만 기업들의 미국 투자 확대를 유도하는 등 협상에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른 시일에 라이 총통과 미국의 무기 판매를 비롯한 여러 사안을 두고 대화를 나누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대만의 반도체 산업 협력과 관련한 내용도 함께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