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자를 착용한 사진 기사가 4월2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자동차 박람회에서 CATL의 센싱 배터리 3세대 제품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전기차 기업은 경쟁 심화로 이익률이 낮아진 반면 CATL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수요 호조를 누려 수익성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7일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CATL은 지난해 BYD와 체리자동차, 지리자동차와 상하이자동차(SAIC)의 합산 이익보다 불과 8% 적은 순이익을 거뒀다.
CATL은 2025년에 전년보다 42% 증가한 722억 위안(약 15조3400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증권사 캐피탈증권은 올해 CATL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26.3% 증가해 912억 위안(약 19조379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반면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자동차 산업 평균 영업이익률은 3.2%에 그쳤다. 이는 다른 전방산업의 평균인 6% 대비 절반 수준이다.
전방산업은 최종 소비자와 가까운 단계로 부품과 소재를 공급받아 완제품을 생산 및 판매하는 산업이다. 부품인 배터리를 생산하는 기업이 전기차 기업들을 웃도는 수익을 낼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SCMP는 “중국 내 완성차 조립업체와 배터리 업체 사이에 수익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대표 배터리 기업과 현지 주요 전기차 기업 사이에 수익 격차가 확대될 것이라는 근거로는 자동차 판매 부진과 ESS의 활발한 수요가 꼽혔다.
중국 소비자제품관리협회(CPCA)에 따르면 보조금 축소와 세금 혜택의 단계적 폐지로 올해 1분기 중국 내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4% 감소했다. 특히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PHEV) 판매량만 놓고 보면 지난해보다 21.4%나 줄어들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의 존 폴 맥더피 경영학 교수는 뉴욕타임스를 통해 “중국에서 전기차를 구매할 만한 소비층 규모는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고 분석했다.
이와 달리 지난해 8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국가에너지국(NEA)은 2027년까지 ESS 총설비용량을 180기가와트(GW) 이상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신형에너지 저장 건설 특별행동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기존 목표보다 6배가량 확대된 수치다.
재생에너지 확대로 인한 전력망 변동성을 완화하고 전력 공급을 유연하게 조절하기 위해 ESS가 필요하다는 설명이 제시됐다.
이에 배터리 업체 이익이 전기차 기업을 상회하는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은 3월에 펴낸 보고서에서 올해 배터리와 구동 관련 부품(파워트레인) 등 전기차 구성 요소 기업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13%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상황은 주가 흐름에도 반영됐다.
중국 선전증시에서 6일 CATL 주식은 ESS 사업 기대감에 힘입어 직전 거래일보다 5.5% 상승한 460위안(약 9만7800원)을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같은 날 홍콩증시에서 BYD와 지리자동차 주가는 각각 2.1%와 1.9% 하락했다.
중국 저장성에서 자동차용 회로기판 공장을 운영하는 기업인 치엔 캉은 SCMP를 통해 “세계 자동차 산업의 전동화에 가속도가 붙었다”며 “배터리와 반도체 등 공급업체만 전동화 추세에 혜택을 보고 자동차 제조사는 수익 압박을 다른 공급업체에 전가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