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유플러스의 유심 무상 교체 첫날인 13일 사전예약과 낮은 해킹 불안 영향으로 혼잡 없이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의 한 LG유플러스 매장에서 유심 업데이트와 교체를 안내하는 화면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사전예약 시스템 도입과 지난해보다 낮아진 해킹 우려가 맞물리며 현장 혼잡도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유심 교체 비용 부담과 일부 가입자 이탈 가능성은 2분기 LG유플러스 실적에 부담 요인으로 거론돼왔다. 하지만 위약금 면제가 이뤄지지 않았고, 이동통신 3사 모두 해킹 사고를 겪은 상황에서 대안이 충분치 않다는 점에서 가입자 이탈 규모는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3일 오전 10시부터 LG유플러스 전국 매장에서 유심 업데이트 및 교체 작업이 시작된 가운데 유동 인구가 많은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인근 매장을 찾은 결과 현장은 예상보다 한산했다.
이날 이른 아침부터 유심 교체를 위해 매장을 찾은 가입자는 기자 1명뿐이었다.
다른 휴대전화 문제로 방문한 고령의 가입자는 직원 안내에 따라 유심 교체 일정을 다음 주로 미뤘다.
매장 직원은 “유심 사용 기간이 3년 이내이면 업데이트로 충분하고, 3년 이상이면 교체를 권장한다”며 “오늘은 예약이 어려워 다음 주로 접수를 도와드리겠다”고 말했다.
이후 매장에 들어선 한 남성 가입자는 보안 우려로 유심 교체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보안 문제가 있다고 해 교체하려 왔다”며 “집에서 유심 업데이트를 시도했지만 잘 되지 않아 방문했다”고 말했다.
매장 내 대기 인원은 거의 없었지만 시행 초기 일부 시간대에는 교체 수요가 일시에 몰리며 전산망이 일시적으로 지연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유심 교체 자체는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전산 처리 지연으로 데이터 사용이 제한되면서 실제 매장 체류 시간은 더 길어졌다.
매장 관계자는 “전산 처리 지연은 점차 해소되고 있다”며 “전화 문의가 많은 데다 예약을 하지 못한 고령 고객 방문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대응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유심 교체 첫날 분위기는 지난해 SK텔레콤이 해킹 사고 이후 유심 교체를 진행했을 당시에 비해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당시에는 통신 3사 가운데 처음으로 대규모 정보 유출 우려가 확산되며 매장마다 긴 대기 줄이 형성되는 등 혼잡이 극심했다.
LG유플러스도 지난해 타사 사례를 고려해 혼잡을 막기 위한 사전 대응에 나섰다.
지난 8일부터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정시 단위로 유심 업데이트와 교체 예약을 받아, 시간당 약 5명 수준으로 유심 교체를 진행하는 것으로 방문 수요를 분산시키면서 현장 혼잡도를 낮춘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해킹 의혹이 아직 경찰 수사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도 이용자 불안을 상대적으로 완화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예약 현황도 비교적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4월12일 오후 8시 기준 유심 교체 및 업데이트를 위한 매장 방문 예약자는 이동통신(MNO) 가입자의 경우 누적 16만9873명으로 전체 대상의 약 1.4% 수준이다. 알뜰폰(MVNO) 가입자는 누적 10만687명으로 약 0.2%에 그친다.
▲ LG유플러스는 13일 오전 10시부터 전국 매장에서 유심 업데이트 및 교체 작업을 시작했다. 사진은 LG유플러스가 유심 업데이트 및 교체를 알리는 안내문. <비즈니스포스트>
인건비 절감 효과와 더불어 경쟁사 위약금 면제 기간 동안 가입자가 일부 유입된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8609억 원, 영업이익 2825억 원, 순이익 1873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3%, 영업이익은 10.6%, 순이익은 15.2% 각각 증가하는 것이다.
유심 무상 교체에 따른 비용 부담과 보안 이슈 확산에 따른 일부 가입자 이탈 가능성은 향후 2분기 실적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가입자 이탈 규모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유심 무상 교체는 단기적으로 비용 증가와 수익성 저하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가입자 기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SK텔레콤과 KT는 해킹 사고 당시 전체 가입자 유심 교체를 가정해 비용을 일회성으로 반영했지만, LG유플러스는 자발적 교체 방식이어서 전체 가입자 교체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며 “이에 관련 비용 부담도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