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윤재승 대웅그룹 최고비전책임자(CVO)이자 전 대웅그룹 회장이 재생의료 분야 계열사 시지바이오 지분 매각을 추진하면서 대웅그룹 지배구조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

시지바이오의 최대주주가 윤 전 회장 일가의 가족회사인 만큼 매각으로 확보할 자금을 대웅 지배력 강화나 신규 헬스케어 사업 투자 등에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웅 오너 윤재승 시지바이오 매각 추진, 6천억 실탄으로 지배력 강화 나서나

▲ 대웅그룹은 최근 시지바이오 지분 51% 매각과 관련해 사모펀드인 IMM프라이빗에쿼티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사진은 윤재승 대웅그룹 최고비전책임자.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9일 제약바이오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대웅의 시지바이오 매각 추진 배경에는 윤 전 회장이 대웅의 지배력을 높일 필요성도 자리하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3차 상법 개정안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핵심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윤 전 회장으로서는 대웅 지배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웅의 자사주 비중은 약 27%로 제약 지주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자사주 소각이 현실화할 경우 윤 전 회장의 대웅 지배력에도 일정 부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대웅이 자사주 활용을 위한 정관 변경 안건을 올해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한 것도 지배력 유지를 위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되고 있다.

다만 자사주 전량을 활용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일 수밖에 없다. 상법 개정 취지와 충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유도하고 있는 만큼 대웅도 일부 자사주를 소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재승 전 회장으로서는 대웅 지배력 유지에 그 어느 때보다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윤 전 회장의 대웅 직접 보유 지분은 11.64%다. 2대주주인 대웅재단(9.98%)과 개인회사 지분까지 합산하면 약 38% 수준으로 늘어나지만 단독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기에는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보면 이번 시지바이오 지분 매각의 의미가 적지 않아 보인다. 윤 전 회장 오너일가의 대웅 지배력 강화를 위한 재원 마련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에이하나가 보유한 시지바이오 지분 51% 매각과 관련해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최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시지바이오의 기업가치가 1조 원 안팎으로 평가되는 점을 고려하면 해당 지분 가치는 약 6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분 매각 주체인 에이하나는 시지바이오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사로 최대주주는 블루넷(55.84%)이다.

블루넷은 윤 전 회장이 지분 53%를 보유한 가족회사다. 윤 전 회장뿐 아니라 배우자 홍지숙 씨(10.53%)와 장남 윤석민 씨(6.56%)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대웅 오너 윤재승 시지바이오 매각 추진, 6천억 실탄으로 지배력 강화 나서나

▲ 대웅제약(사진)이 디지털헬스케어를 미래 먹거리로 삼고 사업 확대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에 있는 대웅제약 본사 모습.


사실상 이번 매각에 따른 자금은 윤 전 회장 일가에 귀속되는 구조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오너 일가가 블루넷을 통해 약 6천억 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하게 될 경우 이를 대웅 지배구조 재편에 활용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제약업계에서는 가족회사 기업가치를 높인 뒤 대웅과 합병하거나 확보한 현금으로 대웅 지분을 확대하는 방식의 지배력 강화 시나리오가 꾸준히 거론돼 왔다.

이번 시지바이오 지분 매각 추진이 이러한 시나리오와 맞물리면서 대웅그룹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확보 자금이 디지털헬스케어 사업 투자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웅제약은 최근 병원 모니터링 시스템과 헬스케어 플랫폼 등 의료 데이터 기반 사업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제시하며 관련 바이오벤처와 협력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더구나 윤 전 회장의 장남인 윤석민 씨가 최근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이를 통해 승계 기반을 마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석민 씨는 현재 대웅제약 관계사 엠서클에서 디지털 혈당관리 서비스 ‘웰다’ 팀장을 맡고 있다.

대웅제약이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만큼 향후 관련 별도 회사를 육성해 매각이나 합병을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웅그룹 관계자는 “현재 시지바이오 매각과 관련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아직 최종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