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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리포트 4월] 윤석열정부 기대하는 기업과 마음 졸일 기업들

박창욱 기자 cup@businesspost.co.kr 2022-04-07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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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대통령중심제인 우리나라에서는 정권교체 시기마다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운다. 주요 정책의 변화에 따라 기업 환경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서다. 

주요 대기업 가운데 윤석열 정부 출범에 수혜를 입을 것으로 꼽히는 곳은 SK그룹과 두산중공업, 에쓰오일 등이 있다. 
 
[데스크리포트 4월] 윤석열정부 기대하는 기업과 마음 졸일 기업들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

SK그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출신 인사들이 대거 포진해 앞으로 수소와 배터리 등 신사업 생태계 조성과 관련해 정부와 소통이 원활해질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두산중공업은 원전에 무게를 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정책에 따라 사업확대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에쓰오일은 사외이사로 있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윤석열 정부에서도 총리로 내정돼 수소사업 생태계 구축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웃지 못하는 기업도 여럿 있다. 대표적인 곳이 대우조선해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애초 민간기업이었다. 하지만 경영상 어려움으로 인해 국책금융기관 KDB산업은행이 대주주가 되며 공기업 성격을 가지게 됐다.

대우조선해양이 3월 28일 새 대표이사를 선출했는데 이를 놓고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임기 말 알박기 인사'라고 공세에 나섰다. 청와대의 지시에 따라 산업은행이 대표 임명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청와대에서는 기업 인사에 대통령이 개입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에서도 회사를 흔들지 말라고 나섰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을 보며 포스코와 KT 역시 긴장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와 KT는 과거 공기업이었으나 2000년과 2002년 민영화됐다. 하지만 공기업이었던 과거때문에 두 회사는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최고경영자들이 수난을 겪어야 했다. 

포스코는 민영화된 뒤에도 유상부, 이구택, 정준양, 권오준 등 역대 회장들이 모두 연임 뒤 두번 째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중도하차 했다. 

이를 놓고 포스코 CEO 자리를 정권의 전리품쯤으로 여기는 정치권의 입김을 버티지 못했다는 시선이 우세했다.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은 2018년 취임 뒤 2021년 초 연임에 성공했다. 최 회장은 2021년 포스코의 사상 최대매출 기록을 새로 썼고 창립 뒤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9조 원을 넘겼다. 

최 회장은 2022년 3월 포스코의 물적분할을 통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뒤 배터리 소재를 중심으로 신사업을 키우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민간기업 최고경영자로서 성과만 본다면 '연임 뒤 중도하차'라는 역대 포스코 회장의 잔혹사를 처음으로 끊어낼 공산이 커 보인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과 관련해 대통령직 인수위에서부터 흘러나오는 분위기를 보면 임기를 마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포스코 안팎에선 이미 일부 인사들이 다음 정부 여권인사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이고 있다는 말까지 흘러 나온다. 

KT 역시 포스코 이상으로 최고경영자 잔혹사를 겪었다. 
 
[데스크리포트 4월] 윤석열정부 기대하는 기업과 마음 졸일 기업들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

남중수, 이석채 전 회장이 중도 퇴진했고 황창규 전 회장은 임기를 채웠으나 국회의원 후원 의혹으로 검찰 수사에 내내 시달렸다. 황 전 회장은 퇴진 뒤 결국 무혐의를 받았다.  

2020년 취임한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은 성장정체에 빠진 통신에서 벗어나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 전환을 내걸고 빠르게 성과를 내고 있다.

구 사장은 성장성 높은 사업부문의 물적분할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지주사 체제 전환에도 시동을 최근 걸었다. 

구 사장은 올해 말 연임을 위한 KT CEO추천위원회의 평가를 앞두고 있는데 통신업계에선 경영 성과로 볼 때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는 시선이 많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을 둘러싼 논란을 보며 구 사장은 마음이 편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철강과 통신 분야 두 주요 기업의 경영 안정성에서 가장 큰 변수는 다음 정부에서 여당이 되는 국민의힘의 움직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그룹과 KT그룹의 사업 향방을 가늠해 보기 위해선 경제뉴스 이상으로 정치뉴스에 더 촉각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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