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4월1일 오전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대구시장 출마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박근혜 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6월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박 전 대통령이 유 변호사의 후원회장을 맡기로 하면서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태풍급 변수가 생겼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사실상 정치활동을 재개했다고 보기도 한다.
유 변호사는 1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가 다시 보수의 중심이자 1등 도시로 자부심을 되찾게 해달라는 지지와 격려가 있었기에 이 자리에 섰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유 변호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대구시장 출마에 관해 논의했으며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해줬다고 밝혔다.
그는 “박 전 대통령께도 (대구시장) 출마를 말씀드렸다”며 “박 전 대통령께서 ‘잘하고 오세요’라고 말해주셨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곧 후원회가 만들어지면 박 전 대통령이 후원회장을 맡을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이 후원회장을 맡는 것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과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양강을 형성해 다툴 것으로 전망됐던 대구시장 후보 경선 구도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커졌다.
박 전 대통령은 후원회장으로서 유 변호사 지지를 호소하는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유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 전 대통령께서 건강상 시민들을 직접 만날 수는 없다”면서도 “육성을 들을 수 있는 짧은 동영상을 통해서 시민들께 인사드릴 수는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지원으로 유 변호사가 대구시장 국민의힘 후보가 된다면 2년 뒤로 다가온 총선에서도 박 전 대통령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친박'의 부활도 가능해지게 되는 셈이다
박 전 대통령이 지난달 경북 달성군 사저에 입주하면서 “좋은 인재들이 대구의 도약을 이루고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저의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고 한다”고 말한 것도 이런 구상을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유 변호사의 후원회장을 맡는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아도 된다는 분석도 있다. 탄핵과 수감 생활 동안 헌신적으로 도와준 유 변호사의 요청을 뿌리치기 어려웠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유영하 변호사는 검사 출신 변호사로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 법률지원단장을 맡았다. 2012년 박 전 대통령의 대선캠프에서 활동했으며 2014년
박근혜 정부에서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위촉됐다.
2015년 4월 총선 당시 이른바 ‘진박 후보’로 서울 송파 을에 단수 추천됐지만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의 ‘옥새파동’으로 출마가 좌절됐다. 2016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에서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으로 나서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감옥에 있을 때 유일하게 옥중 접견을 허락한 최측근이다. 2020년 4월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유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의 옥중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