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는 당신의 모닝 커피도 뺏아간다, 홍수·폭염에 생산량 줄어

▲ 미국 시카고에 위치한 매장에 커피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커피 애호가들의 지갑이 갈수록 얇아질 것으로 보인다. 커피 원두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어서다.

이는 기후 변화 영향에 잦아진 홍수, 폭염 등 기상재난들이 잦아짐에 따라 커피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벌어지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기후 변화는 평범한 직장인들의 소소한 휴식에서부터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15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와 기후 싱크탱크 발표 등을 종합하면 기후변화 영향에 생산량이 줄어들며 커피 원두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 이코노믹스 집계에 따르면 지난2일 기준 아라비카 품종 커피 원두의 글로벌 선물가는 1파운드당 2.94달러였다. 이는 2023년 최고점이었던 2.01달러보다 46.3% 높다.

특히 지난해 2월 태평양 수온이 낮아지는 엘니뇨 현상에 따른 기후 이상에 작황이 나빠진 데다 수급이 엉키며 한 때 4달러 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세계적 커피전문 기업에서는 원가 부담이 지속해서 확대되는 양상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기반의 JDE피츠의 경우 지난해 원두 가격 급등으로 비용이 19억 유로가량(약 3조2300억 원) 증가했다.

미국에서는 원두 가격 상승과 공급망 압박으로 소매점 커피 가격 상승이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영국 커피 전문점 시장에서도 평균 커피값이 상승하며 소비자 사이에서 가격 민감도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스타벅스코리아는 높아진 원두 가격과 환율 등을 들어 지난해 1월에 판매하는 음료 22종의 가격을 모두 인상했다. 대표 메뉴인 아메리카노는 4500원에서 200원 높아진 4700원이 됐다. 폴바셋, 파스쿠찌 등 커피 전문점들도 잇달아 가격을 올렸다. 

올해 들어서는 커피빈이 지난 1월 일부 제품 가격을 올렸고 중저가 커피 체인점들도 원가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지난달부터 잇달아 가격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이렇듯 커피 가격이 높아지는 원인이 기후변화로 인한 원두 생산량 감소에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3일 세계기상특성(WWA)은 올해 2월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주에서 발생한 산사태에 기후변화가 미친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미나스제라이스주는 브라질의 아라비카 품종 커피 생산 중심지다. 브라질은 전 세계 커피 원두의 37%를 공급하고 있다.

세계기상특성 보고서에 따르면 미나스제라이스주에서 산사태를 유발한 집중호우는 기후변화의 영향이 없었다면 발생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미나스제라이스주의 2월 누적 강수량은 752mm를 기록했는데 이는 과거 최고 기록이었던 456mm의 거의 두 배 수준이었다. 대부분 산사태가 발생한 당일 전후 일주일 내에 쏟아졌다.

벤 클라크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원은 "이번 재난의 직접적 원인이 기후변화인지는 아주 명확하진 않지만 모든 징후는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이번과 같은 강렬한 폭우가 더 많아질 것임을 가리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집중호우는 산사태 외에도 커피 작물의 생장을 방해하는 등 부차적 피해도 입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나스제라이스주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발생한 홍수, 폭염 등 각종 기상재난 영향에 커피 생산량이 약 15~20%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기상 여건이 양호해지면서 올해는 생산량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됐는데 이번 호우로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세계기상특성은 홍수 사태 이후 습해진 환경 영향에 커피 작물 생장에 큰 타격을 주는 '커피 녹병'도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후변화는 당신의 모닝 커피도 뺏아간다, 홍수·폭염에 생산량 줄어

▲ 지난달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주에서 발생한 산사태 피해 현장 모습. <연합뉴스>

앞서 지난달 미국 클라이밋센트럴도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온상승이 커피 생산에 치명적 타격을 주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브라질,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커피 벨트 일대에서 30도 이상 고온 환경이 전보다 자주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 작물은 30도 이하 기후에서 잘 자란다.

클라이밋센트럴 집계 결과에 다르면 최근 5년 동안 기후변화로 커피 벨트 일대에서 30도 이상 고온 발생일은 연평균 57일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은 브라질로 70일이 늘었다. 전 세계 커피 원두의 약 17%를 공급하는 베트남도 59일이 증가해 브라질 다음으로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클라이밋센트럴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않는다면 2050년 기준 세계 커피 재배 가능 면적은 50%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레데리케 오토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기후과학 교수는 "과학은 기후변화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제는 긴급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