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와 쏘카, 풀러스 등 승차공유 서비스회사들이 택시업계를 상대로 ‘각개전투’를 벌이고 있다.

택시업계가 카카오모빌리티에 이어 쏘카와 풀러스 등을 고발하면서 모든 승차공유 플랫폼사업의 금지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들이 공동대응에 나서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정주환 이재웅 서영우, 승차공유 빗장 열기 각개전투로 고전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이사(왼쪽부터), 이재웅 쏘카 대표이사, 서영우 풀러스 대표이사.


5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 택시업계, 더불어민주당 등이 참여하고 있는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의 사회적 대타협기구가 3월 첫째 주 안에 마지막 회의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회적 대타협기구에서 카카오모빌리티로 대표되는 승차공유 서비스 사업자와 기존 택시사업자가 상생할 수 있는 타협방안이 마련되기는 현재로서 어려워 보인다.

4차례에 이르는 회의 동안 카풀 서비스에 관한 논의는 진전 없이 공회전만 거듭했고 오히려 기존산업과 신산업의 갈등이 심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택시업계는 ‘생존권 사수’를 내걸고 카카오모빌리티뿐 아니라 모든 승차공유 서비스의 시장 진입을 막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택시업계가 똘똘 뭉쳐 새로운 산업의 진입을 반대하고 있는 반면 승차공유 서비스회사들은 '각자' 대응으로 맞서고 있다.

공유경제를 통해 새로운 모빌리티시장을 열겠다는 목표는 같지만 서로가 놓여 있는 상황과 운영하는 서비스의 종류에 조금씩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큰 차이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사회적 대타협기구에 참여하고 있는 반면 쏘카와 풀러스 등은 그렇지 못하다.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이사는 카카오T 카풀 서비스를 중단하고 사회적 대타협기구에 참여하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1월3일 택시운송가맹사업자 타고솔루션즈와 업무협약을 맺고 배차 콜택시 ‘웨이고 블루’와 여성기사가 운전하는 여성 전용 택시 ‘웨이고 레이디’ 등 다양한 택시 부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이재웅 쏘카 대표이사도 최근 새로운 서비스 ‘타다 프리미엄’을 내놓고 택시 등 기존 사업자와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타다 프리미엄은 준고급형 세단을 바탕으로 한 고급택시 서비스다. 타다는 타다 프리미엄 서비스를 위해 2월25일 고급택시 자격요건을 갖춘 서울지역 개인택시 및 법인택시 사업자를 공개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재웅 대표는 2월21일 기자간담회에서 "택시와 경쟁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타다의 빠른 성장이 택시업계에 오해를 불러온 것 같고 이번 타다 프리미엄 서비스 발표로 오해를 끝내고 새로운 모빌리티 환경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택시업계의 고발에 무고와 업무방해로 맞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던 강경한 태도에서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반면 서영우 풀러스 대표이사는 택시업계의 고발에 여전히 강경대응으로 맞서고 있다.

서 대표는 플러스 서비스에 ‘플러스제로’ 요금제를 새롭게 도입한다고 2월26일 밝혔다.

풀러스제로는 거리에 따라 부과되는 요금 없이 탑승자가 운전자에게 줄 팁만 호출 전에 설정하는 방식의 요금제다. 팁은 최대 5만 원으로 정해져있고 수수료 없이 전액 운전자에게 돌아간다. 3월 한 달 동안은 운전자와 탑승자를 연결해주는 수수료도 받지 않는다.

서 대표는 “택시업계의 소모적 고발 등이 있긴 하나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며 “20~30대의 젊은 이용자층의 지지가 있는 만큼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한 혁신을 멈추지 않고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모빌리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와 쏘카, 풀러스 등 모빌리티업계가 새로운 교통 서비스시장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서로 힘을 모아 한 목소리를 낼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도 “다만 승차공유 스타트업들은 아직 시작 단계인 데다 지향점도 달라 기존산업인 택시업계에 공동으로 맞서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새로운 산업과 기존 산업이 충돌하는 건 어쩔 수 없다”며 “차량공유 서비스회사들이 사안별로 대화를 이어가고 있지만 새로운 산업과 기존 산업이 시장에서 조화롭게 공존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