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호찬 넥센타이어 사장이 2015년 11월 이장석 히어로즈 대표이사와 메인스폰서십 조인식을 하고 있다. |
강호찬 넥센타이어 사장이 프로야구 히어로즈구단과 관계를 정리했다.
강 사장은 넥센히어로즈로 성공적 스포츠 마케팅 사례를 썼다. 앞으로는 스포츠 마케팅의 성공사례를 해외에서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넥센타이어가 히어로즈와 계약을 더 이상 이어가지 않게 되면서 스포츠 마케팅의 무게 중심이 국내에서 국외로 이동할 가능성이 떠오른다.
히어로즈는 얼마 전 키움증권과 메인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9년 동안 사용한 넥센히어로즈라는 이름 대신 2019년부터 키움히어로즈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됐다.
넥센타이어와 히어로즈와 동행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넥센히어로즈는 기대 이상의 좋은 성적을 냈고 넥센타이어는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넥센히어로즈는 9시즌 가운데 5번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2014년에는 한국시리즈에 올라 준우승까지 했다. 2016년에는 창단 후 첫 흑자를 내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넥센타이어의 매출은 2009년 9662억 원에서 2017년 1조9648억 원까지 급격히 성장했다. 히어로즈 마케팅의 영향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렇기에 넥센히어로즈의 마지막이 더욱 주목을 받는다.
넥센타이어를 이끄는 강 사장은 대학 시절 스노보드 선수로 활동하는 등 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스포츠 마케팅에도 매우 적극적이다.
넥센타이어가 9년 동안 두 번이나 재계약에 성공하면서 히어로즈에 후원계약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강 사장의 의지가 컸다.
강 사장은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듬해인 2010년 2월 히어로즈와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지금까지 임기 대부분 히어로즈와 후원 계약을 이어온 셈이다.
강 사장은 2015년 두 번째 재계약 때 “이번 스폰서십 연장은 넥센을 응원하는 팬들과 여론에 보답함과 동시에 넥센히어로즈와 동반자적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졌다”며 “기업의 스포츠 마케팅이 국내 스포츠산업의 발전에 기여하는 모범사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당시 히어로즈는 일본계 금융회사인 J트러스트와 메인스폰서 계약을 추진하다 무산됐다. 그럼에도 강 사장은 변함없는 신뢰를 보여줬다.
넥센타이어와 히어로즈가 결별한 이유를 이장석 전 히어로즈 대표의 배임 횡령 사건을 계기로 둘 사이가 벌어진데서 찾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넥센타이어가 이전처럼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을 놓고 달라진 경영환경도 한몫했다는 시각도 나온다.
넥센타이어의 타이어 내수 매출은 2014년 4856억 원에서 2017년 4501억 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해외는 1조8407억 원에서 2조2200억 원으로 증가했다.
해외 매출 비중이 83.1%까지 점차 늘어나고 있는 만큼 국내보다 해외 마케팅의 중요성이 한층 커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강호찬 사장은 해외사업에 온힘을 쏟고 있다. 강 사장이 추진한 체코 자테츠 공장은 9월부터 시험 생산을 시작했다. 넥센타이어가 유럽에 설립한 첫 현지 생산공장으로 이곳을 통해 독일 등 유럽 완성차업계를 공략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강 사장은 9월 독일 켈크하임의 유럽 연구개발(R&D)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몸집을 키운 유럽 R&D센터와 시험 가동에 들어간 체코 공장을 기반으로 유럽 시장 내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고려할 때 강 사장이 스포츠 마케팅의 초점을 국내보다 해외로 옮겨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넥센타이어 영업이익은 2016년 2480억에서 2017년 1854억 원. 2018년 상반기는 781억 원까지 감소 추세에 있다. 국내와 해외 양쪽 모두에서 대규모 스포츠 마케팅을 이어가기 쉽지 않은 상황으로 파악된다.
이미 강 사장은 몇 년 동안 유럽에서 스포츠 마케팅을 크게 확대해 왔다.
강 사장은 2015년부터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시티FC(맨시티)를 공식 후원하고 있다. 2017년에는 프리미어리그 최초로 3년 동안 유니폼 소매에 넥센타이어 로고를 노출하는 슬리브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또 전략거점 지역인 체코에서 아이스하키팀 BK믈라다를 2014년부터 후원하고 있으며 올해 9월 후원계약을 두 시즌 더 연장하기로 했다. 연구개발센터가 위치한 독일에서 분데스리가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도 2012년부터 공식 후원하고 있다.
강 사장은 2015년 맨시티와 파트너 조인식을 한 뒤 “유럽에서 브랜드 가치를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장기적 목표 달성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스포츠 마케팅의 기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해외는 해외대로 강화하면서 국내도 모터스포츠 대회 진행 등 스포츠 마케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