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화학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덕분에 주력 제품인 폴리프로필렌(PP)의 중국 수출을 늘릴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중국 정부가 23일부터 미국산 화학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데 따라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크다.
 
효성화학, 미국과 중국 무역분쟁으로 중국수출 늘릴 기회 잡아

▲ 박준형 효성화학 대표이사.


중국은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면서 7일과 8일 서로 한 차례씩 관세폭탄을 주고받았다. 두 나라는 서로 16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

중국 정부가 이번에 밝힌 관세 부과 품목에는 석유화학제품이 포함됐다.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등 기초유분과 고밀도폴리에틸렌(HDPE), 폴리프로필렌 등 폴리머 제품이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발표한 관세 부과 대상에 다수의 폴리머 제품이 포함된 것을 주목해야 한다”며 “미국 화학회사들은 중국 수출을 목표로 폴리머 600만 톤을 생산하는 설비를 새로 가동할 예정이었는데 이번 관세 부과로 중국 수출이 제한되게 됐다”고 말했다.

화학제품은 가격 경쟁력이 판매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고율의 관세 부과는 사실상 수입을 막는 효과를 낸다.

효성화학은 폴리프로필렌과 프로판가스가 중국 정부의 관세 부과 대상이 되면서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폴리프로필렌은 효성화학의 실적을 대부분 책임지는 주력 제품이기 때문이다.

효성화학은 국내 화학사 가운데 프로판 탈수소화 공정(PDH)을 통해 폴리프로필렌을 만드는 대표적 회사다. 프로판 탈수소화 공정은 프로판가스를 원재료로 사용한다.

국내 다른 화학사는 대부분 나프타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나프타 분해설비(NCC)를 이용해 폴리프로필렌을 만든다.

중국으로 수출되는 미국산 프로판가스와 폴리프로필렌에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면서 중국 내 폴리프로필렌의 공급이 부족해지고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먼저 중국 내 프로판 탈수소화 공정설비가 원재료 부족으로 가동률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미국산 프로판가스 수입량은 337만 톤으로 의존도는 전체 소비량의 25%다.

이희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일부 프로판 탈수소화 공정설비의 가동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른 폴리프로필렌의 공급 부족은 가격 강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전체 롤리프로필렌 수요 가운데 3.3%를 미국산으로 충당하고 있는데 현재 중국 내 폴리프로필렌의 가격은 미국산 화학제품에 관세가 부과되기 전인데도 공급 부족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산 8월 첫째 주를 기준으로 중국 내 폴리프로필렌 가격은 톤당 9700위안으로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

효성 관계자는 “효성화학 제품의 중국 수출 비중은 상당히 높다”며 “이번 중국 정부가 미국산 화학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효성화학이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