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왼쪽)과 정병모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대의원 선거에서 강성 현장조직이 대거 대의원에 당선됐다.
권오갑 사장은 노조와 임금협상을 타결하지 못하고 해를 넘겼는데 노조와 협상에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현대중공업 노조에 따르면 21일 실시한 대의원 선거 1차 투표에서 대의원 158명을 새로 뽑았다. 나머지 대의원은 오는 23일 결선투표를 통해 선출하기로 했다.
이번 대의원 선거에서 강경파 현장조직의 조합원들이 100명 넘게 뽑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생산직 조합원들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았으며 정병모 노조위원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대의원은 온건 조합원들이 다수를 이뤘는데 이번 선거에서 대거 탈락했다. 이번에 온건 성향의 조합원은 40명 정도 뽑혔는데 주로 설계나 지원 등 비생산사업부의 지지를 받았다.
최근 현대중공업이 연봉제 시행, 사무직 대상 희망퇴직 실시, 해양사업본부과 플랜트사업본부의 통합 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신변에 불안을 느낀 조합원들이 강경 성향의 대의원들에게 표를 몰아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의원 선거에서 강성 성향의 조합원들이 승리를 거두면서 정병모 위원장은 앞으로 회사와 임금협상에서 더욱 강경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권오갑 사장은 하루 빨리 노조와 임금협상을 타결하고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야 하는 데 노조와 관계를 풀기가 더 어려워진 셈이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 마지막 날 임금협상에 잠정합의했으나 노조원 찬반투표에서 압도적으로 부결된 뒤 아직 협상날짜도 잡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대의원 선거가 마무리된 만큼 다시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오는 23일 대의원 선거가 끝나면 임금협상을 재개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정병모 위원장 등 노조 집행부는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뒤 노조원들을 상대로 새로운 임금협상안에 대한 의견을 듣는데 집중해 왔다.
현대중공업 임금협상에서 최대쟁점은 기본급 인상이다. 회사는 4만7천 원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13만 원 가량을 요구하고 있어 의견차이가 매우 크다.
지난번 잠정합의안에 대해서도 노조원들은 회사의 기본급 인상안을 받아들인 데 대해 불만을 제기해 부결시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