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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은 지난 1월 강원도지사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강원랜드 사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이 돌연 사퇴한 뒤 강원지사 출마를 선언한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감사원이 방만경영을 문제삼고 있던 터라 도피성 출마선언이라는 빈축도 사고 있다. 김성원 부사장이 사장직무대행을 맡아 강원랜드를 이끌고 있지만, 김 부사장도 방만경영 탓으로 해임압박을 받고 있어 강원랜드의 경영안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강원랜드는 오는 21일 감사원이 요구한 이사해임안 의결하기 위해 이사회를 연다. 이번 이사회에서 강원랜드 대주주 광해관리공단의 요청에 따라 김성원 부사장과 사외이사 3명에 대한 해임안과 함께 임시주주총회 소집이 논의된다.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이 지난 1월 강원지사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 돌연 사퇴하면서 김 부사장이 사장직무대행으로 강원랜드를 이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 부사장마저 물러나게 된다면 워터월드 조성사업, 탄광문화체험촌 등 주요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 강원랜드에 경영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은 지난해 11월부터 한 달 동안 강원랜드 등 주요 공공기관을 상대로 수익금 집행과 관리실태를 조사했다. 감사 결과 김성원 부사장과 사외이사들이 성실 경영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이들의 해임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요구했다.
또 감사원은 2012년 7월 강원랜드 이사회에서 ‘오투리조트 경영자금 150억 원 기부안’을 찬성하거나 기권한 당시 이사진 9명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와 해임도 산자부에 요구했다. 오투리조트는 2012년 기준 부채비율이 2042%에 육박하고 임금도 체불된 상태였다. 강원랜드 이사진이 회생 불가능한 오투리조트에 150억 원을 무상투자하기로 결정하면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게 감사원의 지적이었다.
감사원의 이런 조사결과에 따라 산자부는 지난 17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당시 이사진에게 민사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진현 산업부 제2차관은 기자간담회에서 “강원랜드 대주주인 한국광해관리공단에 이 같은 산업부의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오는 28일쯤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강원랜드 새 이사회가 구성되는 대로 구체적 소송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최흥집 전 사장과 전현직 이사진은 배임 혐의에 대해 적극 해명을 했다.
최 전 사장은 지난 13일 강원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투리조트 지원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그는 “당시 직원 150명 정도가 7개월째 임금체불 상태였고 그 중에는 자살한 사람도 있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고 지원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또 “자금 지원에 대해 당시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많은 논의가 있었고, 이 과정에서 여야 정치권 모두 오투리조트 회생의 시급함을 공감했다”며 “당시 사장으로서 지역현안 해결과 경제회생을 위해 적절한 방안을 찾는 것이 마땅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강원랜드 전현직 이사진도 같은 날 강원랜드에서 열린 긴급대책회의에서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들은 오투리조트 경영자금 150억 원 기부안에 대해 정당성을 강조하고 산자부를 대상으로 배임혐의에 대해 적극 해명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사장을 대신해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김 부사장은 21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해임안이 가결되더라도 신임 대표이사가 선임되기 전까지 부사장직을 유지하면서 직무대행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폐광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강원랜드의 역할을 시한부 CEO가 제대로 담당할 지는 미지수다.
강원랜드 이사회는 지난 2월 최 전 사장이 물러남에 따라 신임사장을 선임하기 위해 상임이사추천위원회를 구성하기로 의결했다. 상임이사추천위원회는 후보자 심사를 거쳐 3월 말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차기 사장 선임안을 확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신임 사장 선임은 일러야 5월 말에나 이루어질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사회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